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이탈' 현상 만드는 사회… 2·3차 의료기관 근무 여건 개선해야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대한간호협회(이하 간협)는 2·3차 의료기관의 간호사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간호사 면허로 취업할 곳이 많아지면서 세칭 '탈간현상(간호사가 병원을 이탈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또 간호대 정원은 늘고 있지만 지역별 의료기관 내 간호사 수급 불균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간협은 주장하고 있다. 간호대 정원을 더 늘려서 수급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범 의료 직군 단체들은 탈간현상을 막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9일 간협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인구 1000명 당 의료기관에서 활동하는 간호사 수가 2.4명에서 4.4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간협은 2020년 국내 간호대학 재적 학생수 11만2969명 중 입학 정원은 18.3%인 2만692명이라고 집계했다. 즉 간호대학 재적 학생 대비 입학 정원이 적다는 얘기다.
실제로 학년별 재학생을 따져보면, 간호대 1학년이 2만692명이다. 2~4학년의 경우 한 개 학년당 3만6759명인 셈이다.
간협은 또 간호대 정원은 늘고 있지만 간호사의 인력난은 심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간협이 제시한 활동 간호사 수를 보면, 의료기관 소속 간호사는 2011년 11만3524명에서 2020년 20만9860명으로 10년 동안 54% 증가했다. 반면 보건기관 종사자는 2011년 5854명에서 2020년 1만3876명으로 42% 증가했고 국가직공무원도 2011년 5094명에서 2020년 9186명으로 45% 증가했다. 즉 의료기관 외 간호사들도 많이 늘어났다는 얘기다.
간협이 내놓은 통계는 각 기관의 간호사 인력 유입이 간호대 졸업생들에 의한 것인지 탈간현상으로 2·3차 의료기관에서 근무한 인력들이 재취업 한 것인지는 포함돼 있지 않다.
이에 반해 간호사들이 근무를 기피하는 기관 중 하나인 장기요양기관의 경우 지난 2013년 2627명으로 최저를 보이다 2020년 3312명으로 증가하는데 그쳤다. 다만 보건교사(어린이집 포함)는 약 8500명 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간협은 탈간현상을 막고 지역별 간호사 수급 불균형을 심화하기 위해 근무환경 및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시은 전국응급구조학과 교수협의회 회장은 “2·3차 의료기관에서의 업무 등이 고돼 탈간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있다”면서 “문제는 간호사 면허로 취업할 수 있는 직군 영역이 80곳이 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해 의료 관련 타 직군들은 2·3차 의료기관에 간호사의 일손이 가장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탈간현상과 간호대 졸업 후 다양한 직군으로의 취업자들이 늘고 있어 의료기관 내 간호사 부족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