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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은행장 임기 종료 앞둔 농협금융···'안정이냐 변화냐’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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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일 기자
입력 : 2022.09.29 07:20 ㅣ 수정 : 2022.09.29 09:35

손병환 회장·권준학 행장 올해 말 동시에 임기 종료
경영 기간 농협금융·농협은행 실적, 눈에 띄게 성장
권준학 행장 무난한 연임 전망··손병환 회장 미지수
농협금융 특유 정체성에 회장 선임 외풍 재현 우려
손병환 연임 성공 시 내부출신 상징적 선례 기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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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오른쪽)과 권준학 NH농협은행장 / 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의 임기가 올해 말 종료되면서 조직 변화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두 사람 모두 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성공 여부에 대해선 여러 의견이 나온다. 

 

손 회장과 권 행장은 실적 등 조직 성장 측면에선 합격점을 받았단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농협금융 특성상 실적만으로 연임을 장담하긴 어렵다는 관측이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외풍(外風)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 회장과 권 행장의 임기는 오는 12월까지다. 지주사  회장과 핵심 계열사인 은행장에게 주어진 경영 기간이 동시에 만료되는 셈이다. 두 사람 모두 이번이 첫 임기다. 

 

임기 종료가 다가오면서 이들의 연임 여부도 관심이다. 금융권에선 손 회장과 권 행장 모두 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농협금융과 농협은행 성장세를 봤을 때 연임 요건 자체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먼저 농협금융의 실적은 손 회장이 취임한 지난해 1월 이후 우상향하고 있다. 작년 연간 순이익은 전년 대비 32% 증가한 2조2919억원으로, 지주사 출범 이후 역대 최대 기록을 썼다. 이자·비(非)이자 이익의 균형과 리스크 관리가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농협금융은 올 상반기까지 1조350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5.3% 늘어난 수치로, 이 흐름대로라면 올해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충당금 적립 등 건전성 관리에도 순이익 증가를 시현했다.

 

농협은행도 성장세다. 농협은행의 작년 순이익은 1조55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3.5% 늘었다. 올 상반기 역시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7.8% 증가한 922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이익 증가가 호실적을 이끌었다. 

 

실적 개선에 따라 농협금융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농협금융이 내는 농업지원사업비(4460억원)를 반영한 순이익은 2조6034억원으로, 우리금융지주(2조5879억원)를 넘었다. ‘만년 5위’였던 농협금융이 4위를 다투는 금융사로 성장한 셈이다. 

 

금융권에서도 손 회장과 권 행장을 중심으로 농협금융이 성장했다는 데 이견이 없다. 두 사람이 올해 말 임기 만료 전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실적 성장은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권 행장의 경우 무난한 연임을 점치는 시각이 많다. 그는 실적 뿐 아니라 디지털전환(DT)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농협은행의 지속가능성장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조직 안정·성장 차원에서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적어도 내년 초까지 은행 실적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연임 여부는 경제 위기 대응과 미래 전략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농협은행이 농업 지원 뿐 아니라 다각도의 생존 전략을 펼치는 걸 보면 권 행장 연임에 반대하는 사람은 많이 않을 거 같다”고 말했다. 

 

다만 손 회장 연임 여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권 행장과 함께 조직 성장의 선봉에 선 공로가 인정되지만, 농협금융 특유의 정체성이 변수로 떠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농협금융 회장 선임 때는 늘 관료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렸다. 농협금융은 농협법에 따라 설립된 특수한 조직이라 관(官)과의 관계가 밀접할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각종 정책 자금을 관리한다는 점 등에서 당국의 입김을 피할 수 없는 구조다.

 

실제 2012년 농협금융 출범과 함께 선출된 신충식 초대 회장을 제외하고 신동규·임종룡·김용환·김광수 등 이후 회장에 오른 인물은 모두 1급 공무원 출신이었다. 

 

또 농협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농협중앙회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농협중앙회 의중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농협중앙회장이 바뀌면 금융지주 등 계열사 임원들이 줄사표를 내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져 있다. 

 

일각에선 새 정부 출범이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 정책 지원이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친(親)정부 인사가 경쟁 상대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그간 농협금융이 ‘낙하산 인사’ 논란을 피하지 못해온 이유다. 

 

손 회장의 연임 여부는 금융권에서도 관심사다. 정통 ‘농협맨’이자 내부 출신인 손 회장이 연임에 성공할 경우 향후 농협금융 회장 선임 공식도 달라질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손 회장을 신임하고 있다고 알려진 건 연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권의 또 다른 관계자는 “내부출신인 손 회장이 회장에 올랐을 때 많이 놀라웠던 기억이 있다”며 “연임이라는 기록까지 세우면 본인은 물론 앞으로의 농협금융 문화에 상징적 사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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