7~9월 분양, 수도권이 아닌 칠곡·원주·천안·음성·광양 등 지방 중소도시에 2만8000가구 몰린 까닭은
[뉴스투데이=김종효 기자] 올해 3분기(7∼9월) 사이에 지방 중소도시에서 2만8000여 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수도권과 지방광역시는 최근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는 지방 중소도시가 대부분 비규제지역으로로 반사효과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 올해 3분기 분양물량 2만8030가구…최근 5년간 최대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7~9월 사이 수도권,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 중소도시에 예정된 분양 물량은 2만8030가구다. 3분기 기준으로 지난 2018년 1만1993가구, 2019년 9453가구에 이어 지난해 2만7919가구였던 것을 감안하면 같은 분기 기준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물량이다.
올해 분양물량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충남이 8785가구로 가장 많고 △경북 4072가구 △충북 3864가구 △전남 3159가구 △경남 3016가구 △전북 2443가구 △강원 2188가구 △제주 503가구 순이다. 세종에는 분양 소식이 없다.
이와 관련해 3분기 지방 중소도시 내 공급이 가시화 된 곳에도 수요자 관심이 모아지는 모습이다.
경북 칠곡의 신주거타운으로 조성 중인 금산지구에는 ‘칠곡 왜관 월드메르디앙 웰리지’가 지구 첫 분양 단지로 7월 공급된다. 전용면적 84·150㎡(약 25·45평) 총 352가구 규모다. 단지 바로 앞에는 약 1만명이 근무하는 왜관일반산업단지가 자리잡고 있어 직장과 집 거리가 가까운 이른바 '직주근접'이 두드러지고 올해 말 완공 예정인 달오~금산 도시계획도로도 가깝다.
강원 원주에는 DL이앤씨가 7월 ‘e편한세상 원주 프리모원’을 선보인다. 전용면적 59~102㎡(약 18~31평) 총 572가구다. 원주 대표 주거지인 무실동·반곡동과 가까워 핵심 인프라를 쉽게 이용할 수 있고 오성산, 옥녀봉 등 풍부한 녹지환경도 갖췄다.
충남 천안 서북구에는 롯데건설이 ‘천안 롯데캐슬 더 두정’을 7월 분양한다. 전용면적 59~119㎡(약 18~36평) 584가구 규모다. 지하철 1호선 두정역이 인근에 위치해 우수한 교통환경을 갖췄으며, 신세계백화점, 먹자골목 등 터미널상권을 이용하기 좋다.
충북 음성에는 8월 GS건설이 ‘음성자이 센트럴시티’를 공급할 예정이다. 전용면적 59~116㎡(약 18~35평) 총 1505가구 대단지 규모다. 인근에 펑택제천간 고속도로 음성 IC가 있어 인접 지역 접근성이 좋다.
전남 광양에도 분양 소식이 있다. 7월에는 대우건설이 ‘광양 용강지구 공동주택(가칭)’ 992가구를 선보일 예정이며 8월에는 포스코건설이 ‘더샵 광양 라크포엠’ 920가구 공급 계획을 잡고 있다.
■ ‘비규제지역 프리미엄’ 톡톡…청약 열기도 후끈
이처럼 3분기 분양이 수도권과 광역시를 떠나 중소도시에 몰리는 이유는 무엇보다 규제 정도의 차이를 들 수 있다.
현재 지방 중소도시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비규제지역이다. 규제지역과는 달리 만 19세 이상에 청약 통장 가입 기간이 6개월 이상이면 세대원 및 유주택자도 1순위 청약 자격이 주어진다. 기존 주택 당첨 이력과 관계없이 청약도 가능하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최대 70%까지 적용돼 자금 부담도 적다. 분양권 전매도 수도권과는 달리 지방 비규제 지역은 계약 후 곧바로 가능하다.
지방 중소도시는 최근 투자 대안처로 떠오르면서 청약 열기도 뜨겁다. 지난 6월 초 기준 청약홈에서 올해 분양한 단지를 분석한 결과 지방 중소도시에서 1순위 청약 마감을 한 곳은 61곳 중 33곳으로 1순위 청약 마감률은 54%에 달한다. 이는 지방광역시 1순위 청약 마감률 36.4%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청약 경쟁률에서도 ‘포항자이디오션’이 124.0대 1, ‘엘리프 세종 6-3M4’가 164.0대 1을 기록하는 등 세 자릿수 치열한 경쟁을 보이기도 했다.
가격 오름세도 두드러진다.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0.23%가 하락하고 지방광역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0.38% 하락한 것에 비해 기타지방 8개도 아파트 매매 가격은 0.79% 올랐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 관계자는 “전반적인 시장 조정기에도 불구하고 지방 중소도시는 수도권, 지방광역시보다 청약 및 대출에서 부담이 적어 내집마련 실수요자는 물론 외지인 투자자들까지 몰리며 훈풍이 불고 있다”며 “다만 비규제 프리미엄을 누리더라도 입지나 개발호재 등 미래가치를 꼼꼼히 따지는 옥석가리기가 필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