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KT·LG유플러스' 통신 3사, '커넥티드 카’에 푹 빠진 이유
[뉴스투데이=이화연 기자] SK텔레콤(SKT), KT, LG유플러스(LGU+) 등 국내 이동통신 3사가 기존 강점인 무선인터넷과 신사업 분야인 플랫폼 사업 시너지를 통해 커넥티드 카 시장에서 또 한번 격돌한다.
커넥티드 카는 자동차와 무선인터넷을 연결해 도로 교통 상황 등 유용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고 음악, 드라마 등 콘텐츠까지 즐길 수 있는 미래형 모빌리티(이동수단)다. 차량이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달리는 미디어 플랫폼’으로 진화했음을 뜻한다.
29일 IT(정보기술)업계에 따르면 플랫폼 사업을 새 먹거리로 발굴하고 있는 이동통신 3사는 각자 역량을 총집결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오락+정보) 플랫폼으로 협력업체를 넓혀나가고 있다. 이는 각 사가 보유한 무선통신 역량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 플랫폼 신사업의 시너지를 십분 활용하는 모습이다.
■ SKT 웨이브, KT 기가지니… 자동차 시스템에 플랫폼 '쏙’
SKT는 토종OTT ‘웨이브’를 운영하는 SK그룹 ICT 계열사 콘텐츠웨이브를 전면에 내세웠다.
웨이브는 2019년 SKT와 지상파 3사가 공동 투자해 설립한 OTT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은 지상파 방송부터 종합편성채널, 케이블채널까지 150여개 실시간 채널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웨이브는 오리지널 예능·드라마, 독점 해외 시리즈까지 34만편에 이르는 방대한 주문형비디오(VOD)를 확보하고 있으며 가입자는 1200만명에 이른다.
이에 관련해 웨이브는 지난 9월 현대차와 기아가 출시하는 커넥티드 카에 차량용 OTT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커넥티드 카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에 웨이브 콘텐츠 탑재를 위한 기술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웨이브는 신규 콘텐츠를 지속 발굴하는 동시에 현대차그룹 커넥티드 카 환경에 맞는 앱 기획·개발을 담당한다.
웨이브는 또한 최근 SKT의 모빌리티 계열사 티맵모빌리티와도 힘을 합쳤다. 티맵모빌리티가 운영하는 내비게이션 서비스 ‘티맵 오토’에 차량용 OTT를 개발해 공급할 예정이다. 티맵 오토는 현재 르노·볼보·폴스타 등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에 탑재돼 있다.
두 회사는 또한 티맵 오토와 웨이브 OTT를 결합한 ‘글로벌용 통합 인포테인먼트’(IVI) 서비스 개발에도 협력할 계획이다. 이는 티맵 오토 주요 고객사가 수입차 브랜드라는 점을 겨냥했다.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를 선언한 KT 역시 커넥티드 카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KT는 내비게이션부터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멀티미디어, 스토어까지 모두 가능한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개발했다.
KT는 최근 협약을 체결한 포드세일즈앤서비스코리아까지 총 14개 국내외 완성차 브랜드에 커넥티드 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KT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사용하는 가입자는 320만명이 넘는다.
KT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통해 운전자들은 내비게이션, 뮤직, 팟캐스트, 라디오, 게임, 종교 콘텐츠, 위키피디아, 영단어 번역 등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AI 서비스 ‘기가지니’를 통해 음성으로 콘텐츠를 제어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KT는 모빌리티 기술 진화 상황에 따라 자사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에 OTT와 화상회의 등 추가 기능을 탑재해나갈 방침이다.
■ 내년부터 현대차·기아 커넥티드 카에 LGU+ 인터넷 깔린다
LGU+는 국내 점유율 1위 현대차그룹에 커넥티드 카 근본이 되는 무선인터넷을 공급하는 내용을 담은 계약을 맺고 20여년간의 파트너십을 공고히했다.
LGU+는 2003년부터 현대자동차그룹에 무선통신 회선을 제공해왔다. 또한 2019년부터 기아 일부 차종에 통신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LGU+는 내년 1월부터 커넥티드 카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내용 제네시스·현대차·기아 전 차종에서 LGU+ 무선통신을 사용한다.
이를 위해 LGU+는 지난해부터 현대자동차그룹 전용으로 이원화된 통신인프라를 구축했다. 또한 전담 운영조직을 신설하고 커넥티드카 관련 기술개발을 위한 투자도 이어왔다.
이밖에 LGU+는 스마트카 소프트웨어(SW) 개발 기업 ‘오비고’ 지분 5%를 72억3210만 원에 인수하며 커넥티드 카 역량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이 거스를 수 없는 추세가 됐고 모빌리티 진화도 이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