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2.08.08 07:20 ㅣ 수정 : 2022.08.08 07:20
스튜디오드래곤 코스닥 시총 12위…CJ ENM은 14위 최근 14거래일 연속 시총에서 스튜디오드래곤 ‘우위’ “CJ ENM, 주가 회복 위해서 미디어 부문 회복해야”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CJ ENM(035760)의 시가총액이 드라마 제작 자회사인 스튜디오드래곤(254450)에도 못미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017년 스튜디오드래곤 상장 이후 엎치락뒤치락하던 시총 순위에서 최근 CJ ENM의 열세가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CJ ENM의 수익성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증권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코스닥시장에서 CJ ENM은 전 거래일보다 3800원(-3.75%) 하락한 9만7400원에, 스튜디오드래곤은 400원(-0.52%) 내린 7만6400원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당일 종가 기준 코스닥 시총 순위는 각각 스튜디오드래곤이 12위(2조2931억원), CJ ENM이 14위(2조1359억원)으로 스튜디오드래곤이 우위에 있다.
이 같은 스튜디오드래곤의 우세는 최근 14거래일(7월 19일~8월 5일) 연속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CJ ENM은 총 9거래일을 제외하고 스튜디온드래곤보다 높은 시총을 기록하며 꾸준히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6월 30일 시총이 역전된 이후 CJ ENM이 앞선 날은 단 이틀(7월 13일·18일)에 불과하며, 나머지 25거래일은 모두 스튜디오드래곤이 높았다.
CJ ENM이 지난 2월 9일 최대 6041억원까지 앞섰던 시가총액 차이도 최근에는 2000억원 가까이 뒤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의 이 같은 주가 흐름은 지난 2분기 양사의 실적발표와 미래 성장 평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질적인 기업의 규모 자체는 CJ ENM이 크다. CJ ENM은 스튜디오드래곤의 지분 54.46%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산하에 또 다른 콘텐츠 제작사 ‘엔데버콘텐트’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 등을 지니고 있다.
CJ ENM이 공시한 2분기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1925억원과 556억원이다. 같은 기간 스튜디오드래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575억원과 256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스튜디오드래곤의 성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스튜디오드래곤의 증권가 실적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매출액 6166억원과 영업이익 854억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6.5%와 62.3% 늘어난 수치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은 방영 편수 확대와 글로벌 OTT향 해외 판매 호조로 역대 최대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며 “특히 15%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나타낸 것은 스튜디오드래곤의 편성 포트폴리오가 텔레비전에서 글로벌 OTT로 빠르게 이동해 신작과 구작이 동시에 강화된 것인 만큼, 중장기적인 성장성은 더욱 밝을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확대된 OTT 편성 포트폴리오는 구작의 동반 판매 가능성을 키우는 요소로 우발적인 비용 증가 이슈를 방어해 실적 안정성을 한 단계 높일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 애플티비 플러스 ‘빅 도어 프라이즈’가 방영되면 미국 드라마 제작사로 발돋움하게 되는데, 제작 규모 상승에 따른 탑라인 개선과 글로벌 작품 런칭에 따른 수익성 개선 등 2023년의 성장은 다시 한번 확인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CJ ENM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에 대해서는 역성장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CJ ENM의 컨센선스를 보면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2952억원과 2728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9%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8.1% 감소한다.
실제로 2분기 CJ ENM은 25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CJ ENM의 주가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여러 사업 부문 중에서도 특히 미디어 사업 부문의 수익성이 회복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CJ ENM의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미디어 사업의 수익성 회복이 필수적”이라며 “사업부 중 가장 큰 이익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전사적인 사업 전략과 방향성의 핵심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 연구원은 “그러나 경기 침체로 하반기 TV 광고의 성장을 낙관하기 어렵고, 엔데버콘텐트(EC)와 티빙의 적자도 계속되고 있다”며 “약 12~15개의 EC 작품이 실적화되고, 티빙도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와 파트너십 확보에 따른 확실한 성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