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돌아온 대형마트 ‘초저가 치킨’… 소비자·가맹점주·프랜차이즈 본사 반응 ‘제각각’
롯데마트 8800원, 홈플러스 6990원, 이마트 9980원에 치킨 1마리 판매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 "대형마트 터무니없는 가격에 한숨만 나와"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 "마트 치킨과 프랜차이즈 치킨 품질·맛 비교 불가"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지난 2010년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지적을 받아 사라진 롯데마트 자체 브랜드(PB) 상품 통큰치킨이 부활한다. 12년 전 소비자들은 프랜차이즈 점주 편에 서서 대형마트를 비난했지만, 배달비가 생닭 한 마리 수준으로 올라가면서 소비자들의 반응도 사뭇 달라졌다.
‘초저가 치킨’을 두고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들은 “자영업자 다 죽어간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지만, 정작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는 “마트 치킨과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대응하지 않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6월 홈플러스가 쏘아 올린 ‘초저가 치킨’ 대열에 롯데마트도 합류한다. 롯데마트는 말복과 광복절 연휴를 맞아 오는 11일부터 17일까지 ‘New 한통가아아득 치킨’을 7000원 할인(행사카드로 구매 시) 된 가격인 8800원에 판매한다. 오프라인 매장 한정으로 판매되며 1인당 2통으로 구매 수량이 제한된다.
롯데마트 ‘New 한통가아아득 치킨’은 9~11호 계육을 깨끗한 기름으로 튀겨내 약 한 마리 반(1.2㎏)을 한 통에 가득 담은 상품이다.
이마트는 9호 냉장육을 사용한 가성비 치킨 ‘5분 치킨’을 9980원에 판매하고 있다. 5분 치킨 출시와 동시에 이마트의 7월 치킨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약 26% 늘어났다.
홈플러스도 물가안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8호 계육으로 만든 ‘당당치킨’ 1마리를 6990원, 2마리를 9900원에 판매해 인기를 끌고 있다. 6월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당당치킨의 누적 판매량은 26마리에 달한다. 1개월에 1만 마리씩 판매되고 있는 셈이다.
초저가 치킨은 2010년 처음 등장했다. 당시 롯데마트는 치킨 1마리를 5000원에 판매했다. 하지만 대형마트가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지적과 함께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반발로 롯데마트는 일주일 만에 판매를 중단했다.
그러나 이제는 소비자 반응이 180도 바뀌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당당치킨 후기 글에는 “치킨 3만원 시대를 향해 가는 고물가 시대에 질은 좀 떨어지지만 값싼 대체재로서 소비 양극화 트렌드를 읽고 재빠르게 등장한 제품이다”, “프랜차이즈 치킨이 더 맛있지만, 가격 생각하면 훌륭한 수준이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기에 혜자다”, “요즘은 에어프라이 보급이 잘 돼서 마트 치킨도 생각보다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이는 치킨값 3만원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교촌, bhc, BBQ 등 치킨 프랜차이즈는 원부자재, 인건비 등 인상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일제히 인상했다. 여기에 배달비까지 인상되면서 치킨 1마리를 살 때 더 큰 지출을 하게 됐다. 결국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NO 치킨’ 운동이 확산되기도 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는 이 같은 상황이 불편하기만 하다. 대형마트의 초저가 치킨 출시에 서울에서 한 프랜차이즈 치킨 매장을 운영하는 A씨는 뉴스투데이에 “치킨 한 마리 팔아서 고작 2000~3000원 남는데, 대형마트에서 터무니없는 가격에 치킨을 판매하고 있으니 한숨만 나온다”라며 “본사가 나서서 대응해 줬으면 좋겠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치킨과 프랜차이즈 치킨의 품질, 맛과 비교할 수 없다”며 “이렇게 싼 가격에 언제까지 판매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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