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투자증권, 다올인베스트먼트 매각...자구책 마련에 ‘힘’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다올투자증권이 벤처캐피탈(VC) 자회사인 다올인베스트먼트(전 KTB네트워크) 매각을 공식화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다올인베스트먼트 매각을 위해, 삼일PwC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인수 후보자들을 상대로 매각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두 회사의 주가는 나란히 상승 중이다. 다올투자증권(030210)은 이날 오후 12시 7분 기준 전장 보다 0.15% 올랐고, 다올인베스트먼트(298870)는 9.76% 급등했다.
특히 다올인베스트먼트는 이날 개장 직후 상한가 근처인 26%대까지 치솟았다가, 상승 폭이 점차 줄어들었다.
이번 매각 진행은 다올투자증권이 보유한 다올인베스트먼트 지분 전량(52.0%)을 매각하는 조건이다. 매각가는 2000억원 이상이다.
다올투자증권이 VC 자회사를 매물로 내놓은 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고,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결정이다.
다올투자증권이 알짜 계열사를 내놓으면서 자금 수혈에 나선 이유는, 금리 상승에 따른 부동산 시장 한파와 레고랜드 사태로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위기가 들이닥쳐서다.
다올투자증권은 타 증권사 대비 부동산 PF의 수익 비중이 높은 만큼 유동성에 큰 타격을 받은 상태다.
업계는 다올투자증권이 상반기까지만 해도 양호한 실적과 안정적인 증권사로 평가했다. 특히 지난해 괄목할만한 실적 성과를 낸 KTB투자증권이 지난 3월에는 '다올(DAOL)투자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482억원으로 전년 대비 122%나 상승했을 정도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31% 늘어 176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운용자산규모(AUM)는 약 1조1745억원이며, 올해 초 코스닥 시장에도 상장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상황은 달라졌다. 물론 증권사 전반에 깔린 여러 악화 현상은 다올투자증권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다올투자증권의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7% 줄어든 207억원에 그쳤다. 이런 와중에 단기자금시장 금리가 급하게 뛰면서 현금 확보도 녹록지 않다. 상반기 2%대였던 CP 금리(91물 기준)는 현재 5.4%로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앞서 다올투자증권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태국 법인(다올타일랜드)의 매각 작업도 병행하고 있으며, 최근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도 단행했다. 웹트레이딩서비스(WTS)도 종료할 예정이다.
다올인베스트먼트는 1981년 설립된 국내 1세대 VC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와 우아한형제들(배달의 민족) 등 스타트업에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다올금융그룹은 현재 △다올투자증권 △다올인베스트먼트 △다올저축은행 △다올자산운용 등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