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

검색
https://m.news2day.co.kr/article/20220816500199
관점뉴스

'사법 족쇄' 푼 이재용 부회장, 신사업·M&A 보폭 넓힌다

글자확대 글자축소
전소영 기자
입력 : 2022.08.17 05:00 ㅣ 수정 : 2022.08.17 05:00

8.15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5년 만의 제대로된 경영 복귀에 추후 행보에 관심 집중
기업 지배구조 개편·대형 M&A·경제 외교관 등 과제 수두룩

image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 =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이재용(사진·54)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번 8.15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로 선정돼 지난 수년간 그의 발목을 붙잡았던 사법족쇄에서 마침내 풀려났다. 

 

2017년 2월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 부회장은 징역 2년6월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지난해 8월 가석방됐다. 옥중생활은 마침표를 찍었지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른 5년간 취업 제한으로 경영 일선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했다.

 

사실상 5년 만에 정상 경영에 복귀하는 이 부회장 추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장(전자장비)·오디오 전문업체 하만(Harman)을 9조4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기업 인수합병(M&A)이 얼어붙은 상태다. 

 

이에 따라 재계는 이 부 회장이 향후 '미래 먹거리' 확보와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원 사격,  기업 지배구조 개편 등에 어떤 전략을 펼칠 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image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 [사진 = 연합뉴스]

 

물산생명전자로 이어지는 약한 지배구조 고리 끊어낼까

 

이 부회장의 경영 일선 복귀와 함께 조명받는 사안 중 하나가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이다. 

 

삼성의 현재 지배구조는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형태를 띠고 있다.

 

그룹 핵심 계열사 삼성전자에 대해 이 부회장이 확보하고 있는 지분율은 1.63%다. 이 부회장 일가와 임원, 삼성 주요 계열사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합치더라도 수치는 21.14% 수준에 그친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삼성물산 지분율은 17.97%이며 그를 비롯한 오너 일가가 삼성물산 지분 31.31%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이 부회장은 삼성생명 지분율이 10.44%로 개인 최대주주이자 2대 주주다.

 

이처럼 삼성물산과 삼성생명을 통해 그룹 핵심 계열사 삼성전자를 간접 소유하는 구조는 삼성 지배구조 가운데 가장 ‘약한 고리’로 평가된다.  

 

현재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전 세계경영이 최대 화두로 떠오른 만큼 이 부회장이 복귀 후 기업 지배구조 리스크를 어떤 방식으로 극복할 지도 주요 관전포인트다. 

 

이와 관련해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는 이달 19일 서울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정기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준법위 정기회의는 그동안 주로 일상 안건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이날 회의는 이 부회장 복권 이후 처음 열리는 회의이기 때문에 지배구조 개편 논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실제 현행 준법위가 3대 중점 추진 과제의 하나로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ESG 경영 실현’을 채택한 바가 있어 지배구조 개편 논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삼성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현재 야당이 추진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여부도 관심사다. ‘삼성생명법’으로 잘 알려진 이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게 되면 현재 삼성생명이 확보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 상당수를 매각해야 한다. 이는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image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6월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있는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 ASML CEO, 마틴 반 덴 브링크 ASML CTO 등과 반도체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 삼성전자]

 

■ 가능성만 무성한 대형 M&A, 탄력받을까

 

삼성은 삼성전자가 2016년 11월 세계 최대 오디오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한 이후 이렇다 할 대형 M&A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삼성전자 대형 M&A가 지속적으로 회자되고 있어 향후 삼성전자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 예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2’에 참석해 “세트(가전·모바일)와 부품(반도체)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여러 M&A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한 부회장은 또 올해 4월 부회장 직속 신(新)사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미국 반도체 업체 퀄컴 출신 외부 인재 정성택 삼성전자 부사장을 TF 수장 자리에 앉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대규모 M&A에 속도를 내기 위한 포석이라고 풀이했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취업제한으로 대외활동이 녹록지 않은 환경 속에서 해외 경영 행보를 이어왔다. 그는 올해 6월 약 12일간에 걸친 유럽출장에서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각국 파트너 업체들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의 대형 M&A는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바이오 등 그룹 미래를 책임질 핵심 미래먹거리와 직결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가장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는 M&A 분야는 시스템 반도체다.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시스템반도체 1위를 목표로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하는 야심찬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포스트코로나(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시대를 대비해 오는 2023년까지 240조원을 반도체·바이오·인공지능(AI) 등에 추가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 5월 ‘역동적 혁신성장을 위한 삼성의 미래 준비’ 계획을 공개하며 반도체와 바이오, 신성장 IT 등 미래 신사업을 주축으로 향후 5년간 450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는 삼성이 지난 5년간 투자한 330조원 보다 무려 120조원이 늘어난 큰 금액이다. 

 

반 년이 넘도록 가능성만 제시됐을 뿐 구체화되지 않고 있는 삼성의 M&A가 이 부회장 복권과 함께 탄력을 받게 된 셈이다.

 

image
 ‘E-PRIX 삼성 홍보관’ 외부 LED 디스플레이에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응원하는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사진 = 삼성전자]

 

■ ‘국가경제 구원투수·경제 외교관’으로 국가경제 이바지

 

이 부회장이 ‘국가경제 구원투수’, ‘경제 외교관’으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 가능성도 더욱 커졌다.

 

복권을 앞둔 이 부회장은 지난 12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한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뛰어 기업인의 책무와 소임을 다하겠다”며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고 국민 여러분 기대와 정부 배려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경영계에서도 이 부회장을 포함한 경제인 특별사면과 관련해 경제위기 극복과 미래 경쟁력 확보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경영계는 적극적인 투자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경제위기 극복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힘쓸 것”이라며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등 국익에 기여하고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신뢰받는 기업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이 나설 가장 시급한 과제로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이 언급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민·관 합동 ‘2030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에 참여해 유치 활동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를 보여주듯 한종희 부회장도 지난 1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외교부 청사에서 안나 할베리 스웨덴 외교부 통상장관을 만나 2030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알리고 지지를 요청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이 부회장 사면 이후 삼성은 전 세계가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메모리·비메모리 등 반도체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 그룹은 물론 한국 경제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이 부회장이 당장 등기이사로 복귀하지 않겠지만 복귀 시점이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적극적인 경영 행보로 향후 회장으로 오를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상속 문제 등이 남아있어 지배구조 개편에 신중할 수밖에 없겠지만 분명한 점은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 뉴스투데이 & m.news2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

많이 본 기사

ENG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포스트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스북 이메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