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장원수 기자] 하나증권은 22일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중국 설화수 회복이 관건이라고 전했다.
박종대 하나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20% 줄어든 9457억원, 영업적자 195억원을 기록했다”며 “면세점과 중국 법인매출이 각각 전년 동기대비 40%, 50% 이상 감소하면서 실적 부진의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연간 경영주기를 6월로 변경하면서 인센티브와 사업 구조조정 관련 일회성 비용까지 추가되면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박종대 연구원은 “로레알의 실적과 대비가 된다. 로레알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3% 증가했고, 상반기 영업이익은 25%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0.4%로 전년 동기대비 0.7%p 상승했다”며 “전년도 기저효과로 유럽과 북미 매출 증가율이 10%를 넘었지만, 북아시아(중국/일본/한국 등) 매출도 전년대비 12%나 증가하면서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과 차별화된 실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이런 차이의 요인은 3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첫째, 럭셔리 브랜드의 라인업이다. 로레알은 랑콤과 입센로랑, 수에무라 등 10개 이상 럭셔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1조원 이상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브랜드가 9개나 된다”며 “럭셔리 브랜드 위상에서 국내 브랜드와 차이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618 행사에서 랑콤이나 라메르, 에스티로더 등 이른바 초 럭셔리 브랜드들의 프로모션이 강했다. 1+1 행사를 서슴치 않았다고 한다”며 “그렇다고 브랜드 인지도가 하락하지 않는다. 역사와 전통의 벽은 높다”고 언급했다.
그는 “반면, 설화수와 후는 618 행사 프로모션에 상당히 소극적이었다고 한다. 후의 경우 지난 광군제에서 프로모션이 지금까지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잦은 1+1 행사는 소비자들에게 ‘앞으로 저 가격에 사면 되겠네!’라는 심리를 심어줄까봐 두렵다”고 말했다.
이어 “럭셔리 엔트리 브랜드들의 고민이다. 아직 소비자들에게 명확한 럭셔리 브랜드로서 인지도가 약하기 때문”이라며 “역사와 전통의 벽이 낮다. 이런 한계가 최근 불경기에 운신의 폭을 좁히면서 실적부진으로 이어지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둘째, 물류 인프라 차이다. 로레알은 중국 화장품 시장점유율 1위 업체로서 사업 규모가 아모레퍼시픽의 5배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등 국내 업체들의 물류센터/생산공장(ODM 포함)은 상하이와 심천 등에 한정돼 있었기 때문에 봉쇄 조치로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로레알의 그것들은 여러군데 분산돼 있었기 때문에 타격이 덜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셋째, 구조조정 영향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니스프리와 마몽드 등 브랜드/채널 구조조정을 강하게 실시하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연말까지 오프라인 점포수를 70~80개까지 줄인다는 계획”이라며 “마몽드는 백화점에서 모두 철수하고, 심지어 라네즈까지 백화점 점포수를 줄이고 있다. 매출 감소 폭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실적 전망도 불투명하다.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도 낮은 베이스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대비 14% 줄어든 430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한다”며 “면세점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35%, 중국 법인 매출 -19%를 가정한 수치”라고 판단했다.
그는 “중국 소비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7~8월 실적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라며 “9월 이후 설화수 중심으로 마케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9월 중국 사업 설화수 매출 회복, 이어서 4분기 중국 사업 매출 전년대비 (+)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관건”이라고 점쳤다.
그는 “아모레퍼시픽의 해외전략은 분명해졌다. 중국은 럭셔리 중심, 동남아 매스티지 확대, 일본 등 기타 해외 지역에 대한 공격적 진출”이라며 “특히, 동남아 지역의 경우 최근 빠르게 올라오고 있는 온라인 침투율이 비용 측면에서 우호적인 사업 환경이 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실제로 중국 외 지역 실적은 기대 이상이다. 3분기 북미 지역 매출은 전년대비 66% 성장했다”며 “아울러, M&A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접근이 기대된다. 전년도 하반기 인수한 코스알엑스 성과에 고무돼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다만, 이러한 해외 사업과 M&A 성과, 다양한 정책 변화는 설화수를 중심으로 중국 법인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시화될 때 추가적인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