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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센터 에어컨 논쟁’ 쿠팡 “황당 주장” vs. 노조 “모형 에어컨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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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수 기자
입력 : 2022.07.21 16:21 ㅣ 수정 : 2022.07.23 02:09

“물류센터는 뻥뚫린 공간, 층마다 냉방시설 이미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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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형물류센터 전경.

 

[뉴스투데이=장원수 기자]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로비를 한 달여간 무단 점거한 채 농성을 이어온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이하 쿠팡 노조)는 지난 20일 뜬금없이 에어컨 모형을 끌고 도보행진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쿠팡 노조는 본사에서 경기도 화성시 동탄 쿠팡 물류센터까지 행진 집회를 시작해 23일 물류센터에 도착해 직접 에어컨을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의 주장은 일부 물류센터의 근로 환경이 열악해 노동자가 온열질환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으니, 본사에서 에어컨을 설치해달라는 것이다. 쿠팡 노조는 “본사가 냉방기기 설치에 답하지 않아 직접 에어컨을 설치하러 간다”고 밝혔다.

 

쿠팡 본사 측은 노조의 주장에 대해 반박에 나섰다. 쿠팡은 “층마다 에어컨이 설치된 휴게실을 운영 중이며, 대형 천장형 실링팬, 에어 서큘레이터 등 물류센터별 맞춤형 냉방 장치 수천대가 가동 중인데도 노조는 냉방장치가 없다는 황당한 주장을 펼친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얼린 생수와 아이스크림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고 물류센터 곳곳에도 정수기를 수천 대 배치해 폭염 대책을 시행 중”이라고 부연했다.

 

업계에서는 쿠팡 노조가 배달하겠다는 에어컨은 동탄 물류센터 층마다 마련된 휴게실에 천장형 에어컨 등이 이미 설치되어 있음에도 모형 에어컨을 배달하겠다는 것은 정치적 의도말고는 해석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계에서도 물류센터는 제철소 등과 다르기 때문에 작업장 현실에 맞는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서울과학기술대 정진우 안전공학과 교수는 “국내 대형 물류센터의 경우 대형 화물차가 수시로 오고갈 수 있는 개방형 구조이기 때문에 에어컨 설치가 구조적으로 어렵다”며 “관련 법에서도 제철소 등 고열 작업 등이 실내에서 이뤄질 경우에만 냉난방 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을 뿐 물류센터 등 냉난방 설치가 어려운 곳은 별도 조치가 이뤄질 경우 설치를 의무화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법에서 정한 작업장 외에는 각 현장에 맞는 현실적인 혹서기 대책을 운영하라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대형 물류센터에는 안전과 효율성을 위해 대형 화물차 높이에 맟춰 5~6m의 도크(Dock·하역장)가 설치돼 있다. 수시로 대형 화물차가 오고가며 제품의 입출고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에어컨을 설치해도 냉방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이런 구조적 문제 때문에 가정용 벽결이 선풍기에서 대형 천장형 실링팬, 스탠드형 대형 선풍기 등으로 냉방 장치가 진화하고 있다.

 

한 냉방장비 업체 관계자는 “물류센터의 냉방장치는 에어컨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같은 자리에서 일하는 공정은 고정형 선풍기, 이동하여 일하는 공정의 경우 이동형 에어써큘레이터 등 공정에 맞는 냉방 장치를 설치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30년 업력의 한 전기업체 관계자는 “여러 물류센터와 작업을 해왔지만 냉방장치를 매년 늘리는 물류센터는 쿠팡밖에 없다”며 “쿠팡처럼 꾸준히 냉방장치 설치에 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 물류센터들은 가정용 선풍기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선풍기 외에도 환기를 위한 에어 써큘레이터 시공 등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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