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 내 묶음배달’ 요기요 익스프레스, 매장에서 조리시간 조정 못해… 자영업자들 ‘진땀’

서예림 기자 입력 : 2022.08.11 13:23 ㅣ 수정 : 2022.08.11 15:53

요기요 익스프레스, 'AI 배차 시스템'으로 배달 기사 배차 후 자영업자에게 주문 수락 여부 묻는 시스템으로 운영
주문 밀리거나 홀 바빠도 자영업자 스스로 조리 시간 조정은 불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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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요기요]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배달의민족·쿠팡이츠와 달리 ‘단건 배달’이 아닌 ‘묶음 배달’로 빠른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는 요기요가 매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조리 시간을 조정할 수 없어 자영업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쿠팡은 지난 2019년 5월 배달 기사 1명이 주문 1건만 빠르게 배송하는 단건 배달을 내세우며 쿠팡이츠를 출시했다. 이에 배달의민족도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1’을 출시하며 배달앱 시장 내 속도 경쟁이 본격화됐다. 현재 쿠팡이츠는 20∼25분, 배민1은 평균 25분 내 단건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에 요기요는 단건 배달 경쟁에서 물러서 다건을 20∼30분 안에 배달하는 ‘요기요 익스프레스’를 운영한다.

 

배민1과 쿠팡이츠가 1건을 배달하고 있을 동안 요기요 익스프레스가 2∼3건을 배달할 수 있는 이유는 ‘AI 배차 시스템’ 때문이다. 요기요 익스프레스는 먼저 빠른 시간 내 다건 배달이 가능하도록 AI 배차 시스템을 기반으로 배달기사의 동선을 짠다. 이후 자영업자에게 주문 수락 여부를 묻는다.

 

자영업자가 주문을 수락하면 기본으로 주어지는 조리시간은 10분이다. 이후 데이터가 축적되면 그에 맞춰 조리 시간이 자동으로 조정된다. 다만 자영업자는 자신의 매장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조리시간을 유동적으로 변경할 수 없다. 

 

반면 단건배송 서비스를 운영하는 배민1과 쿠팡이츠는 자영업자가 매장 상황에 따라 조리 시간을 설정하고 주문을 수락하면 배달기사가 배차되는 시스템이다. 이에 따라 배달의민족은 최대 30분까지 자영업자가 조리시간을 설정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쿠팡이츠 또한 조리시간의 기준을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자영업자의 글을 종합해본 결과 조리시간을 30분까지도 설정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민 관계자는 “배민1의 경우 자영업자가 조리시간을 최대 30분까지 입력할 수 있다. 또한 추가 시간이 필요할 시 고객센터를 통해 연장 신청을 할 수 있다”며 “조리 시간만 30분 이상 걸리는 식당은 거의 없기 때문에 이 같이 설정했으나 자영업자가 원할 경우 시간을 연장해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자영업자가 직접 조리시간을 입력하는 이유는 배차된 라이더가 조리시간에 맞춰 방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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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 카페 갈무리]

 

문제는 요기요 익스프레스의 경우 주문이 밀리거나 홀이 바쁜 상황에서도 10분 내에 조리를 마쳐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요기요 익스프레스를 이용하는 자영업자들은 배달 기사가 매장에 바로 도착해 기다리고 있어 눈치가 보인다며 불편을 호소한다.

 

한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따르면 A씨는 “가끔 주문이 밀리거나 홀 상황에 따라 시간이 더 소요될 수도 있는데 요기요 익스프레스는 융통성 없이 10분으로 (조리 시간을) 세팅한다”며 “배달 기사가 배정되고 주문이 들어오는 건진 몰라도 (배달 기사가) 바로 와서 기다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저희 가게도 배달 기사가 오면 항상 기다리신다. 저희는 기본 조리 시간이 15∼20분이다. 나중에는 한 배달기사가 저희 가게는 기본조리 시간이 길어서 바쁠 때는 주문을 안 잡으려하는 배달기사들도 있다고 하더라”라며 “서비스를 해지하고 일반 요기요에 입점했다”는 댓글도 이어졌다.

 

또 다른 자영업자도 댓글을 통해 “1∼2건정도 주문이 들어왔을 때는 상관 없는데 간혹 4∼5건 주문이 들어왔을 때 조리시간을 10분만 주면 입안에서 욕이 나온다”라며 “홀이 바쁠 때 쿠팡과 요기요는 우선순위로 닫아놓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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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 카페 갈무리]

 

마찬가지로 요기요 익스프레스의 시스템에 문제를 느낀 B씨는 “배차도 요기요가 정한 조리 시간에 맞게 배차되는 바람에 배달기사가 매장으로 바로 온다”며 “주문이 밀려있지 않으면 10분 내로 준비해서 주는데 밀려있는 경우에는 기사는 무조건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요기요 익스프레스가 설정한 시간에 따라 매장에 도착했지만 조리가 되지 않아 기다려야 하는 배달기사도, 눈치를 보며 서둘러 조리하는 자영업자도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이에 요기요 익스프레스 서비스를 종료했다는 글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요기요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요기요 익스프레스는 빠른 배달이라는 서비스 특성상 기본으로 조리 시간이 10분으로 설정된다. 다만 사장님의 조리시간에 대한 데이터가 쌓이면 그에 맞춰 조리시간이 유동적으로 조정하고 있다”며 “조리 지연에 대한 불이익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자영업자에게 배달기사의 예상 픽업 시간을 먼저 전달해드리고 수락 여부를 직접 결정하시기 때문에 충분히 픽업 시간을 고려할 수 있는 여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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