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코스피 상장예비심사 탈락… FI “안 될 것 알면서 무리수”
[뉴스투데이=한현주 기자] 교보생명이 유가증권시장 입성에 실패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공시위원회는 교보생명에 대한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진행한 결과 미승인 결정을 내렸다. 교보생명이 지난해 12월21일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한 지 6개월여 만이다.
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상장예비심사에서 탈락한 원인을 재무적투자자들과 분쟁으로 꼽는다.
신창재 회장과 재무적투자자인 어피니티컨소시엄 등이 풋옵션(주식을 특정 권리에 팔 권리) 이행 의무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만큼 거래소가 '경영 안정성' 에서 상장 적격성을 인정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교보생명은 꾸준히 기업공개(IPO)를 시도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교보생명은 2015년 IPO를 추진하다 시장침체 등 이유로 무산됐다. 2018년 하반기 IPO 추진을 공식화했지만,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어피니티 등 대주주 간 발생한 국제 중재가 장기간 지속됐고 기업공개도 답보 상태에 머물러 왔다.
교보생명은 전날 "거래소로부터 상장공시위원회가 진행될 것이란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3분의2가 넘는 주주가 조속한 상장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상장 적기라는 게 교보생명의 판단이다.
그러나 어피니티는 미승인 결과가 나온 직후 입장문을 내고 “시장의 예측대로 교보생명이 상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대주주 개인의 분쟁에서 유리하게 활용하기 위해 무리하게 IPO를 추진했다는 의혹을 떨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어피니티는 “신 회장의 위법하고 부당한 다툼으로 인해 장기간 분쟁이 발생했다”며 “분쟁 해결과 성공적인 IPO를 위해 신 회장은 지금이라도 성실한 의무 이행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상장 실패는 사필귀정이었다”며 “교보생명은 진정으로 대주주 개인의 이익이 아닌 회사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교보생명은 “미승인 판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상장 불발의 책임은 어피니티의 방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교보생명은 미승인 공시 이후 낸 입장자료를 통해 “어피니티는 처음부터 IPO를 원하지 않았고, IPO를 통한 자금 회수는 그들의 과욕을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어피니티의 계속된 ‘몽니’는 결국 상장 예비심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고 회사와 주주,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입혔다”며 “모든 책임은 어피니티 측에 있으며 더 큰 부메랑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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