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한현주 기자] 대형 손해보험 5개 사가 올해 상반기에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70%대를 기록하며 하반기 자동차 보험료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등 ‘빅 5′의 올해 상반기 손해율은 74~78%대를 기록했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삼성화재 76.3%, 현대해상 78%, DB손해보험 76.5%, KB손해보험 75.9%, 메리츠화재 74.1%였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전체 손해율이 81.5%였던 것과 비교하면 올 들어 손해율이 크게 개선된 셈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보험사가 사고가 난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을 전체 자동차보험 가입자로부터 받은 '수입보험료'로 나눈 값을 뜻한다.
손해보험업계는 손해를 보지 않는 자동차보험 적정손해율을 80%로 보고, 이 수치가 개선되면 보험사가 보험료를 낮출 여력이 있다고 여겨진다.
올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된 이유는 기름값이 치솟으면서 차량 운행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로 오른 물가에 차량 운행이 필요한 야외 활동이 위축된 것 또한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안전을 제고하기 위한 교통 법규 강화로 사고가 감소한 영향도 있다.
■ "내년에 보험료 인하할 수 있어“
그러나 시장 기대와 달리 내년이 되서야 보험료 인하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 보험관계자는 “최근 10년간 자동차보험 적자가 6조원이 넘는 상황”이라면서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올 상반기 일시적으로 흑자가 나고 있으나 올 4월에 보험료 인하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보통 하반기에 손해율이 악화되는 만큼 손해율 추이에 따라 내년에 인하를 반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화재는 개인용과 업무용(법인) 자동차 보험료를 1.2% 인하했다. KB손해보험도 개인용과 업무용 자동차 보험료를 각각 1.4%와 0.3% 내렸다. 현대해상은 개인용과 업무용 자동차 보험료를 각각 1.2%와 0.8% 인하했다. DB손해보험은 개인용과 업무용 자동차 보험료를 각각 1.3%와 0.8% 내렸고, 메리츠화재는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1.3% 인하한 바 있다.
다만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소비자 물가에 민감한 자동차 보험의 인상 요인을 줄이고 보험료 경감을 위한 제도 개선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보험사의 월별 손해율 추이 등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보험사의 손해율 등 실적에 부합하는 보험료 조정을 통해 자동차 보험료 부담이 최소화되도록 감독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자동차보험 마일리지 특약 변경을 통해 사고율 감소를 유도하는 등 제도적 개선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플랫폼 배달종사자의 유상 운송용 이륜차 보험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온·오프 보험(On-Off)' 활성화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이 보험은 실제 배달 시간에만 보장을 제공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