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영號 카카오뱅크, ESG 핵심은 '그린IT'와 '취약차주 포용'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경영 및 투자는 글로벌 경제의 가장 뜨거운 화두이지만 '안정성'과 '수익성'이 보장되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많다. 하지만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ESG경영 주도에 역점을 두고 있다. 뉴스투데이가 ESG경영 ‘사례분석’을 통해 실체적 평가를 시도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인뱅) 중 유일하게 증시에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올해 처음으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했다. 현재 진행 중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현황과 중장기적 비전을 고객 및 투자자에 알리기 위함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2022년은 사회와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모두의 은행으로 사회적 책임을 더해가는 시작의 해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며 “금융 기술을 통해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편익을 증진하며 금융 산업과 우리 경제의 발전에 기여하는 은행으로 혁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는 해당 보고서에 ESG 지향점을 분명하게 녹여냈다. ‘모두의 은행’으로서 취약차주 포용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단 계획이다. 특히 주요 기업이 앞다퉈 뛰어든 ESG 경영에 혁신을 입히며 실효성·차별성 제고에 나선 게 눈에 띈다.
■ ‘시즌 2’ 돌입한 카카오뱅크···올해 ESG 경영 초석 다지고 4년 뒤 선도자 도약 추진
2017년 7월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올해부터를 ‘시즌 2’로 구분하고 본격적인 ESG 경영 초석 다지기에 돌입했다. 올해 ESG 경영 기반 구축 이후 2023년부터 2025년까지 고도화 작업을 거친 뒤 2026년부터 시장 선도자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말 윤호영 대표이사 직속 ESG팀을 꾸린 데 이어 올해 3월 이사회 내 ESG위원회도 신설했다. 위원회는 ESG 관련 전략을 수립·심의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카카오뱅크는 ESG 관련 조직 확대를 통해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은행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의 ESG 경영 지향점은 ‘낮추다·지키다·넓히다·높이다’로 압축된다. 약 1000여명의 임직원이 취약차주 지원 등 포용금융 실현에 힘쓰고 있다. 또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인뱅이 금융시장에서 전개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고민·실천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 ESG 경영은 ‘핀테크(금융+IT)’의 특성을 잘 살렸다는 평가다. 의무적 활동이 아닌 다양한 실험으로 차별성 제고에 한창이다. 카카오뱅크가 향후 ESG 경영을 선도하겠다고 자신하는 이유 중 하나다.
■ E(환경)=내부부터 실천하는 ‘그린 IT·오피스’ / 전사 환경 TF 구성해 환경 문제 대응
100% 비대면 방식인 카카오뱅크는 기성 은행 대비 환경 부문 활동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점포 운영에 따른 에너지 사용과 탄소 배출이 없다. 또 여·수신 취급이나 회사 내 업무 과정에서 전자서식을 적용함으로써 종이 사용량도 획기적으로 줄였다.
다만 방대한 데이터 관리에 따른 에너지 소비가 불가피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카카오뱅크는 ‘가상 서버’ 운영으로 해답을 찾았다. 장비 추가 구입이나 전력 최소화 등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상 서버는 물리 서버 대비 약 7분의 1 규모의 전력만 소비할 수 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연간 1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른바 ‘그린 IT'다.
내부적으로는 ‘그린 오피스’ 운영으로 환경경영에 기여한다. 기본적으로 불필요한 에너지 사용 최소화를 위해 전기 관리·점검을 상시화했다. 또 신사옥 설계 단계부터 친환경 소재 적용 및 마감재 재사용, 고효율 발광 다이오드(LED) 설치 등으로 효율을 높였다.
앞으로 카카오뱅크 ESG팀은 환경 경영 업무를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전사 환경 태스크포스(TF) 구성도 마쳤다. 지속가능한 환경 경영 토대를 마련하고, 환경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게 카카오뱅크 설명이다.
■ S(사회)=혁신 금융 기술 개발·협력사 상생 강화 / ‘같지만 다른’ 사회공헌 활동 눈길
카카오뱅크는 기본적으로 구성원과 협력사, 사회의 성장이 곧 회사의 성장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기본 과제인 금융 혁신의 최종 목표는 고객 혜택 강화다. 열린·소통·동반 성장·인권 경영 등으로 사회적 책임 역시 넓히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설립한 금융기술연구소는 전자 금융 안정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자체 개발한 안면 인식 기술은 현재 카카오뱅크 본인 인증 서비스에 적용됐다. 인증 편의 뿐 아니라 금융 사기 예방에 기여함으로서 고객 보호 효과도 이끌었다.
협력사 지원에도 적극적이다. 업무 전문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지원과 유기적 협업으로 높은 품질의 금융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졌다. 카카오뱅크는 협력사와의 동반 성장은 물론 고객 신뢰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앞으로도 다양한 상생 협업 프로젝트를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뱅크의 사회공헌 전략은 ‘같지만 다르다’로 요약된다. ESG 방향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할 계획이다. 금융사 뿐 아니라 통신사나 교육기관 등 협업 대상을 넓혀 사회공헌 효과 역시 극대화할 예정이다.
기부금 확대 등 일반적 사회공헌 뿐 아니라 노인·청소년 대상 금융 교육이나 저소득층 IT 기기 지원 같이 금융시장 소외 현상 방지에 앞장서고 있다. 시간·공간 제약 없는 사회공헌 활동 기획으로 구성원들의 자유로운 참여도 유도하고 있다.
■ G(지배구조)=“투명한 지배구조가 기업 지속가능성장”···이사회 출석률 100% 기록
카카오뱅크의 G(지배구조) 부문은 투명성 제고에 방점이 찍혔다. 건전하고 투명한 지배구가 뒷받침돼야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객과 주주들의 권익 향상과도 직결된 부분이다.
카카오뱅크 지배구조 원칙은 안정성·효율성·투명성이다. ▲구성원과의 견제와 균형을 통해 안정성을 ▲구성원의 전문성과 관점의 다양화를 통해 효율성을 ▲업무처리의 기준과 절차, 결과에 따른 공개를 통한 투명성을 제고한다.
카카오뱅크 이사회는 총 9명의 이사진으로 구성돼 있다. 작년 열린 이사회는 총 14회로, 재직 이사들의 참석률은 100%다. 보통 기업의 중요한 의사결정은 이사회를 통해 이뤄지는 만큼 이사회 참석률이 100%인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경영진의 선임의 경우 평가 기준과 절차, 해임 및 퇴임 사유를 명문화해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비전 공유 뿐 아니라 공익성과 건전 경영을 위해 노력할 수 있어야 한다. 경영 승계 절차가 들어가면 매년 1회 이상 이사회가 적정성을 검토한다.
■ 아직 계획 수립 단계···은행권 내 저조한 ESG 등급 평가 개선 필요
카카오뱅크가 다양한 전략 수립으로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직 은행권 내 경쟁력을 따져봤을 때 카카오뱅크의 성적은 저조하기 때문이다.
한국ESG기준원(KCGS·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지난해 실시한 ESG 평가에서 카카오뱅크는 B+ 등급을 받았다. 전년 A 등급에서 한 단계 떨어진 것으로 카카오뱅크 ESG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뜻이다.
B+ 등급은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해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다소 있다 것을 의미한다. 더 단단한 ESG 체계 구축 및 이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현재 ESG 경영 수준 진단을 통해 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별 총 46개 과제가 도출된 상태다. 지난 9월 28일부터 10월 17일까지는 담당 부서별 회의를 통해 과제 추진 협의도 마쳤다. 본격적인 ESG 경영에 드라이브를 걸겠단 구상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협의된 내용은 단기-중기-장기 과제로 구분해 추진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