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하트스튜디오 김재영 호(號), '쪼개기 상장' 논란에 결국 백기 들어
[뉴스투데이=이화연 기자] 카카오게임즈의 ‘알짜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이하 라이온하트·대표 김재영)가 시장 상황과 '쪼개기 상장' 논란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라이온하트가 상장 일정을 연기하자 증시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라이온하트는 카카오게임즈 매출의 65%를 차지하는 모바일 게임 ‘오딘: 발할라라이징’(이하 오딘)을 개발한 회사다. 이에 따라 라이온하트를 상장하는 것은 사실상 ‘쪼개기 상장’이나 다름 없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다만 라이온하트가 상장 의지 자체를 철회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카카오게임즈는 각자도생 방안에 매진할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이하 우마무스메) 서비스 개선에 주력하고 올해 하반기 ‘에버소울’, 내년 상반기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이하 아레스) 등 신작을 출시할 예정이다.
■ 라이온하트 상장 연기에 카카오게임즈 주가↑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9.44%(3300원) 오른 3만8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라이온하트가 증권신고서 철회를 공식화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라이온하트는 ‘오딘’을 개발한 회사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11월 유럽 법인을 통해 라이온하트 지분 약 30.37%를 약 4500억원에 인수하며 총 지분 51.95%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오딘은 지난해 6월 29일 정식 출시 이후 19일만에 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다. 인기는 꾸준히 지속돼 지난해 카카오게임즈 연간 영업이익의 65%를 오딘이 책임졌다.
오딘은 올해 3월 말 대만, 홍콩 등 중화권 지역에 출시돼 2분기 카카오게임즈가 역대 최고 수준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기여했다. 라이온하트 상장으로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얼어붙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라이온하트 측은 증시 약세에 투자심리가 얼어붙자 “제 값을 못 받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일정을 연기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시장에서는 카카오에 대한 ‘쪼개기 상장’ 비난 여론을 의식한 결과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카카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등 카카오 그룹주는 모두 곤두박질치고 있다.
다만 상장예비심사 승인 효력이 6개월 간 유지되기 때문에 라이온하트는 늦어도 내년 3월까지 상장에 재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지난 9월 말 상장예비심사를 승인 받았다.
카카오게임즈는 각자도생을 위한 신작 개발과 우마무스메 서비스 안정화로 살림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김하철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증권신고서 철회 이슈 후 주가는 일시적으로 반응할 것”이라며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신작 ‘아키에이지 워’가 주요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 ‘각자도생’ 앞둔 카카오게임즈…에버소울·아레스 등 신작 대기
카카오게임즈는 에버소울, 아레스, 디스테라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 라인업(제품군)을 준비 중이다.
먼저 모바일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에버소울’이 올 하반기 중 출격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예비 이용자를 위해 게임 세계관을 담은 영상을 공개해 게임 속 용어와 배경을 소개하고 있다. 출시가 임박한 만큼 카카오게임즈는 게임 설정과 스토리, 게임 내 콘텐츠 등 다양한 정보를 공식 브랜드 페이지와 유튜브, 톡채널 등을 통해 차례대로 공개할 예정이다.
아레스는 대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내년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 게임 핵심인 ‘캐릭터 슈트’ 미리보기 영상을 공개해 기대감을 높였다.
PC 1인칭슈팅(FPS) 게임 ‘디스테라’는 지난 6월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데모 버전을 선보였다. 리얼리티매직이 개발 중인 디스테라는 디스토피아 세계관 속 버려진 지구를 배경으로 한 멀티플레이 생존 FPS 게임이다.
최근 운영 미숙으로 ‘마차 시위’ 등 이용자와 갈등을 빚은 모바일 게임 우마무스메는 최근 새로운 캐릭터, 쥬얼(재화) 증정 이벤트, 레전드 레이스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는 자회사 라이온하트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상장 시나리오를 피하게 된 점은 주가에 긍정적”이라면서도 “게임 대작 준비 기간이 2∼3년 이상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 내 신작 흥행을 일궈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