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한화임팩트·두산에너빌리티·SK가스, 40조원대 '수소혼소' 시장놓고 3파전

남지완 기자 입력 : 2022.08.08 02:00 ㅣ 수정 : 2022.08.08 02:00

수소혼소 기술로 '탈탄소 시대' 이끌어
한화임팩트, 해외로부터 원천기술 확보해 심화 연구개발 추진
두산에너빌리티, 국산 가스터빈 연구해 수소가스터빈 개발할 계획
SK가스, 울산광역시 수소복합단지 건설해 수소 공급 시스템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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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희철 한화임팩트 대표,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대표, 윤병석 SK가스 대표. [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차세대 먹거리인 40조원대 수소혼소 시장 잡아라'

 

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임팩트,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 SK가스 등 국내 발전업계를 이끄는 기업들이 수소혼소 발전 개발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수소혼소 발전은 가스터빈에 수소와 액화천연가스(LNG)를 함께 태워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 방식을 뜻한다. 수소혼소 발전은 기존 LNG 발전소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친환경 발전 방식이라는 이점 때문에 수소혼소 발전은 그동안 한화임팩트와 두산에너빌리티의 2파전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최근 SK그룹 계열사 SK가스도 두산에너빌리티 사업을 일부 지원하는 형태로 관련 사업에 뛰어들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 '일석이조' 수소혼소 기술 확보에 전 세계 주목

 

여러 친환경 발전 방식 가운데 수소혼소 발전 방식은 탄소 감축을 현실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 수소혼소 발전에 주목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의 86%가 에너지 부문에서 발생한다.  이에 따라 수소혼소 발전 방식을 보다 심화 개발하면 기존에 사용해온 LNG 연료 사용을 줄일 수 있다. 이는 LNG발전소를 추가 건설하지 않고 친환경 에너지원(源)을 확보할 수 있어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일본 야노경제연구소 분석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수소 혼소 발전 시장은 2030년 40조원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수소혼소 발전 방식이 수소를 연료로 100% 사용해 터빈을 돌리면 탄소배출이 없는 완전한 친환경 에너지를 획득할 수 있다는 장점에 따른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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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혼소율에 따른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 [사진=한화그룹]

 

LNG만으로 가스터빈을 돌렸을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00이라고 봤을 때 수소 혼소율을 35%까지 높이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4% 감소한다. 또 수소혼소율을 70%까지 높이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0% 이상 줄일 수 있다. 100% 수소만으로 발전하면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무탄소 발전이 가능하다.

 

수소혼소 발전은 기존 발전 설비를 활용하기 때문에 기존에 운용해온 화력발전소 폐쇄도 막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송배전선로 등 기존 전력 인프라를 활용해 전력 계통 운영의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에너지 전환기’에 있어 수소혼소 발전은 사회적·경제적 충격을 완화하면서 탈탄소를 이행할 수 있는 효과적인 솔루션인 셈이다.

 

■ 한화임팩트, 수소혼소 원천기술 보유한 기업 인수해 관련기술 개발 박차

 

한화그룹 계열사 한화임팩트는 지난 2021년 네덜란드 토마센 에너지(Thomassen Energy)와 미국 PSM 지분 100%를 인수해 수소혼소 발전 관련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수소혼소 발전의 원천기술을 확보한 것은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이어서 업계 시선이 모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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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임팩트의 수소혼소 발전 기술력 [사진=한화그룹]

 

한화임팩트는 수소혼소 기술력을 보다 업그레이드해 △질소산화물 처리 기술 △화염 제어 기술 △연료다변화 기술 등을 확보했다.

 

한화임팩트는 ‘공기와 연료 배합 최적화를 통한 질소산화물 및 탄소 배출을 저감 기술이 적용된 연소기’ LEC-Ⅲ와 ‘연소조건을 제어해 저공해 연소 및 성능을 최적화하는 시스템’ 오토튠(AutoTune)을 활용해 수소혼소율을 30%까지 높이고 질소산화물 발생을 9ppm 이하로 줄일 수 있다. 이는 엄격하다고 알려진 유럽 대기 환경 배출기준(20ppm 이하)과 비교해 절반에도 못미치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또한 한화임팩트는 공기역학적 유동을 통한 화염 제어 기술을 통해 손상과 폭발의 위험성을 낮추고 안전성을 높였다. 

 

이어 한화임팩트가 지난해 수주한 미국 린덴 코제너레이션(Linden Cogeneration) 수소혼소 가스터빈 개조사업에는 3중 연료 기술(천연가스/부생가스/초저유황 디젤유)을 적용해 다양한 연료를 사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연료 가격 변동 등 외부 요인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현재 한화임팩트는 한국서부발전과 협력해 80MW급 노후 가스터빈을 대산 공장으로 옮겨 수소혼소 기술을 적용하는 실증 연구를 진행 중이다. 수소혼소율을 최대 5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며 2023년에는 실제 상업발전 중인 120MW급 가스터빈 1기에 수소혼소 발전을 적용해 연간 1600만t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할 계획이다. 

 

또한 한화임팩트는 지난달 한국서부발전, 한전KPS 등 11개 업체와 함께 '가스터빈 혼소 발전 실증 정부과제 추진을 위한 기술협력 협약'을 체결 후 수소혼소율을 최대 7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한화임팩트 관계자는 "다양한 실증사례와 성공적 사업 수행사례를 바탕으로 일정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기술 격차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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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구 두산중공업)의 LNG 발전용 가스터빈 [사진=두산중공업]

 

■ 두산에너빌리티, 자체적인 가스터빈 개발부터 수소 가스터빈까지 책임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019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독자모델을 개발했다.

 

또한 지난 2020년 5월부터 한국기계연구원과 함께 ‘300MW급 고효율 수소가스터빈용 50% 수소 혼소 친환경 연소기 개발’을 추진해 빠르게 관련 분야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에 따르면 수소를 30% 혼소할 경우 기존 LNG 발전소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10.4% 감축할 수 있고 50% 혼소 시에는 21.4%까지 줄일 수 있다.

 

지난해 6월에는 두산에너빌리티, 울산광역시, 한국동서발전, SK가스 등이 뭉쳐 수소가스터빈 실증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두산중공업은 수소가스터빈 기술 개발 및 공급 △울산광역시는 수소가스터빈 사업 인프라 구축을 위한 행정지원 △한국동서발전은 국내 기술 기반 수소가스터빈 실증 △SK가스는 수소 공급 기반 구축 등을 책임진다.

 

협약에 참여한 기업과 기관은 울산복합화력 발전소의 가스터빈을 오는 2027년까지 270MW 규모 수소가스터빈으로 전환하는 실증사업을 추진한다. 국내에서 운용되는 가스터빈의 첫 교체 사례이기에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탄소중립을 위한 해결책 가운데 하나로 수소가 주목받고 있으며 수소가스터빈 기술 도입과 함께 관련 부품 양산 기술 확보까지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체적으로 터빈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는 두산에너빌리티, 원천기술을 보유한 해외 업체를 인수해 관련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한화임팩트 가운데 어떤 기업이 보다 뛰어난 수소혼소 역량을 보유하게 될지 눈길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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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스의 울산광역시 수소복합단지 조감도 [사진=SK가스]

 

■ SK가스, 수소 공급망 구축해 수소가스터빈 사업 지원자로 등장

 

SK가스는 지난해 6월 두산에너빌리티, 울산광역시 등과 수소가스터빈 실증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수소가스터빈 프로젝트가 원활하게 추진되려면 수소 공급이 동반돼야 하며 공급 시스템 또한 갖춰져야 한다. 이에 SK가스는 오는 2025년까지 울산광역시에 14만㎡(약 4만2350평) 규모 수소복합단지를 건설해 ‘수소가스터빈’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 울산광역시에는 LNG·액화석유가스(LPG) 터미널이 있어 수소 생산을 위한 원료 도입 등이 유리하다. 또 이미 수소 배관이 100km이상 구축돼 있어 이를 기반으로 수소 인프라를 확장하면 된다.

 

SK가스 관계자는 “울산광역시를 거점으로 삼아 앞으로 전국을 대상으로 한 수소사업을 펼칠 예정”이라고 장기 계획을 밝혔다.

 

■ 선진국 및 한국, ‘블루오션’ 수소혼소 시장 공략위해 20여 년간 연구개발 지속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수소혼소 발전은 아직까지 전세계 발전량의 0.2%에 그친다. 이에 따라 수소혼소 발전은 향후 성장 전망이 밝은 '블루오션' 시장이다. 이에 따라 미국 등 선진국들이 앞다퉈 관련 기술 육성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1조6000억원의 수소 기금 가운데 11%를 수소가스터빈 발전 연구개발(R&D)에 배정하고 지난해 11월부터 오하이오주(州)에서 수소혼소 실증에 돌입했다. 

 

지멘스(Siemens) 등 유럽 주요 기업들은 지난해 말 65~80MW급 수소혼소 실증 평가를 끝내고 수소혼소율 40%의 결과를 이끌어내 수소가스터빈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2030년까지 수소 기반 발전설비 1GW를 보급하고 발전연료로 수소 투입량을 30만t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은  오는 2050년 무탄소(수소·암모니아) 가스터빈 발전을 통해 총 에너지 발전량의 13.8~21.5%를 확보할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2028년까지 150MW 급 터빈에 50% 수소혼소 실증을 끝내고 2040년 100% 수소만으로 터빈을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임팩트, 두산에너빌리티, SK가스 등이 앞으로 20년 동안 수소 관련 기술을 어디까지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지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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