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엔씨소프트·스마일게이트 등 게임업계, 'IT인재 모시기'에 가속페달
[뉴스투데이=이화연 기자] 넥슨,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등 주요 게임회사들이 각 사 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정보통신(IT) 인재 모시기에 나섰다. 이는 채용 한파가 불고 있는 다른 산업군과 180도 다른 상황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일 IT업계에 따르면 게임회사들은 인건비 부담에도 최근 몇년 새 인재를 꾸준히 채용해왔다. 실적에 악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게임 신작과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플랫폼 등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투자하는 차원이다.
이에 따라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대학생을 채용하기 위해 대규모 인턴십을 실시하는가 하면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공채) 소식을 발표한 회사도 많다.
■ 인건비에 2분기 실적 휘청…그래도 ‘닥치고 채용’ 이어간다
주요 게임업체들은 높아진 인건비와 마케팅비 영향으로 올해 2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넷마블은 올해 2분기 영업손실 347억원을 내면서 전년 동기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이는 영업비용 상승에 따른 것이다. 넷마블의 2분기 인건비는 189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2.7% 올랐다.
위메이드도 2분기 영업손실 333억원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이 회사 영업비용은 239%나 뛰었는데 이 가운데 인건비가 244% 오른 562억원으로 비중이 컸다.
굵직한 신작을 모두 발표한 넷마블은 현재까지 별다른 채용 소식이 없다. 그러나 위메이드는 적자 전환에도 공격적인 채용 기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블록체인 사업을 위해 분기당 80~100명의 인력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라고 선언했다.
위메이드 외에도 많은 게임회사들이 하반기 공채 시즌이 시작된 9월부터 대거 채용 소식을 전했다. 이 가운데 넥슨, 위메이드플레이, 웹젠 등은 인턴십 채용을 진행해 정직원 전환과 실무 경험 기회를 제공한다.
넥슨은 10월 4일까지 채용형 인턴십 ‘넥토리얼’ 지원자를 모집한다. 이번 인턴십에는 넥슨코리아, 넥슨게임즈, 넥슨네트웍스, 니트로스튜디오 등 4개 법인이 참여한다. 채용인원은 무려 세 자릿수 규모로 게임프로그래밍, 엔지니어 등을 모집한다.
넥토리얼은 6개월 간 교육, 멘토링, 실무 경험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성장형 인턴십 프로그램이다. 정규직 직원과 동일한 수준의 급여와 복지를 제공하는 것이 넥토리얼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선발자들은 선배들과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일하며 넥슨의 기업 문화까지 충분히 경험할 수 있다.
정직원 전환에 있어 인원 제한은 없다. 지난해 실시한 넥토리얼 인턴십 1기는 대상자의 91%가 정직원으로 전환하는 기록을 세웠다.
모바일게임 ‘애니팡’ 시리즈로 유명한 위메이드플레이는 ‘2022년 하반기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예비 개발자를 모집한다. 이번 인턴십은 서버 운영, 캐주얼 게임·클라우드 서버 개발, 전문 교육 등 업무와 교육을 병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이뤄졌다. 특히 연령, 전공, 경력, 참가자 수에 제한을 없애 장벽을 낮췄다.
웹젠은 10월 17일까지 개발지원, 기술, 경영지원 등 30개 직무에서 두 자릿수 규모로 채용한다. 웹젠 본사를 비롯해 신작 게임 개발을 담당하는 자회사 ‘웹젠레드코어’와 ‘웹젠블루락’도 참여한다.
■ 대졸 공개채용·전문가 모집…메타버스·블록체인 신사업 몰두
신작 개발과 신사업 기획에 있어 필요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신입·경력 사원을 공개 채용하는 회사도 많다.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는 10월 12일까지 2022 신입사원 공개채용 서류접수를 진행한다. 이번 채용에는 코딩테스트 직무를 확대한 점이 특징이다.
엔씨는 ‘2022 신입사원 공개채용 안내 웹페이지’를 열어 세부 모집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는 유튜버 ‘빠더너스’와 협업한 채용 홍보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채용설명회와 직무설명회도 연달아 개최한다.
특히 직무설명회는 엔씨가 개발 중인 신규 메타버스 플랫폼 ‘미니버스’에서 진행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지원자는 캠핑 콘셉트로 구현된 미니버스 설명회장에서 엔씨 사옥 투어, 채용 상담, 보물 찾기 이벤트 등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스마일게이트 산하 인공지능(AI) 센터는 6개 분야에 걸쳐 경력 연구개발 인재를 모집한다. 지난 2020년 8월 출범한 스마일게이트 AI센터는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AI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계열사다.
크래프톤은 게임 개발 액셀러레이터 직군에서 상시 채용을 진행한다. 15년 이상 게임 개발 경력을 갖고 있거나 개발 조직 주요 리더 경험이 있는 이들을 주요 대상으로 한다. 크래프톤의 게임 개발 액셀러레이터는 게임 개발 과정에서 크래프톤 개발 조직을 적극 지원하고 자문을 제공하는 전문가 직군이다.
컴투스도 지난달 신작 역할수행게임(RPG) 개발에 참여할 아트 직군 인재 채용 접수를 진행했다. 컴투스는 이번 채용을 통한 입사자 전원에게 입사와 동시에 일주일 간 리프레시 휴가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사내 추천 제도를 통해 채용이 성사되면 추천한 임직원과 입사자 모두에게 각각 300만원을 지급하는 통 큰 포상을 걸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신작의 흥행 여부가 실적과 향후 전망성을 가르는 게임업계에서 개발 인재는 자산이나 다름없다”며 “고(高)퀄리티 게임을 제작하는 역량은 물론 게임회사들이 눈을 돌리고 있는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미래 먹거리 발굴 역량도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