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떠나는 개미③끝] 끝모를 하락에 서학개미도 주식 대거 정리 모드
외화증권 보관금액과 결제금액 올들어 동반하락, 테슬라 애플 엔비디아 대거 사들인 서학개미들 올 상반기 수익률 46% 손실 본 것으로 집계돼
미국의 공격적 금리인상과 맞물린 달러화 초강세로 주식시장이 주가급락으로 신음하는 가운데 증시를 떠나는 개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주가는 하락하는데,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10%에 육박하자 개인투자자들은 이자부담에 못 이겨 주식을 서둘러 팔고 있다. 더욱이 주가하락을 틈타 공매도까지 기승을 부리자 개인들은 금융당국에 코로나19 초창기에 단행했던 공매도 한시적 금지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금융당국은 공매도 금지조치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은 거래대금이 올초와 비교해 거의 반토막이 났고 주식시장이 활황이던 작년 1월과 비교하면 80% 이상 감소했다. 개인들이 떠나는 위기의 증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주식시장 외면은 비단 국내증시뿐이 아니다. 해외증시에 많은 돈을 투자했던 서학개미들도 계속되는 주가하락에 짐을 싸고 있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상반기 외환증권 보관금액은 835억3000만달러로, 1000억달러가 넘었던 작년말과 비교하면 약 17% 가량이 줄었다.
보관금액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결제금액도 올 상반기 2079억6000만달러로 작년 하반기 2295억1000만달러 대비 9.4% 감소했다. 국내투자자들의 외화증권 보관금액과 결제금액이 동시에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상반기 이후 처음이다.
특히 외화증권 결제금액은 지난해 상반기 2612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 작년말부터 개인들이 해외증시를 서서히 외면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관금액 기준으로 서학개미들이 가장 선호하는 종목은 여전히 테슬라가 1위를 차지했고 애플과 엔비디아가 2, 3위를 기록했다.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였던 테슬라는 올들어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지난 15일 종가 기준 721.64달러로 연초 대비 39.85% 하락했다. 애플은 같은 기간 17.5% 하락했고 엔비디아는 무려 47.8% 떨어졌다. 애플의 하락률이 상대적으로 작았지만 엔비디아와 테슬라의 하락률이 커지면서 서학개미들의 잔고는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서학개미들은 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 46%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등락률이 크게 높아진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한 서학개미들의 성적표는 마이너스 80%에 달할 정도로 처참했다.
서학개미들의 투자처를 보면 미국증시 쏠림이 여전했다. 전체 외화주식 보관규모의 84.7%가 미국증시였고 결제금액 기준으로도 81%가 미국증시에 집중됐다.
나스닥지수는 올들어 28.2%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0.1% 떨어졌다. 다우지수가 15.2% 하락에 그쳐 그나마 나스닥과 S&P500 지수에 비해 선방했다.
뉴욕증시는 오는 26~27일(현지시간) 열릴 예정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회의가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6월 미국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을 뛰어넘는 상승률을 보임에 따라 일각에서는 연준이 한꺼번에 금리를 1.0%포인트 올리는 점보스텝을 단행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많은 시장전문가들이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점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미 물가상승률의 충격을 흡수한 상황에서 연준이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그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버티기에 들어간 서학개미들은 더 이상의 시장발작이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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