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피해에 억창이 무너지는데’… SPC 파리바게뜨 가맹점 앞에서 불매시위
[뉴스투데이=장원수 기자] 지난 8일부터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소상공인들의 피해 복구가 한창인 가운데, SPC 민주노총을 지지하는 일부 시민단체가 파리바게뜨 가맹점 앞에서 시위를 벌여 비난을 받고 있다.
회사와 갈등을 겪고 있는 파리바게뜨 민주노총 화섬식품소속 제빵기사들을 지지하는 단체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9일부터 전국 300여 파리바게뜨 매장 앞 1인 불매 시위를 진행하고, 이를 SNS 등에 게시했다.
하지만, 이날은 전날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300㎜가 넘는 엄청난 폭우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이 복구하느라 분주했던 상황. 수도권에서 영업하는 일부 파리바게뜨 가맹점들도 피해 복구를 진행하던 중으로 알려져 업계와 가맹점주들 사이에서 비난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이날 공동행동 측은 “폭우 피해 지역에서는 (시위를) 진행하지 않았다”라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폭우가 집중된 서울 양재, 영등포 및 인천, 안산 등 수도권 지역 다수 가맹점에서도 1인 시위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는 “밤새 내린 큰비로 인해 가뜩이나 영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불매 시위를 하는 것은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짓”이라며 “민주노총 제빵기사들도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힘을 보태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불매 시위를 부추기고 방조하고 있어 울화통이 터진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상공인들이 비 피해로 어려움에 부닥쳐있는데, 매장 앞에서 불매 시위를 한다는 것은 누가 봐도 이해가 되지 않는 철없는 행동”이라며, “아무리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해도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시위는 비난받을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불매 시위는 파리바게뜨 가맹점에서 근무하는 제빵기사 중 민주노총 화섬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회사와 갈등을 일으키며 촉발됐다. 민주노총 화섬노조 제빵기사들은 회사가 사회적 합의를 지키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회사 앞에서 장기 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공동행동 등 일부 시민단체와 연계한 불매운동으로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민주노총 화섬노조 측은 본인들이 불매운동을 벌이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SNS와 언론 등을 통해 불매에 동조하고 부추긴 정황들이 드러나 이들의 주장이 허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달 26일, 공동행동은 서울 양재동 SPC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일부터 전국 350여 개 파리바게뜨 가맹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불매운동을 촉구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는 시민단체들과 민주노총 화섬노조 측에 공문을 발송해 항의하고 시위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가맹점주협의회는 공문에서 “가맹점 앞 1인 시위와 불매운동 촉구는 민주노총의 요구와 지원 요청에 의한 것”이라며 “요청을 즉시 철회하고, 파리바게뜨 이름으로 밥을 먹고 사는 민주노총도 공동체의 주체로서 말려 달라”고 밝혔다. 이어 “제빵기사들이 땀 흘려 생산한 소중한 빵의 불매를 선동하는 것은 자기부정 행위이자 제빵기사들과 점주들 삶의 기반을 파괴하는 행위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