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 네이버 카카오 바닥 모를 동반추락, 올해 50% 이상 급락에도 반등기미 없어
정승원 기자 입력 : 2022.10.04 22:40 ㅣ 수정 : 2022.10.04 22:40
네이버 북미 최대 패션플랫폼 포쉬마크 2조3400억원에 인수발표한 날 주가는 8% 이상 급락, 카카오와 함께 올해 마이너스 50% 이상 하락하며 시가총액 반토막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4일 주식시장에서 네이버가 전거래일대비 8% 이상 하락하며 17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카카오도 전거래일보다 2.1% 하락하며 5만5000원대로 내려앉았다.
미국 국채금리 안정으로 투자심리가 모처럼 호전되며 이날 코스피 지수가 2.5%나 올랐음에도 네이버와 카카오는 동반하락하며 투자자들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대표적인 성장주로 꼽혔던 네이버와 카카오가 연일 신저가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네이버는 작년말 37만8500원에서 4일 종가 기준 17만6500원까지 떨어지며 올들어 53.3% 하락했다. 카카오 역시 작년말 11만2500원에 거래되던 주식이 4일 현재 5만5900원으로 50.3%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25.7%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거의 2배 이상 빠진 것이다.
네이버가 이날 특히 하락폭이 컸던 데는 네이버가 북미 최대 패션플랫폼인 포쉬마크를 2조34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것이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네이버 최수연 대표는 4일 네이버의 미국 패션 C2C(개인 간 거래) 커뮤니티 포쉬마크 인수 발표 이후 주가가 8% 넘게 급락한 데 대해 “너무 심려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시장을 다독였지만 투자자들은 포쉬마크 인수가격이 비싼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투매현상이 일어났다.
최수연 대표는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인수는 작년에 이것(포쉬마크)보다 매출의 5분의 1 정도 규모의 회사(디팝)도 더 낮은 가격으로 매수할 만큼 굉장히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평가를 해외에서는 받는 것 같다”며 인수가격이 높지 않음을 강조했지만 시장의 불안심리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카카오 역시 올들어 하락폭이 깊어지며 작년말 대비 50.3% 하락했다. 3일 주식시장에서는 장중 5만50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작성하기도 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30일 기준 각각 31조7400억원과 25조4200억원으로 57조170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말 두 종목 시가총액 합게가 112조2400억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인 55조원 가량의 시총이 증발한 것이다.
주가가 하락하는 동안 외국인과 기관은 네이버와 카카오 주식을 줄기차게 팔았다. 네이버는 최근 6개월간 외국인이 490만주, 기관이 167만주를 매도한 반면 개인은 630만주를 사들였다.
카카오는 같은 기간 외국인이 630만주를, 기관이 512만주를 팔아치운 반면 개인은 1129만주를 사들였다. 외국인과 기관들이 팔아치운 주식을 개인들이 모두 받았지만 주가성적표는 참담한 수준이다.
지난해 주가가 고공행진을 벌였던 두 종목의 몰락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세 차례에 걸쳐 자이언트스텝(0.75%P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등 금리가 급등세를 타면서 성장주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불안심리 때문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주가가 반토막이 났음에도 당분간 주가반등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연준이 내년 상반기까지 강력한 금리인상 기조를 지속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성장주 주가가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