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넥슨 등 게임업체, 편의점·식음료업계와 손잡은 사연은
[뉴스투데이=이화연 기자] 게임회사들이 게임 속 재미와 감동을 일상 생활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유통업종과 협업에 본격 나선다.
협업의 궁극적 목표는 ‘브랜드 경험의 확장’이다. 게임회사는 게임 이용자(유저)들에게 협업 상품을 구매하면 아이템 보상 등 혜택을 제공해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스테디셀러 ‘메이플스토리’에 이어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이하 카러플)’의 유통업종 협업을 추진한다. 엔씨소프트 ‘리니지W’는 ‘원소주’, 컴투스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이하 크로니클)’은 ‘엔제리너스’와 손잡고 온·오프라인 협업을 기획했다.
게임업계와 브랜드 협업을 진행하는 업종이 편의점, 식음료, 배달앱 등 주로 MZ세대(20∼40대 연령층)에 인기가 높다는 점이 눈에 띈다.
■ 온라인에서 오프라인까지…차원 넘나드는 협업 급물살
엔씨소프트(이하 엔씨)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W’은 가수 박재범의 원스피리츠와 손잡았다. 원스피리츠가 지난 2월 출시한 프리미엄 증류 소주 ‘원소주’는 현재까지 ‘포켓몬빵’ 못지 않은 완판 행진을 이어가며 MZ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엔씨는 이번 협업을 통해 ‘원소주 클래식 리니지W 에디션’을 출시하고 서울 성수동 팝업스토어 ‘혈맹원(血盟WON)’을 통해 판매한다.
팝업스토어는 15일부터 18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며 선착순으로 입장하는 시스템이다. 에디션 구매는 물론 리니지W를 체험할 수 있는 포토존과 스크린, 원소주를 시향·시음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평소 두 브랜드에 관심이 있거나 어느 한 브랜드에 생소했던 소비자를 모두 공략할 수 있는 ‘윈윈’의 장(場)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1일부터는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다.
게임 속에서도 이벤트가 진행된다. 리니지W 이용자는 원소주 전용 퀘스트(게임 미션)를 완료한 뒤 ‘원소주 운반용 오크통’ 변신 스킨과 ‘원소주 요정 원’ 마법인형 스킨을 받을 수 있다.
컴투스는 신작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이하 크로니클)의 인지도를 넓히기 위해 다양한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이용자들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소통의 하나로 컴투스는 최근 커피 프랜차이즈 ‘엔제리너스’와 한 달간 협업 캠페인에 돌입했다. 전국 엔제리너스 매장에서 커피·토스트·게임쿠폰으로 구성된 ‘크로니클 세트’를 쿠폰이 소진될 때까지 이용할 수 있다.
오는 19일부터는 게임 속 캐릭터 ‘바니안’이 그려진 한정판 유리컵 굿즈가 판매된다. 굿즈를 구매하면 신비의 소환서 10개, 크리스탈 1000개 등 아이템 쿠폰이 함께 제공돼 게임 이용자 관심이 기대된다.
엔제리너스 홍대점과 건대점에는 각각 15일과 16일 게임 속 인기 소환수 캐릭터 ‘웅묘무사’가 출현해 유저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 '독고배달이’와 ‘우니’ 만났다…협업 흥행 열풍 이어질 듯
메이플 빵으로 재미를 본 넥슨은 모바일 레이싱게임 카러플과 배달앱 ‘배달의민족’(이하 배민)과 협력을 모색한다. 이번 제휴를 통해 카러플에 ‘배민 민트바이크’가 탈 것으로 등장하고 배민 관련 아이템도 추가된다. 넥슨이 이번 협업을 기념해 카트라이더 공식 유튜브에 게시한 영상에는 민트바이크를 탄 배민 마스코트 ‘독고배달이’와 카러플 캐릭터 ‘디지니’와 ‘우니’가 함께 등장해 흥미를 자아낸다.
넥슨은 다음달 6일까지 게임 접속, 활약도 달성, 랭킹전 참여 등 미션을 수행해 얻은 ‘주사위’로 배민 민트바이크와 협업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이벤트를 펼친다. 또한 오는 20일까지 진행하는 ‘배민 스페셜위크’는 유저가 배민 민트바이크에 탑승해 랭킹전을 완주하면 1일 1회 배민 쿠폰, 아이템 응모에 참여할 수 있는 ‘응모권’을 받는다.
이에 앞서 넥슨이 지난 6월 편의점 GS25에 출시한 메이플빵은 18일 만에 100만개가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은 빵 속에 든 캐릭터 ‘띠부씰(떼고 붙일 수 있는 스티커)’을 모으는 재미와 스탬프 적립으로 얻을 수 있는 아이템에 열광했다.
펄어비스와 편의점 이마트24가 MMORPG ‘검은사막’을 홍보하기 위해 만든 팝업스토어 ‘24블랙’도 성공 사례 중 하나다.
이마트24 삼청동점에서 지난 6월 진행한 팝업스토어에 지는 2일부터 15일까지 2주간 총 1만4000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주말에는 하루 최대 1800여명까지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매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늘었다. 팝업스토어에는 검은사막 굿즈와 럭키 드로우 이벤트, 포토존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체험할 수 있어 호응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도 그렇지만 식음료 등 유통업종 역시 MZ세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콘텐츠"라며 "소통과 접점 확대 측면에서 게임업계와 유통업계간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협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