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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OTT 진검승부…몸집 키운 ‘티빙’ vs. 도망가는 ‘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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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연 기자
입력 : 2022.07.22 05:00 ㅣ 수정 : 2022.07.24 23:52

CJ 티빙·KT 시즌 합병 신청…통합법인 출범하면 이용자 2위 등극
현재 1위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비중 확대
통합 티빙 시너지 효과 기대…관건은 시즌 이용자 유입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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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OTT 1위 자리를 두고 티빙과 웨이브의 진검승부가 벌어질 전망이다. (사진=픽사베이, 티빙·시즌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투데이=이화연 기자]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티빙과  웨이브가 '토종 1위'를 놓고 치열한 진검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CJ ENM 계열 OTT업체 티빙과 KT 계열사 시즌이 오는 12월 합병을 앞두고 있다.  티빙 통합법인이 출범하면 지상파 3사 콘텐츠를 앞세워 토종 OTT 1위를 달리던 웨이브를 제치고 '토종 1위'에 등극한다.

 

물론 통합 티빙은 국내에서 1118만명의 압도적 이용자를 가진 미국 OTT 넷플릭스에는 대적하지 못한다.  그러나 K-OTT(국내 OTT)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의미있는 합병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티빙에 맞서 웨이브도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웨이브는 최근 오리지널(자체 제작) 콘텐츠 제작과 익스클루시브(독점 제공) 콘텐츠 공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통합 티빙과 웨이브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 통합 티빙, 공정위 심사 통과하면 국내 이용자 2위 서비스 등극

 

티빙과 KT스튜디오지니는 지난 14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OTT 통합 안건을 의결했다.

 

티빙은 지난 2020년 CJ ENM에서 신설법인으로 분사했다. 현재 CJ ENM가 보유한 티빙 지분은 약 57%다. 시즌은 KT그룹 미디어·콘텐츠 사업 컨트롤타워(총괄 사령부) KT스튜디오지니가 지분을 100% 가지고 있다.

 

두 회사는 티빙이 시즌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통합된다. 합병 예정 기일은 오는 12월 1일이다. KT스튜디오지니는 합병법인 지분을 취득해 CJ ENM와 JTBC에 이어 3대 주주 지위를 거머쥘 예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티빙이 신청한 기업결합신고 내용을 심사해 합병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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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성 CJ ENM 대표(왼쪽)와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이 지난 3월 업무협약 체결식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촬영한 모습 (사진=KT)

 

콘텐츠 업계는 티빙과 시즌 합병이 두 회사 ‘미디어 동맹’의 백미가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CJ ENM은 올해 3월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을 투자해 콘텐츠 공동제작, 양사 케이블 채널을 통한 편성 확대 등 전방위적 협업을 다짐했다.

 

통합 티빙이 계획대로 오는 12월 출범하면 웨이브를 누르고 토종 OTT 중 가장 많은 시청자를 확보한 서비스로 도약한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6월 티빙 월간 모바일 활성 이용자(MAU)는 약 402만명, 시즌은 157만명이다.  두 회사 양사 이용자 수를 합치면 약 569만명으로 424명인 웨이브를 가볍게 제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오리지널 예능 ‘SNL코리아’, 오리지널 드라마 ‘안나’ 등을 앞세워 3위(373만명)까지 치고 올라온 쿠팡도 따돌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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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스튜디오 산하 ENA에서 방영 중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스틸컷

 

■ 'CJ 제작능력+KT 이동통신 시너지'…‘통합 티빙’ 더 막강해진다

 

통합 티빙은 CJ ENM의 콘텐츠 제작역량과 KT의 이동통신 가입자 충성도를 더해 보다 강한 서비스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실제로 현재 토종 OTT 1위 웨이브는 SK텔레콤과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웨이브는 지난 2019년 지상파 3사 연합 ‘푹(pooq)’과 SK텔레콤 계열 ‘옥수수’ 합병으로 탄생한 회사다.

 

현재 웨이브 최대주주는 지분 36.4%를 보유한 SK스퀘어(SK그룹 투자전문회사)다. 현재 SK텔레콤이 판매하는 이동통신 단말에 웨이브 앱이 기본 탑재되고 있다. 웨이브는 SK텔레콤의 구독 서비스 ’T우주’ 가입 때 선택할 수 있는 옵션에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티빙도 KT 이동통신 단말에 기본 탑재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합병으로 티빙은 가입자가 기존 230만명에서 330만명으로 증가하고 내년부터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설 것”이라며 “KT는 이미 티빙이 부가서비스로 포함된 5G 요금제를 출시했고 향후 KT 스마트폰에 티빙이 기본 제공되는 협업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KT스튜디오지니의 자신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KT그룹은 지난 4월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가 보유한 케이블 채널 이름을 ‘ENA’ 브랜드로 통합하고 글로벌 톱10 채널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실상 신생 채널이나 다름 없지만 ENA는 불과 두달 여 만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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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제를 모은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

 

■ 웨이브, 콘텐츠 투자 확대로 맞불…관건은 시즌 가입자 흡수에 달려 

 

이에 질세라 웨이브도 최근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투자 비중을 늘리며 '토종 1위' 사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지금까지 웨이브 강점은 인기 아이돌과 함께 해온 한류 콘텐츠였다. 특히 엑소, 레드벨벳, NCT드림, 슈퍼엠 등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인기 그룹의 솔직담백한 모습을 담은 예능 프로그램을 독점 제공해 입소문을 탔다.

 

최근에는 오리지널 드라마로도 주목 받고 있다. 웨이브는 지난해 말 공개한 오리지널 드라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로 호평을 받았다.  이 드라마는 지난 19일 열린 국내 첫 OTT 콘텐츠 시상식 ‘청룡시리즈어워즈’ 작품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남우조연상 수상자도 배출했다.

 

또한 웨이브는 최근 편견 없는 사랑을 소재로 한 오리지널 예능 ‘메리퀴어’와 ‘남의 연애’를 공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두 프로그램은 공개 직후 웨이브 인기 1, 2위에 올랐다.  특히 ‘남의 연애’는 드라마 ‘왜 오수재인가’보다 더 많은 유료 가입자를 이끄는 효과를 냈다. 

 

이에 따라 업계는 티빙과 웨이브이 모두 우수한 지식재산권(IP) 확보와 자체 제작 콘텐츠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와 함께 티빙은 기존 시즌 가입자를 자사에 유입시키기 위한 노력도 펼칠 태세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유료방송 시장이라면 통합할 때 이용자 수를 단순 합산할 수 있지만 OTT는 각 업체별로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며 “티빙의 순위 반등은 기존 시즌 이용자를 얼마나 유입시키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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