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 눈에 띄네... ESG 화두, 주주친화 넘버원 '점프'

황수분 기자 입력 : 2022.09.22 08:25 ㅣ 수정 : 2022.09.22 15:13

올해 '자사주 소각' 결정 공시 건수, 총39건...지난해 두 배 증가
포스코홀딩스·금호석유화학·한미반도체 등 소각... 투자자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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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식시장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화두로 떠올랐다. [이미지=freepik]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발맞춰 상장 기업들이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목적으로 ‘자사주 소각’에 나서는 모습이 눈에 띈다.

 

자사주 소각은 이익잉여금으로 회사 주식을 장내 매수한 뒤 이를 소각하는 것으로, 자본금 변화 등은 없고 발행주식 총수를 줄여 주당순이익을 증가시킨다. 

 

이에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가치를 높이는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통한다. 미국 등 선진국들은 이미 자사주 매입 이후 소각을 배당보다 주가부양·안정효과가 큰 주주환원 정책이라고 여겨 이를 적극 활용에 나서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자사주 소각 결정 공시 건수는 지난 2일 기준 39건으로 전년(19건) 동기 대비 두 배 증가했다. 

 

올해 들어 글로벌 긴축에 따른 증시 침체로 기업들이 주주환원 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그도 그럴 것이 올 초만 해도 코스피지수(1월3일 종가기준 2,988.77)는 3,000선에 육박했다.

 

하지만 전일인 21일은 지수가 2,400선도 무너진 2,347.21로 장을 마감했다. 이에 상장사들은 자사주 취득에 이어, 소각을 결정하며 주가 하락 방어에 나설 수밖에 없다.

 

특히 ESG 경영이 중심이 됐고, 대표적 주주환원 정책인 배당 외에 자사주 소각 분위기 또한 무르익고 있는 상태다. 물론 개인투자자들의 주주친화적 요구 목소리가 크게 작용했다는 뜻이 된다. 

 

정부도 주주 가치 제고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한 간담회에서 “기업들의 자기주식이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에 부합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이 원장의 발언은, 지난해 말 기준 개인 국내 주식 계좌수(2825만좌)는 2020년 말 대비 59% 급증한 것을 볼 때,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로부터 투자자들의 고심을 덜어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여하튼 자사주 소각은 시장에서 호재로 인식된다. 발행 주식수가 줄어 주당 가치가 오르기 때문에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히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자사주 매입 후 소각까지 돼야 진정한 주주환원 정책이라며 그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향후 매도 물량이 쏟아지는 등의 우려를 없앨 수 있어서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자사주 취득이 곧 소각으로 이어져야 기업이 저평가됐다는 신호를 강화할 수 있고, 지배주주의 자사주 남용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은 자기주식을 매입 한 이후 소각하지 않고 보유하면서 최대주주의 경영권 강화에 활용해 왔다. 금융당국도 혹여라도 부당하게 주가를 조작할 우려가 깔려 이를 엄격히 제한했다.

 

최근 분위기는 일정한 요건을 갖출 시 자사주 취득을 넓게 인정하는 편이다. 자사주 소각은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를 한층 끌어올려 주고, 자본금을 줄여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인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엇보다 국내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발표가 주가 상승으로 곧바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주주들이 명확하게 알기 어려운 탓이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따라서 자사주 매입은 소각으로 이어진다면 주가의 저평가를 탈피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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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기에 발맞춰 상장 기업들이 주가 안정을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자사주 소각’에 나서는 모습이 눈에 띈다. [이미지=freepik]

 

올해 자사주 소각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은 포스코홀딩스(005490)로, 5675억원 규모다. KB금융(105560)이 3000억원으로 2위, 메리츠증권(008560)은 1995억원으로 3위다. 이어 미래에셋증권(006800)이 1740억원, 하나금융지주(086790)·신한지주(055550)·금호석유화학(011780)이 동일한 규모인 1500억원 순이었다.

 

시가총액 5000억원 이하 중소형주 중에선 화성산업(002460)이 545억원 규모를 소각했고 다올투자증권(030210)은 501억원, KISCO홀딩스(001940) 376억원, 한국철강(104700) 297억원, 락앤락(115390) 148억원, 피에스케이(319660) 104억원, 한라(014790)는 100억원 순이다.

 

가장 최근 금호석유화학 1500억원 규모 자기주식 취득 완료에 따른 소각을 결정했다. 이번 소각 대상 자사주는 총 98만1532주로 전체 보통주 발행주식 수의 3.2% 규모다. 소각 예정일은 오는 27일이다.

 

한미반도체(042700)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올해 11월 중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진행한다고 지난 15일 공시했다. 보통주 158만452주(1.6%) 대상이다.

 

휴마시스(205470)는 지난 1일 이사회를 통해 5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소각 결정에 대한 안건을 의결했다. 앞서 지난 3월 자사주 취득 신탁 계약을 체결했고, 계약(6개월) 종료 직후인 지난 19일 소각 완료했다.

 

포스코홀딩스(005490)는 지난달 12일 이사회를 열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6722억원(11일 종가·장부가 기준 5675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이날 소각 결정한 자사주 수는 2615주 규모로, 발행주식 기준 3%다. 2001∼2004년 네 차례에 걸쳐 930만주를 소각한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 

 

현대모비스(012330)는 약 708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28만8000주를 소각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기존 취득했던 자기주식으로 모두 708억원 규모로, 소각일은 지난 15일이었다.

 

대아티아이(045390)는 23억7000만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고 지난달 24일 공시했다. 소각할 주식은 67만8145주로, 발행주식총수의 0.95%에 해당한다. 소각 일은 지난달 31일이며, 이날 소각 금액은 23억7000만원 규모다. 

 

NHN(181710)은 748억2875만원 규모 자기주식 150만717주 소각을 결정했다고 지난달 9일 공시했다. 소각일은 같은 달 17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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