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다시 쓴다] LIG넥스원 김지찬 호(號), '한국 영공 수호·수출 확대' 거머쥔다(상)
LIG넥스원, 세계 100대 방산업체 가운데 지난해보다 3단계 상승한 62위
대북 대응 전략 '3축 체계' 가운데 LIG넥스원, KAMD 핵심 역할 맡아
김지찬 대표 ‘기술혁신·지속성장·사람 중심’ 화두가 기업 역량 높여
총 매출 가운데 수출 비중 가파른 증가세...이에 따른 실적 상승곡선
올해 국내외 방산업계 최대 화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다. 냉전시대 이후 30년 만에 동유럽에서 촉발된 전 세계적인 위협은 관련 국가는 물론 두 나라와 교역관계에 있는 기업 실적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나 위기는 '위험'과 '기회'라는 말처럼 한국 방산업체는 동유럽 위기가 매출 확대로 이어지는 '기회'가 됐다. 러시아, 우크라이나에 인접한 폴란드가 무려 12조 원에 이르는 한국산 무기를 수입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 유력 방산업체 LIG넥스원은 한국 영공을 지키기 위한 중거리지대공유도무기(M-SAM)를 개발해 눈길을 끌었다. LIG넥스원은 이에 그치지 않고 도심항공모빌리티(UAM),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등 최첨단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해 민간 시장으로 사업영토를 넓히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LIG넥스원의 주된 역량과 미래 비전 등을 짚어보는 기획물 연재를 시작한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김지찬 대표(63·사진)가 이끄는 방산업체 LIG넥스원이 수년간 축적해온 첨단 군사기술로 한국 영공을 지키고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는 등 명실상부한 세계적 군수업체로 발돋움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러시아가 올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미사일로 공습하고 지상군을 투입하는 등 전면 침공을 감행해 촉발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이어지면서 유럽과 중동 지역에서 국방력을 대폭 강화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적(敵)을 한번에 무력화시킬 수 있는 미사일 제조를 주력으로 하는 LIG넥스원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커지는 모습이다.
LIG넥스원은 미사일 관련 정밀타격(PGM) 사업, 적 탐지에 특화된 감시정찰(ISR) 사업, 전장 정보 전달 관련 지휘통제(C4I) 사업 등을 펼치고 있으며 이 가운데 PGM 사업이 회사 전체 매출의 절반이 넘는 약 55%를 차지한다. 명실상부한 회사 핵심 매출원으로 자리매김한 PGM사업은 대공(對空), 대지(對地), 공대지(空對地), 수중 무기 등 각종 유도무기를 만든다.
이에 따라 미국 국방 전문 매체 디펜스뉴스가 지난 8월 발표한 '세계 100대 방산업체' 자료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올해 62위를 기록해 지난해 65위에서 3계단 상승했다.
현 정부의 국방 강화 정책도 LIG넥스원에는 호재로 작용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5월 취임한 후 국방부의 대북 대응 전략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3축 체계' 복원이 추진되면서 LIG넥스원 역할도 더욱 커졌다.
3축 체계는 유사시 북한 핵·미사일을 선제타격하는 ‘킬 체인’(Kill Chain), 북한이 쏜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탄도미사일을 대량 발사해 북한을 응징하는 ‘대량응징보복’(KMPR) 체계를 뜻한다.
LIG넥스원의 미사일 관련 기술력은 3축 체계 가운데 KAMD의 한 축을 맡고 있다.
■ 김지찬 대표 ‘기술혁신, 지속성장, 사람 중심’ 강조... ‘M-SAM·L-SAM’ 개발로 한국 영공 수호
김지찬 대표는 올해 초 신년사에서 ‘기술 혁신, 지속 성장, 사람 중심’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방산업체 핵심은 기술 혁신에 달려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사람 중심 경영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또한 기술혁신과 사람 중심 경영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게 김지찬 대표의 경영철학이다.
이 같은 김 대표의 경영전략은 LIG넥스원에 근무하는 인력 규모와 구성 비율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LIG넥스원에서 최근 3년 6개월 동안 근무하고 있는 첨단 인력 현황을 살펴보면 2019년 총 3103명을 시작으로 △2020년 3186명 △2021년 3270명 그리고 올해 6월 현재 3665명에 이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지만 LIG넥스원은 첨단 연구인력을 해마다 늘리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LIG넥스원은 2019년에 총 임직원 가운데 46%가 연구개발 인력이고 2020~2021년 48%, 그리고 올해 6월 현재 51%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LIG넥스원이 전체 인력 분포 가운데 연구개발 인력이 과반수를 넘었다는 것은 LIG넥스원이 기술 혁신과 사람 중심 경영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인재 중시 경영에 힘입어 LIG넥스원은 중거리지대공유도무기(M-SAM, 천궁II),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 등 세계적 수준의 첨단 유도무기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함께 M-SAM에 대한 공동 연구에 나서 2017년 개발을 완료했다. LIG넥스원은 이후 2018년 M-SAM을 대량 생산했으며 2019년부터 실전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 무기라는 점을 감안해 M-SAM에 대한 자세한 제원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이 무기가 최대 사정거리 40km, 유효요격고도 15km, 길이 4.61m, 중량 400kg, 직경 2.5cm일 것으로 본다.
LIG넥스원은 M-SAM 자체 생산 기술력을 갖춰 KAMD에 대한 자체 역량을 갖추는 성과를 거뒀다. 이와 함께 L-SAM에 대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한국군(軍)의 KAMD 전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6월 L-SAM 체계조립·점검장을 완공했다. 업계에 따르면 L-SAM 제원은 최대 수백km 탐지거리, 유효요격고도 70km로 개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L-SAM은 2024년 말까지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L-SAM 기술까지 확보하면 한국군은 M-SAM과 L-SAM을 연동시켜 더욱 강화된 KAMD 역량을 보유하게 된다"며 "이를 통해 한국이 독자적인 다층·복합적 방어체계를 운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LIG넥스원과 ADD이 연구개발에 힘을 모아 한국군의 국토 수호 역량을 대폭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 LIG넥스원, 수주잔고 확대와 수출비중 증가로 실적 크게 개선
LIG넥스원은 자체 첨단 무기에 대한 인기에 힘입어 수주잔고가 해마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수주잔고는 누계 수주 물량 가운데 인도된 물량을 제외하고 남은 물량이다. 쉽게 설명하면 앞으로 매출로 전환되는 물량을 말한다. 특히 전체 매출에서 수출물량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져 국제사회가 LIG넥스원 첨단 무기 성능을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LIG넥스원의 연도별 수주잔고를 살펴보면 2019년 말 6조1844억원 △2020년말 7조3033억원 △2021년말 8조3083억원이다. 올해 9월 말 현재 수주잔고는 7조9556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이는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올해 초 수주한 M-SAM계약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LIG넥스원은 올해 초 UAE와 2조6000억원 규모의 M-SAM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 같은 계약은 단일 유도무기 수출로는 국내 방산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다. 특히 M-SAM 개발과 생산 프로젝트에는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기아 등 국내 주요 기업이 포함돼 있어 K-방산 기업의 위상과 실적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수출 비중이 상승했다는 점은 LIG넥스원의 미래 실적을 더욱 밝게한다.
한화투자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지난해 말 총 매출 가운데 수출비중이 4.1%를 차지했다. 반면 올해 3분기까지 누계 수출비중은 19.4%에 이른다. 이와 함께 올해 4분기에도 수출비중이 20%를 웃돌아 2023년에는 25%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총 매출에서 수출비중이 늘어난다는 것은 기업 실적이 그만큼 개선된다는 것을 뜻한다.
업계 관계자는 "방산기업이 한국군에 대량의 무기를 납품하면 공급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가격도 수익을 보장하는 선에서 정해진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올해 매출 2조990억원, 영업이익 166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 같은 실적 예상치는 지난해 매출 1조8222억원 대비 15.1% 늘어난 것이며 지난해 영업이익 972억원 대비 70.7% 늘어난 것이다.
한화투자증권은 또 LIG넥스원이 오는 2023년에는 매출 2조3850억원, 영업이익 207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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