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노트북 반으로 접고, 돌돌 말고'...삼성·LG전자, '플렉시블 노트북 시대' 활짝
전소영 기자 입력 : 2022.10.23 05:00 ㅣ 수정 : 2022.10.23 05:00
세계 최초 폴더블 노트북 ‘씽크패드 X1 폴드’ 출시한 레노버 레노버 뒤 이은 에이수스, 400만원대 고가에도 시장 관심↑ 국내외 폴더블 제품 개발·연구 박차로 시장 성장 가능성 커 삼성·LG전자도 롤러블 노트북 시장 진출 채비...출시 시점만 남아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삼성전자 '갤럭시 Z' 시리즈가 주도하고 있는 폴더블(Foldable·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이 해마다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갤럭시 Z 시리즈는 삼성전자 구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브랜드 '갤럭시' 시리즈에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제품을 뜻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폴더블폰 시장은 갤럭시 Z 플립1이 출시된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69.9%의 가파른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폴더블폰 출하량은 오는 2025년 300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점쳐진다.
폴더블 기술은 스마트폰에 이어 노트북 시장으로 번질 정도로 시대적인 화두가 됐다.
중국 PC 제조업체 레노버가 세계 최초로 폴더블 노트북을 출시한데 이어 최근 대만 PC 제조업체 에이수스(ASUS)가 업계 처음으로 17인치 폴더블 노트북을 내놔 폴더블 노트북에 대한 소비자 관심을 끌어올렸다.
특히 일반 스마트폰보다 화면이 더 큰 디스플레이가 속속 등장하면서 '접었다 펴는' 폴더블 뿐만 아니라 '롤러블(Rollable·돌돌 말 수 있는)' 시대도 열리고 있다.
이를 보여주듯 레노버는 이달 18일 해마다 개최하는 기술 컨퍼런스 '테크월드 2022'에서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롤러블 노트북'을 처음 공개했다. 롤러블 노트북의 정식 출시 시점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제 노트북도 폴더블에 이어 롤러블 제품이 등장하는 시점을 앞두고 있다.
IT(정보기술)업계에서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흔히 '플렉시블(Flexible) 디스플레이'라고 부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기술력에서 명실상부한 세계 최정상급 업체다.
이에 따라 세계 어느 기업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앞서 출시된 외국산 폴더블 노트북과 비교해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제품을 언제 내놓을 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 중국·대만이 먼저 선점한 ‘폴더블 노트북’ 시장
에이수스는 올해 1월 미국 네바다주(州)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올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 처음 공개해 전 세계인 이목을 끌었던 세계 최초 17인치 폴더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노트북 ‘젠북 17 폴드 OLED’를 지난달 26일 공식 출시했다.
폴더블 힌지(Hinge·구조물 지지점의 일종)와 17인치 고성능 OLED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젠북 17 폴드 OLED는 17인치 패널을 완전히 펼치면 태블릿 모드나 데스크톱 모드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이 디스플레이는 90도 접었을 때 블루투스 키보드 및 터치패드를 연결해 12인치 노트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테크 유튜버 ‘ITSub잇섭(이하 잇섭)’은 언박싱 콘텐츠(쇼핑한 제품 포장을 풀어 소개하는 콘텐츠)에서 “갤럭시 폴드도 힌지를 어느 정도 개선했다고 하지만 주름을 여전히 볼 수 있다"며 "젠북 17 폴드 OLED는 갤럭시 폴드와 비교해 주름 정도가 상당히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에이수스 관계자는 “자사의 독점 기술이 적용된 폴더블 힌지는 3만번 이상 접고 펴는 테스트를 통과해 완성도가 매우 높다”며 “새로운 폼팩터(제품 형태)에 기술적 완성도까지 더해져 가격이 비싸지만 시장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에이수스에 앞서 레노버는 지난해 2월 세계 최초 폴더블 노트북 ‘씽크패드 X1 폴드’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씽크패드 X1 폴드는 13.3인치 디스플레이를 갖췄으며 화면을 반으로 접으면 9.6 인치 화면 2개가 등장해 여러 작업을 동시에 하는 멀티태스킹 제품이다.
레노버 관계자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로 휴대성과 생산성을 극대화해 새로운 업무 방식을 탄생시켰다”고 설명했다.
■ 삼성전자·LG전자도 폴더블 노트북 '시동 걸어'...남은 건 ‘출시 시점’ 뿐
외국산 브랜드가 폴더블 노트북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소비자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의 중심축이며 LG전자는 세계 최초 롤러블폰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폴더블 노트북 출시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고 않고 있다. 그러나 이 두 회사가 폴더블 노트북은 물론 롤러블 노트북을 출시할 것이라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7월 출원한 ‘멀티 폴더블 전자 기기’라는 이름의 특허에 올해 1월 승인을 결정했다.
이 제품은 디스플레이와 키보드를 함께 접을 수 있는 형태다. 이에 따라 노트북 화면을 닫고 다시 세로로 접으면 완전히 펼쳤을 때보다 크기가 4분의 1로 줄어든다. 이에 따라 노트북과 키보드를 분리한 뒤 각각 접는 것도 가능해 노트북이 폴더블 태블릿PC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1월 막을 올린 ‘CES 2022’ 에서 OLED기반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노트북 시제품을 전시했다. 이 시제품은 좌우로 펼치는 디스플레이 ‘플렉스G’와 S자 형태로 꺾이는 ‘플렉스S’ 디스플레이다. 이와 함께 삼성디스플레이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제품 ‘플렉스 노트(Flex Note)’도 선보여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손잡고 삼성전자가 '갤럭시북 폴드'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에 질세라 LG전자도 첨단 노트북 제품 출시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를 보여주듯 LG전자는 롤러블 노트북 특허를 등록을 이미 마친 상태다. ‘롤러블 디스플레이 구조를 보유한 휴대용 전자장치’라는 이름의 특허는 화면을 13.3인치에서 최대 17인치까지 늘려 사용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 제품은 ‘하우징’이라는 명칭을 갖춘 긴 바 형태 케이스에서 디스플레이를 자유롭게 펼치고 말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폴더블 OLED 출하량이 2021년 1000만개에서 2028년 1억549만개로 급증해 연평균 40%라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이 성장하면 폴더블 IT(정보기술)제품은 더욱 일반화될 수 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국내외 폴더블 제품이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어 폴더블 노트북 시장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로 스마트폰에 적용해온 폴더블 기술이 노트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 폴더블 노트북은 기존 노트북과 비교해 휴대성이 좋고 멀티태스킹 기능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많은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에 따라 국내외 많은 업체들이 폴더블 제품 개발 및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노트북 시장에서도 폴더블 폼팩터가 또 하나의 새로운 선택지로 자리 잡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