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러몬도 상무장관, 삼성전자 초대형 투자의 '고용창출 효과' 강조하며 미 의회의 '반도체 지원법' 처리 압박
러몬도의 메시지를 해석해보니 두 가지 의미 담겨
"삼성전자의 262조원 투자 받아내려면 반도체 지원법 통과시켜야"
"애플이 역로비 했지만, 반도체 지원법 통과되면 삼성전자의 대미투자도 혜택 받는다"
[뉴스투데이=박희중 기자]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이 21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262조원 규모의 초대형 투자가 가져올 '일자리 창출'효과를 강조하면서 미 상하 양원의 '520억 달러(약 68조원)를 지원하는 '반도체 산업 육성법안' 처리를 압박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한국경제 입장에서 두 가지 의미를 갖는 것으로 풀이된다. 첫째, 새롭게 드러난 삼성전자의 초대형 투자를 명분으로 삼아 미국내 반도체 공장 신설 등에 투자하는 기업에 520억 달러(약 68조원)의 보조금 등을 지원하는 '반도체 산업 육성법안' 처리를 미 의회에 압박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법안의 7월 중 미 의회 통과가 유력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둘째, 삼성전자가 반도체 산업 육성법안에 제공한 보조금의 혜택을 받는다는 점이 확실해졌다는 점이다. 그동안 인텔은 반도체 산업 육성법안이 통과되도 삼성전자나 TSMC와 같은 외국기업의 미국내 투자에 대해서는 지원금을 주지 말자는 로비를 해왔다. 인텔의 로비가 먹혀들지 않았음을 러몬도 상무부 장관이 직접 거론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러몬도 장관은 미 상무부 홈페이지에 게재한 성명을 통해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에 2000억 달러(약 262조원)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신설한다는 계획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의 투자는 미국 내 반도체 제조산업을 변혁하는 동시에 수천 개의 고임금 일자리를 만들고 우리에게 21세기 전 세계의 혁신을 선도할 능력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내 일자리를 위한 대규모 투자는 미 의회가 반도체산업 육성법안을 통과시킬 능력을 갖췄느냐에 달렸다는 점을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다시 한번 분명히 밝혔다"면서 반도체 산업 육성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미 의회에 촉구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향후 20년에 걸쳐 거의 2천억달러의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 11곳을 신설하는 중장기 계획을 추진한다는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삼성전자의 이러한 초대형 투자 계획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텍사스주 감사관실이 투자 계획과 관련해 삼성이 제출한 세제혜택신청서를 공개하면서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신청서를 통해 텍사스주 오스틴에 2곳, 테일러에 9곳의 반도체 생산공장을 새로 짓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텍사스주 오스틴 지역 매체들이 21일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오스틴에 반도체 공장 2곳을 운영 중이며, 테일러에도 170억달러를 들여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이러한 소식은 미국 상원이 반도체 산업에 520억 달러(약 68조원)를 지원하는 반도체 산업 육성법안 처리 논의에 들어간 가운데 나왔다.
미 상원은 이달 19일 밤 진행된 표결에서 64대 34표로 반도체 산업 육성법안 관련 토론을 진행하기로 했다.
해당 법안에는 미국 내에 반도체 제조공장을 짓는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과 투자 관련 세제 혜택 등 내용이 담겨 미국 인텔과 대만 TSMC, 삼성전자 등이 수혜기업이 될 것이란 전망을 낳았다.
다만, 이 법안에는 미국 정부 지원금을 받을 경우 이후 10년간 중국이나 '우려 국가'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대할 수 없다는 내용이 함께 포함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러몬도 장관은 "반도체 산업 자금지원을 위한 (논의를 개시한다는) 미 상원의 초당적 투표는 올바른 방향이자 중요한 한걸음이었다"면서 "우리는 내주 최종적으로 이를 통과시키기 위해 계속 진전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