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진출하는데… 디지털 보험사는 적자행진
[뉴스투데이=한현주 기자] 적자의 늪에 빠진 디지털 보험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온라인 플랫폼의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허용되면서 출혈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7월에는 신한금융지주의 디지털 손보사인 신한EZ손해보험이 출범했고, 여기에 카카오의 카카오페이손해보험도 다음달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엎친데 덮친격이 됐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라이프플래닛과 캐롯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등 디지털 보험사 3곳은 모두 올 상반기 적자를 기록했다.
먼저 국내 1호 디지털 손보사인 캐롯손해보험의 경우 올해 상반기 332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인 266억원 보다 손실 규모가 66억원 더 늘어났다. 설립 후 누적 적자는 1449억원에 이른다.
교보생명의 자회사로 지난 2013년 설립된 디지털 생명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도 심각하긴 마찬가지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올 상반기에도 66억91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총포괄손실은 394억82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손실액인 153억5500만원보다 두 배 넘게 증가했다.
하나금융지주가 지난 2020년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해 디지털손보사로 출범한 하나손해보험의 올해 당기순손실액은 1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인 53억원 이익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신한EZ손해보험도 상황은 비슷하다. 신한EZ손보는 신한금융그룹이 지난해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인수한 뒤 지난달 사명을 바꿔 새롭게 출범시킨 신한금융의 첫 번째 디지털 손보사다. 신한EZ손보의 올해 상반기 순손실액은 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인 54억원 보다 손실이 줄었으나 적자를 면치 못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디지털 보험사들이 출범 후 몇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자리를 잡지 못하는 것은 디지털 손보사들의 상품 포트폴리오가 소액 단기 보험 위주이고, 국내 소비자들이 아직까지 대면 상담을 통한 상품 가입을 더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새로운 디지털 손보사가 등장할 예정인 탓에 기존 디지털 손보사들의 실적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에는 신한금융지주의 디지털 손보사인 신한EZ손해보험이 출범했고, 카카오의 카카오페이손해보험도 다음달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여기에 최근 금융위원회가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 등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이나 플랫폼 업체들에 대해 보험 비교 추천 서비스업 진출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디지털 보험사들의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보험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상품 포트폴리오에 장기보험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