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위메이드 장현국 호(號), ‘블록체인 리딩 컴퍼니’ 공든 탑 와르르 무너지나

이화연 기자 입력 : 2022.11.27 05:00 ㅣ 수정 : 2022.11.27 05:00

4주간 소명에도 ‘위믹스 코인’ 국내 거래소 퇴출
“위믹스 상폐는 업비트 갑질”…가처분 신청으로 대응
장현국 “사업 영향 제한적”이라 진화했지만 시장 반응 비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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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는 '지스타 2022' 메인 스폰서로서 자사 블록체인 생태계를 집중 소개했다. 하지만 위믹스 상장폐지 결정으로 사업에 구심점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이화연 기자]

 

[뉴스투데이=이화연 기자]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의 ‘블록체인 리딩 컴퍼니’ 비전에 빨간 불이 켜졌다. 위메이드가 구축한 블록체인 생태계 ‘위믹스’의 기축통화 위믹스 코인의 시장 퇴출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27일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 닥사(DAXA)는 지난 24일 저녁 위믹스 코인의 상장폐지(거래지원 중단)를 발표했다.

 

이번 사태는 위메이드가 올해 초 가상화폐 업체 업비트 요청으로 제출한 코인 유통계획이 실제 유통량과 차이가 발생해 시작됐다. 이에 따라 장현국 대표는 “유통량 오류를 바로잡았는데 정확한 설명 없이 상폐를 결정한 것은 업비트의 ‘슈퍼 갑질’”이라고 항변했다.

 

위메이드는 올해 들어 메인넷(블록체인 플랫폼), 기축통화 ‘위믹스달러’ 등을 오픈하고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2’ 메인 스폰서로 나서는 등 ‘블록체인 메가 생태계’ 인지도 형성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이번 위믹스 상폐 결정으로 사업 추진력을 잃게 됐다.

 

장 대표는 위믹스 사업이 글로벌에 중심축을 두고 있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실제 시장 분위기는 낙관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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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에서 25일 오후 5시 기준 640원에 거래 중인 위믹스 [사진=이화연 기자]

 

■ 위메이드 3형제 줄줄이 하한가, 위믹스 코인 640원대 추락

 

시장은 이번 사태 심각성을 반영하듯 요동쳤다. 위메이드 계열 상장사 3형제는 위믹스 상폐가 발표된 이튿날 장 개장과 동시에 줄줄이 하한가로 직행했다.

 

25일 코스닥 시장에서 위메이드는 가격제한폭(29.89%)까지 떨어진 3만9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위메이드맥스는 5550원(29.92%) 내린 1만3000원에 마감했다. 위메이드플레이도 6450원(29.93%) 급락한 1만51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이번 사태를 만든 위믹스 코인 역시 25일 오후 5시 기준 640원대로 전일대비 70% 넘게 급락했다. 지난해 최고가 2만8000원으로 시가총액이 3조5000억원에 달했던 위믹스가 추락하게 된 원인은 계획량과 실제 유통량의 괴리에서 시작됐다.

 

닥사(DAXA)는 이와 같은 이유로 지난 24일 저녁 8시께 위믹스 코인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각 거래소도 이 사실을 사이트에 공시했다. 지난달 27일 위믹스가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지 약 4주 만이다.

 

위믹스는 현재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개 거래소에 상장돼있는데 12월 8일 오후 오후 8시부로 거래가 중단된다. 위메이드는 이를 막기 위해 가처분신청 절차에 돌입했다.

 

닥사는 △위믹스의 중대한 유통량 위반 △투자자들에게 미흡하거나 잘못된 정보 제공 △소명 기간 중 제출된 자료의 오류 등 3가지를 위믹스 상폐 이유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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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진행된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울먹이는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사진=위메이드 유튜브 갈무리]

 

■ 위믹스 추락 어떻게 시작됐나…장현국 대표 “업비트 갑질” 주장

 

장현국 대표는 이와 관련해 25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위믹스 상폐는 업비트의 슈퍼 갑질 때문”이라며 “업비트 역시 명확한 기준과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메이드는 업비트 요청에 따라 올해 1월 초 위믹스 예상 유통량을 제출했다. 관련 자료에서 위메이드는 10월 31일까지의 예상 유통량을 2억4596만6797개로 계산했다.

 

하지만 10월 25일 기준 실제 유통량은 3억1842만1502개로 7245만4705개 차이가 발생했다.

 

위메이드는 차이가 발생한 원인이 △메인넷 서비스를 위한 유동성 풀 공급(2500만개) △차입을 위한 예치(3580만개) △에코 시스템 확장 및 운영(1165만4705개) 등이라고 설명했다.

 

위메이드는 또한 유통량 괴리 문제를 해결했으며 재발 방지 차원에서 재단이 보유하는 모든 물량을 신뢰할 수 있는 제3의 커스터디(자산관리대행) 업체에 수탁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유통량을 늘려야 하는 일이 생긴다면 실행 전 모두 공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20차례에 걸쳐 닥사에 자료를 제출하고 소통해왔기 때문에 문제가 해소됐다고 보고 상폐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답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특히 닥사와 업비트가 명확한 기준과 과정 설명 없이 일방적인 공지로 결과를 통보한 점을 납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업비트에 상장된 많은 코인들이 유통계획을 제출하지 않았음에도 위믹스에만 높은 기준을 적용한 것이 불공정하다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닥사가 공지에 언급한 중대한 유통량 위반과 자료 오류 역시 모두 해결됐다”며 “닥사 역시 유통량 계산식(포뮬러)을 만들어야 하며 가상자산 시장이 발전하기 위해 거래소도 발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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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는 올해 6월 '위믹스 3.0' 계획을 공개한 뒤 차례대로 플랫폼을 론칭해왔다. [사진=위메이드]

 

■ 블록체인 ‘닥공’ 이어온 위메이드…정말 사업영향 없을까

 

위메이드는 2020년 1월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를 론칭하고 같은 해 10월 같은 이름의 ‘위믹스 토큰’을 코인 거래소 빗썸에 상장했다.

 

올해 6월 15일에는 100% 완전 담보 스테이블코인 ‘위믹스달러’를 기축통화로 사용하는 메인넷(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3.0’을 공개하며 블록체인 메가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위믹스 토큰은 위믹스 코인으로 전환(마이그레이션·migration)됐다.

 

위믹스3.0은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 △대체불가능토큰(NFT) 플랫폼 ‘나일’ △탈중앙금융(DeFi·디파이) 플랫폼 ‘위믹스 디파이’ 등 3가지 플랫폼을 중심축으로 한다. 이 플랫폼들은 위믹스토큰과 위믹스달러 사용처가 된다.

 

위메이드는 당초 약속한대로 지난 7월 위믹스 플레이를 론칭하고 위믹스3.0의 테스트넷을 오픈했다. 이후 위믹스달러, 위믹스 디파이, 메인넷 정식 서비스, 나일을 차례로 선보였다.

 

위메이드는 이 같은 블록체인 생태계 인지도를 넓히기 위해 ‘지스타 2022’의 메인 스폰서로 참여했다. 실제로 현장 부스에서는 신작 ‘나이트 크로우’와 ‘레전드 오브 이미르’ 홍보보다는 위믹스 플레이, 나일, 스니커즈 등 위믹스에서 제공하는 플랫폼을 시연하는 데 더 집중한 모습이었다.

 

위믹스 플레이는 연내 100개 블록체인 게임을 온보딩(탑재)하겠다고 언급했으나 현재는 20여개 뿐이다. 다만 위메이드는 온보딩에 속도가 붙은 만큼 연내 30~40개까지 확보하고 내년 1분기까지 100개를 달성하겠다고 계획을 수정했다. 시장도 이 계획이 달성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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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믹스 3.0 관련 문구가 크게 그려진 경기 성남시의 위메이드 본사사옥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사진=뉴스투데이]

 

위메이드는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우선 가처분신청에 집중하고 향후 사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문제를 해결해나갈 방침이다.

 

장 대표는 위믹스 상폐 결정이 블록체인 사업에 미치는 영향 역시 제한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당초 계획한 대로 ‘위믹스 플레이’ 온보딩 게임을 연내 40개, 내년 1분기까지 100개로 확대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사뭇 다르다. 위믹스 플레이 온보딩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게 현재 중론이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중 위믹스 플레이에 온보딩 예정인 게임 출시가 불투명해졌다”며 “위믹스는 대부분 거래가 국내에서 이뤄지고 국내 홀더들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국내 거래소 상폐 영향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위믹스 생태계 불확실성 증대로 내년 1분기까지 100개 게임을 온보딩하겠다는 목표 달성은 어려울 전망”이라면서도 “플랫폼 매출액 비중은 1% 미만으로 당장 실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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