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명가 재건의 첫 단추로 '롯데쇼핑' 정조준
올해 상반기 유통업계는 백화점, 편의점, 온라인, 대형마트 및 슈퍼 순으로 성장했다. 특히 백화점과 편의점은 가격과 판매량이 동반성장하며 매출 성장이 마진 확대까지 이어졌다. 하반기는 가파른 물가상승으로 이연됐던 필수 소비가 발생하며, 백화점과 마트 신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그리고 하반기 실적 가시성이 가장 뛰어난 업체로 롯데쇼핑이 손꼽힌다. 지난해 부진을 털고 새롭게 비상하는 롯데쇼핑의 BM(비즈니스모델) 혁신과 peak-out 우려에 대해 살펴봤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반드시 해야하는 일(Right thing)을 고민하고 적시(Right time)에 실행하자”
‘굼뜬 유통 공룡’ 롯데쇼핑이 ‘뛰는 공룡’으로 탈바꿈을 시도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22년 하반기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단기 실적에 연연하지 말고 근본적 변화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기 위해 노력하라고 주문한 것이다.
이에 따라 부진한 사업 흐름을 보이던 롯데쇼핑이 신동빈 회장의 주문 아래에 어떠한 변화를 꾀할지 주목된다.
신동빈 회장은 5년간 유통사업군에 8조1000억원을 투자하고 그중 최대 5조원 가량을 오프라인 백화점 리뉴얼과 복합쇼핑몰 개발에 사용한다. 실제 롯데쇼핑 IR자료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매출증대’를 목표로 오는 2024년까지 백화점에만 총 2조3791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롯데쇼핑이 특히 백화점 사업에 힘쓰는 이유는 1979년 개장 후 40년간 매출 1위 점포였던 롯데백화점 본점이 2017년 신세계 강남점에 1위를 내어준 이후 줄곧 매출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롯데백화점은 대중적 이미지에서 ‘프리미엄 매장’으로 이미지를 전환해 ‘1등 백화점’ 타이틀을 탈환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명품브랜드 유치, 매장의 고급화, 식품·가정 상품군의 프리미엄화 등 고급화 전략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실제 롯데백화점은 신규 백화점을 출점하기 보다 본점, 잠실점 등 핵심 지점의 리뉴얼을 진행하거나, 최근 오프라인 시장이 오락·쇼핑·숙박을 동시에 즐기는 체류형 복합공간으로 변화는 추세를 반영해 서울 마포구 상암동, 인천 송도 등에서 대규모 복합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1조원을 투자해 제타플렉스, 보틀벙커, 맥스(창고형 할인점) 등 새로운 쇼핑 문화를 형성하는 공간을 구축할 예정이다.
제타플렉스는 롯데마트 잠실점을 리뉴얼한 초대형 전문 매장으로 ‘와인’, ‘리빙·펫’, ‘식료품’의 구색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보틀벙커는 제타플렉스 매장에 입점한 와인 전문점이다. 최근 와인 성장세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 젊은 층 사이에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는 점을 반영했다.
이처럼 기존의 오프라인 매장을 과거와 같은 단순 진열을 통한 판매 용도가 아닌 새로운 체험을 제안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공간으로 전환해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전략이다.
이밖에도 롯데 하이마트는 고객 편의성 제고를 위한 시스템 인프라 개선과 온라인전용 물류센터 구축 등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온라인채널을 확대하여 경쟁력을 강화한다.
롯데슈퍼는 점포개발의 다각화, 점포 리뉴얼 등을 통해 꾸준한 출점 및 개발전략을 강화하고 합리적 소비트렌드에 맞는 상품개발 등 매출 활성화를 모색한다. 또한 점포 운영효율 개선, 절감을 통한 비용 최소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익 창출에 나설 계획이다.
홈쇼핑은 자사 모바일 플랫폼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예능·드라마 등 미디어 콘텐츠를 강화하는 전략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특히 인기를 끌고 있는 자체 캐릭터인 벨리곰의 독립 판매채널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데 이어 사업모델을 확장한다.
롯데온은 그로서리(식품)·패션·뷰티 카테고리에 특화한 전문 버티컬 플랫폼과 선물하기 및 모바일멤버쉽 서비스의 구축을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새롭게 제공한다. 또한 DT 역량의 강화를 위한 여러 영역의 경쟁력있는 사업자와 전략적 제휴 관계를 확대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쇼핑의 경우 백화점 리뉴얼과 더불어 대형마트에서는 제타플랙스나 보틀벙커 등 전문 매장에 신규 투자할 방침”이라며 “실제 롯데백화점은 메인으로 백화점 본점 등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다. 대형 마트들 또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유통 사업군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VCM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기존의 틀을 벗어난 사업방식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만큼 향후 투자계획이 신속히 시행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