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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오프라인 '중고 매장'에 가속페달 밟는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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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림 기자
입력 : 2022.09.23 00:35 ㅣ 수정 : 2022.09.23 00:36

MZ세대 리셀·가치소비 문화 확산에 지난해 중고거래 시장 2008년 대비 6배 성장
현대백화점, 신촌점 한 층 전체 '중고 전문관'으로 리뉴얼...미아점 1층에 중고매장 입점
롯데·신세계백화점도 중고거래 플랫폼 투자 이어 팝업스토어 오픈...중고거래 시장 본격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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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뉴스투데이=서예림 기자] "중고거래 플랫폼 긴장해" 명품과 초고가제품 판매에 주력해온 백화점 업계가 최근 ‘중고’에 꽂혔다.

 

백화점업계의 이러한 '외도'는 최근 MZ세대(20~40대 연령층)를 중심으로 명품, 한정판 운동화 등 희소 상품 리셀(resell·재판매)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데 이어 물가 상승으로 '가치 소비'를 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데 따른 것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중고거래 시장 규모에 발 맞춰 그동안 신상품과 명품만을 취급했던 백화점 업계가 ‘중고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2008년 4조원이던 우리나라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지난해 24조원으로 6배 가량 커졌다. 특히 국내 대표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의 월 이용자 수는 2018년 50만명에서 올해 8월 1800만명으로 4년새 약 30배 넘게 늘었다.

 

중고거래 시장이 이처럼 단시간에 활성화될 수 있었던 데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명품, 한정판 운동화 등 희소 상품을 사고 파는 것, 즉 리셀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물가상승으로 ‘가치 소비’ 트렌드가 확산된 점도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중고거래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15∼20%씩 무서운 속도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배경속에서 중고거래 활성화에서 가능성을 눈여겨 본 백화점 업계는 ‘중고’로 눈을 돌려 MZ세대 발걸음을 돌리기 위한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당근마켓, 번개장터, 중고나라 등 온라인 플랫폼이 휘어잡고 있던 중고거래 시장에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이 뛰어들면서 중고거래 시장이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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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신촌점 유플렉스 4층 ‘마켓인유’ 매장 전경 [사진=현대백화점그룹]

 

■ 현대백화점, 백화점 한 층 전체 '중고품 전문관'으로 리뉴얼하는 등 '파격적 행보' 

 

현대백화점 신촌점은 지난 16일 MZ세대 전문관 유플렉스 4층 전체를 중고품 전문관 ‘세컨드 부티크(Second Boutique)’로 리뉴얼(재단장)해 오픈했다. 백화점 한 층 전부를 중고품 전문관으로 리뉴얼한 것은 현대백화점 신촌점이 업계 최초다.

 

세컨드 부티크에 입점하는 국내 최대 규모 중고 의류 플랫폼 ‘마켓인유’는 칼하트, 리바이스, 챔피온 등 중고 의류를 6000벌 이상 판매한다. 이밖에 중고 명품 거래 업체 ‘미벤트’, 중고 명품 시계 편집숍 ‘서울워치’, 해외 보석·향수·식기 같은 빈티지 상품을 판매하는 ‘리그리지’도 매장도 입점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변화하는 고객 트렌드에 발맞춰 업계 최초로 세컨핸드(중고) 전문관을 선보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고객 취향에 맞는 다양한 공간과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의류 상품은 전문 업체를 통해 세탁과 살균을 거쳐 판매하고 명품 제품은 전문가 감정을 받은 정품만 선별해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미아점 1층은 중고명품 거래 회사 브랜드나라가 운영하는 ‘럭스어게인’ 매장의 문을 열었다. 백화점 얼굴이라고 불리는 백화점 1층은 명품이나 뷰티 브랜드가 입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핵심 공간'에 '중고 매장'이 자리잡게 된 셈이다.

 

이와 관련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중고 관련 팝업스토어를 운영해본 결과 중고 매장의 전체 고객 10명 중 9명이 20∼30대"라며 "젊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효과가 커 백화점 1층에 명품 대신 중고를 넣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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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광복점 ‘클로젯셰어’ 팝업스토어 매장 전경 [사진=롯데쇼핑]

 

■ 롯데·신세계도 중고품 팝업스토어 개설...중고거래 플랫폼 투자 등 '눈독'

 

이에 질세라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도 중고품 매장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올해 6월 '백화점의 얼굴'이라고 불리는 1층을 해외 럭셔리 브랜드 중고품을 한데 모은 편집숍으로 꾸며 한시적으로 운영했다. 또한 신세계그룹 투자사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지난 1월 번개장터에 820억원을 투자해 중고거래 시장에 눈독 들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6월 서울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서 중고 의류 플랫폼 ‘마켓인유’ 팝업스토어(임시매장)를 운영했다. 시험 삼아 운영한 팝업스토어였지만 약 두 달간 고객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자 분당점에서도 행사를 진행했다. 

 

이와 같은 추세를 몰아 부산 중구 롯데백화점 광복점은 이달 22일까지 중고 의류를 판매하는 ‘클로셋셰어’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팝업 스토어에는 해외 브랜드와 국내 컨템포러리(유행하는 패션) 브랜드 중고 상품을 최대 7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판매뿐만 아니라 대여 서비스까지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3월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 지분 93.9%를 인수하고 롯데 유통사가 갖추고 있는 온·오프라인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중고 의류 시장이 아직은 성장 단계에 있지만 앞으로 이런 서비스가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백화점 업계가 잇따라 중고거래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중고거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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