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물류가 뜬다 (2)] 쿠팡 김범석 호(號), 차별화된 4가지 기술로 '물류 혁신' 일궈내 (상)

서예림 기자 입력 : 2022.09.21 03:00 ㅣ 수정 : 2022.09.21 08:45

물류인프라구축, WMS, 랜덤스토우, 실시간 처리시스템 등 쿠팡 만의 4가지 물류 기술로 '속도'와 '규모' 다 잡아
광범위한 물류망 기반으로 하반기 매출 끌어올릴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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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물류시장은 대변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커머스 물류, BPO(업무처리아웃소싱), 스마트 물류자동화 등에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이 접목돼 물류사업은 급격한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한다. 물류 대변혁 시대에 국내 기업들은 물류사업에 사활을 걸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는 물류가 생존을 넘어 글로벌 성장의 최우선 선결과제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뉴스투데이는 국내 물류기업의 디지털 혁신과 미래 첨단기술 도입, 향후 과제 등을 다룬 기획물 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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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쿠팡 의장 [사진=쿠팡 / 사진편집=뉴스투데이 서예림 기자]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차별화된 물류 시스템과 거대한 인프라로 최단 기간 한국 내 유통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유통 강자가 있다. 바로 ‘쿠팡’이다.

 

김범석 의장(44·사진)이 이끄는 쿠팡은 지난 2014년 소비자가 상품을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바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 ‘로켓배송’을 선보여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쿠팡이 로켓배송으로 취급하는 상품 종류가 무려 500만가지 이상이다.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상품이 최대 8만 가지인 점을 감안하면 놀랄 정도다.

 

지금은 우리 일상의 한 축이 된 '로켓배송' 발(發) 물류 혁신은 국내 유통업계 물류 지도를 송두리째 바꾼 대사건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또한 쿠팡 성장의 원동력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실제 쿠팡은 로켓배송을 출범한 후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말 기준 쿠팡 활성 고객 1811만명, 유료 멤버십 회원 900만명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이처럼 쿠팡이 ‘속도’와 ‘규모’ 두 마리 토끼를 잡아 유통 대기업을 흔들 물류 혁신을 일궈낼 수 있었던 저력과 배경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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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단계로 최소화한 쿠팡 유통 과정 [사진=쿠팡]

 

쿠팡은 전국 30개 지역에 1000여개에 이르는 물류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쿠팡이 물류 기술과 인프라에 투자한 금액은 1조원에 가까운 7500억원이다. 중요한 점은 김범석 의장이 쿠팡의 물류 인프라 첨단화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자체 물류 인프라를 통해 쿠팡은 유통 과정을 △제조업체 △쿠팡 물류센터 △쿠팡 배송센터 △고객  등 4단계로 최소화했다. 이른바 쿠팡이 끝까지 전부 책임지는 ‘엔드-투-엔드(end-to-end)’ 프로세스다.

 

일반적인 온라인 쇼핑몰은 △제조업체 △중간 유통사 △판매자 △택배 집하장 △택배 터미널 △택배 집하장 △고객까지 최소 7단계에 걸친 유통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쿠팡은 제조업체 제품을 직매입해 물류센터에 보관하는 형식으로 중간 유통사 과정을 생략했다. 이와 함께 쿠팡은 배송센터에 적재하고 있는 자체 쿠팡 차량을 이동해 배송을 끝내는 구조를 지녔다.

 

쿠팡의 물류 단축 프로세스는 통상적으로 2~3일 걸리는 일반 유통 과정을 불과 7시간 내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최대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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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서예림 기자]

 

쿠팡은 또한 유통 과정에서 주문이 들어온 제품을 최대한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배송센터로 이동시킬 수 있도록 물류시스템도 자체 개발했다. 이른바 'WMS(Warehouse Management System)'이다. 이 시스템은 제품 입고부터 출고까지 모든 과정을 총괄한다.

 

고객이 상품을 주문하면 WMS시스템이 즉시 배송지와 전국 각 물류센터 별 재고 현황을 파악해 어느 물류센터에서 상품을 출고할 지 결정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에게 최대한 신속하게 관련 제품을 전달할 수 있다. 

 

이밖에 WMS는 물류센터에서 ‘어떤 작업자가 상품을 집어올지’, ‘상품을 집어오기에 가장 짧고 빠른 이동경로는 무엇인지’ 등 작업자에게 세부사항을 실시간으로 안내한다.

 

이와 함께 일반 물류센터와 달리 랜덤스토우(Random Stow) 방식으로 상품을 배치하는 점도 쿠팡 물류 혁신의 비결이다. 이 방식은 제품 출고 시간과 이동거리를 줄여준다.

 

일반적으로 상품을 종류별로 나눠 배치하는 방식은 작업자 숙련도에 따라 작업속도가 좌우된다. 특히 다양한 품목을 가져오려면 이동거리가 매우 길어진다는 점도 문제점이다.

 

쿠팡은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컴퓨터로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각 상품 판매량과 판매시기 등을 고려해 작업자 동선이 가장 짧아지도록 계획하는 '랜덤스토우' 방식으로 상품을 배치했다.

 

또한 주문을 시간 단위로 모았다가 일괄적으로 출고하는 일반적인 온라인 쇼핑몰과 다르게 쿠팡은 실시간으로 출고 작업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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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S시스템이 가동 중인 PDA [사진=쿠팡]

 

쿠팡 관계자는 "수백만 단위 주문이 들어오기 때문에 주문이 쌓일 때까지 출고 작업을 기다리면 시간이 낭비된다"며 "이에 따라 소비자가 결제 하는 동시에 각각 주문이 WMS에 등록되고 즉시 집품, 포장, 출고 작업이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랜덤 스토우 방식은 미국 최대 유통업체 아마존을 벤치마킹했다"며 "아마존의 첨단 물류 시스템을 면밀하게 연구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도록 자체 개발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쿠팡 고객이 500만 가지가 넘는 제품 중 일부를 정해 자정이 다 돼가는 시간에 주문해도 다음날 약속된 시간에 받아볼 수 있는 것은 랜덤 스토우의 혁신 기술 때문"이라며 "쿠팡은 주문부터 배송까지 모든 과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그동안 물류 인프라를 확충하고 차별화된 물류 시스템을 확보한 데 힘입어 쿠팡 경영성적표는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다.

 

쿠팡은 올해 2분기 매출액이 6조6242억원, 영업손실은 지난해 2분기에 비해 87% 감소한 847억원이다. 쿠팡은 광범위하고 혁신적인 물류 시스템을 총동원해 올해 하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더욱 늘려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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