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 2000억 투자해 IP 발굴에 힘쓰는 사연 알고보니...
[뉴스투데이=이화연 기자] 컴투스가 게임을 넘어 블록체인,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미디어·콘텐츠까지 사업 분야를 다각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컴투스 계열사들이 투자·제작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흥행으로 컴투스가 그리는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컴투스는 지난해 인수한 위지윅스튜디오를 통해 콘텐츠 원천이 될 '지식재산권(IP)' 발굴에 힘쓰고 있다. 컴투스표 메타버스 ‘컴투버스’ 론칭을 위한 투자와 외부 브랜드 협업도 활발하다.
컴투스는 자체 보유한 IP를 컴투버스는 물론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메인넷) ‘엑스플라(XPLA)’에 접목해 시너지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 ‘게임’에 ‘미디어’ 더해 매출 성장…위지윅스튜디오 성과 돋보여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컴투스 누적 매출은 512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4% 성장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지난해 연간 매출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컴투스 게임 작품의 실적 호조에 미디어·콘텐츠 자회사 성과까지 더해져 좋은 흐름이 이어졌다. 그 중심에는 지난해 경영권을 인수한 위지윅스튜디오가 있다.
컴투스는 지난해 3월 위지윅스튜디오에 450억원, 지난 8월 1607억원 등 총 2000억을 투자해 지분 38.11%를 확보하며 최대 주주에 올랐다. 이는 컴투스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투자금액이다.
위지윅스튜디오는 CG(컴퓨터그래픽), VFX(시각특수효과) 전문업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위지윅스튜디오는 래몽래인, 얼반웍스, 골드프레임,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 메리크리스마스, MAA, 위즈온센 등 콘텐츠·매니지먼트 계열사를 거느린 엔터테인먼트 회사다. 영화, 드라마, 공연 등 우수한 원천 지식재산권(IP)를 제작·보유하고 있다.
위지윅 계열사 가운데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는 이미지나인컴즈(콘텐츠 기획·제작), 고즈넉이엔티(웹소설 제작·배급), 에프포스트(촬영장비 임대업), 팝뮤직(음원 제작·배급) 등 4개 계열사를 합쳐 올해 7월 새롭게 출범했다.
에이투지는 우수 IP를 발굴·육성하고 콘텐츠 제작, 장비 공급, 후공정 작업, 음원까지 원스톱 콘텐츠 제작 시스템을 갖췄다. 그 결과 에이투지가 올해 7월 선보인 드라마 ‘블랙의 신부’와 ‘신병’은 호평을 받았다. 내년에는 영화, 드라마, 예능, 공연 등 30편 이상의 콘텐츠 라인업(제품군)을 선보이며 경쟁력을 높여갈 방침이다.
컴투스 미디어·콘텐츠 성과를 논할 때 위지윅이 투자하고 래몽래인이 제작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도 빼놓을 수 없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가장 최근 방영된 6회가 유료방송가구 기준 14.9%의 시청률로 자체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18.4%까지 치솟으며 동시간대 1위를 지켰다. 방송 첫 주 10.8%로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으며 이후 입소문이 더해져 흥행에 속도가 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드라마의 IP는 제작사 래몽래인과 방송국 JTBC가 함께 소유하고 있어 추후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K콘텐츠에 전방위 투자…엑스플라·컴투버스 경쟁력 높인다
컴투스는 영화·드라마 뿐 아니라 K팝에도 큰 관심을 갖고 투자하고 있다. 게임을 넘어 영화·드라마·공연 등 'K콘텐츠'를 자사 신(新) 성장동력인 블록체인과 메타버스에 접목해 차별성을 더하기 위해서다.
컴투스 그룹은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메인넷) 엑스플라를 운영 중이며 2024년에는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를 론칭할 계획이다.
게임회사 가운데 위메이드가 ‘위믹스’, 넷마블 자회사 마브렉스가 ‘MBX’라는 이름의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네이버제트 ‘제페토’, SK텔레콤 ‘이프랜드’가 이미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컴투스는 방대한 자체 IP를 엑스플라와 컴투버스를 통해 선보여 글로벌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있다.
이와 관련해 컴투스는 지난달 인기 아이돌 NCT, 레드벨벳, 에스파 등이 소속된 SM엔터테인먼트 지분 4.2%를 취득했다.
컴투버스는 K팝 공연 플랫폼 기업 마이뮤직테이스트와 비즈니스를 공동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컴투버스 내에서 가상 공연을 진행하고 아티스트 공연 IP를 활용한 NFT를 메타버스에 적용하는 등 협업이 예상된다.
실제로 컴투스 미디어·콘텐츠 계열사들의 시너지 창출 여부는 이 회사 신규 사업 성패를 가를 요인으로 평가 받는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컴투스의 내년 관전 포인트는 미디어·콘텐츠 사업의 수익성 개선 수준과 속도에 달려있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컴투스는 최근 다양한 미디어·콘텐츠 업체를 인수해 게임, 메타버스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모색하는 의지를 보여줬다”며 “하지만 해당 부문의 수익화는 본질적으로 쉽게 확보될 수 없어 명확한 인수후통합(PMI) 과정을 통해 마진 개선을 위한 구체적 플랜을 마련해야 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