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은 줍는데 속절없이 떨어지는 '네이버'…“이런 식이면 더 적극적이어야”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국내 인터넷 대장주 네이버(NAVER, 035420)의 주가가 속절없이 내리며 개미투자자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네이버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만2500원(7.08%) 급락한 16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증시가 크게 충격을 받았던 2020년 4월 13일(장중 저가 16만2500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최근 네이버는 미국 최대 C2C(개인 간 거래) 중고거래 플랫폼 ‘포쉬마크’를 인수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주가 흐름을 반전시키는 데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네이버의 주가는 올해 8월말 종가(24만원) 대비 지난 9월 한 달간 19.38% 빠지며 지난달 30일 19만3500원을 기록했다. 총 20거래일 동안 상승을 기록한 날은 △5일 △13일 △23일 등 총 3일에 불과했다.
지난달 내리 하락했던 주가는 이달 들어 2거래일 동안 1주당 2만9500원이 추가로 하락했다. 이는 지난 8월말 종가의 12.29% 수준이며, 이를 합산하면 주가는 한 달여 만에 31.67% 급락한 것이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30일 종가(37만8500원)와 비교하면 56.67% 내린 수준이며, 지난해 10월 28일 장중 기록한 52주 고가(41만9500원)보다는 60.91% 떨어졌다.
지속적으로 네이버의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은 꾸준히 순매수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전일까지 네이버에 대한 개인의 순매수 금액은 3조1251억원 규모로, 같은 기간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개인 순매수액 2위를 차지했다. 주가가 7% 넘게 급락한 전일에도 개인은 네이버를 3619억원어치 추가로 순매수했다.
올해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를 포함해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연이어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대표 성장주인 네이버의 주가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금리 인상은 기업의 미래 이익에 대한 할인율을 높여 장래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기 때문이다.
지난 3일에는 이사회를 통해 포쉬마크 지분 100%를 2조3441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국내 인터넷 역사상 최대 규모 ‘빅딜’이다.
포쉬마크는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 패션 중고 거래 플랫폼으로, 사용자 중 80%가량이 MZ세대인 글로벌 패션 C2C 1위 기업이다. 커머스와 소셜 기능이 결합된 독보적인 사업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인수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지난 4일 주가는 오히려 전 거래일보다 8.79% 급락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포쉬마크를 인수한 금액이 다소 비싸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또 올해 포쉬마크가 적자 전환했다는 점도 우려의 대상이 됐다.
이에 대해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리셀·중고 패션 시장 규모가 2026년 2190억달러(312조원)로 성장할 것을 감안하면 아직은 시장이 태동하는 시기고, 향후 큰 가능성이 있다”며 “너무 큰 우려는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도 같은 자리에서 “인수하는 회사의 주주 입장에서 네이버의 포쉬마크와 C2C 커머스 전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이게 단기적으로 어떤 가치로 돌아올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이 있어 주가가 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에 큰 금액이 들어간 만큼, 당분간 현금을 활용한 추가적인 투자기회의 강도가 약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주가 약세가 상당 기간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도 언급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딜을 통해 미뤄볼 때 향후 네이버 매니지먼트의 주된 관심사는 커머스 부문 중심의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로 판단된다"며 "회사의 의지는 높게 평가하지만, 시장에 성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차입·투자자산 유동화 및 포쉬마크가 보유한 현금을 활용할 여지가 있으나, 이번 인수 이후 추가적인 대규모 투자기회의 강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큰 TAM(회사가 향후 영위할 수 있는 전체 사업 규모) 성장 잠재력을 확보한 메타버스 부문에 대한 투자가 가시화되는 점도 이번 딜의 상대적 투자매력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매크로 환경 영향이 1년 남짓 지속되고 있다는 점과 그로 인해 고점 대비 상당히 급락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이런 식의 과도한 급락이면 매크로 환경 영향 안정화로 시장 여론이 바뀌는 것을 기다리기보다 좀 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