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2.09.21 01:44 ㅣ 수정 : 2022.09.21 17:47
업황부진, 외국인 매도세에 삼성전자 5만원대 중반까지 하락하고 SK하이닉스도 2개월만에 8만원대로 주저앉아, 글로벌 수요감소와 재고물량 증가, 가격하락 등 반도체 관련주 삼중고에 시달려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반도체 관련주들이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바닥이라고 들어간 투자자들은 바닥 밑에 지하실을 계속 파고 있는 주가흐름에 망연자실해하고 있다.
국민주 삼성전자는 20일 주식시장에서 5만5800원에 마감하며 연중 최저치 수준을 나타냈다. 6만전자가 깨진 데 이어 이제는 5만전자 중반까지 내려왔다.
SK하이닉스 역시 20일 주식시장에서 전거래일 대비 2.22% 하락하며 8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가 9만전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7월1일 이후 처음이다. 작년말 13만1000원과 비교하면 올들어 32.8% 하락했다.
외국인들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대거 시장에 매도하면서 낙폭을 키우고 있다.
증권사들은 앞다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줄줄이 낮추고 있어 주가하락에 불을 붙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삼성증권 목표주가를 기존 7만5000원에서 7만원으로 낮췄고 KB증권은 SK하이닉스 모교주가를 기존 12만5000원에서 12만원을 하향 조정했다.
이같은 반도체주 부진 현상은 뉴욕증시에서도 마찬가지다.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전거래일 대비 0.2% 하락한 133.5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작년말 294.11달러였으나 올들어 54.5% 하락해 반토막이 났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와 함께 미국 정부가 핵심 반도체에 대한 중국수출을 금지하면서 엔비디아의 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탓이다.
반도체주의 하락은 이미 예견됐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감소하며 재고가 쌓이고 가격까지 하락하는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닥이 어디인지 가늠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추락이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은 패닉상황으로 번지고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1.32% 하락한 2543.89를 기록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지난 7월1일 2458.46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오름세로 돌아서며 지난 8월18일 3037.84까지 회복했다.
그러나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이후 연일 추락하며 2500선까지 내려온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당분간 반도체 업황이 좋아질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데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잇딴 자이언트스텝 조치로 금리가 계속 뛰고 있고 그로인해 세계경제는 침체가 가속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반도체 수요는 계속 줄고 있고 만들어놓고도 팔리지 않는 재고물량이 쌓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급격하게 늘고 있는 반도체 재고 증가세가 어느정도 완화될 때까지는 반도체 관련주들의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