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조선업계, 내년에 7조원대 수주 예상되는 선박종류 살펴보니...

남지완 기자 입력 : 2022.12.12 02:33 ㅣ 수정 : 2022.12.12 02:33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으로 신규 PC선 수요 늘어나
노후 PC선 비중 증가와 EEXI 제도 준수도 신조선 발주 부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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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t 급 PC선 캐서린 레이디호가 현대미포조선 야드에 정박돼 있다. / 사진=현대중공업그룹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내년에는 7조원대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 전성시대 온다.'

 

1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 상승과 PC선 운임 상승이 이어지면서 내년에는 PC선 발주가 대규모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PC선이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과 마찬가지로 고부가가치 선종(선박 종류)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업계가 내년에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인 PC선 대량 수주로 휘파람을 불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러시아-우크라 전쟁에 따른 석유제품 수요 증가에 PC선 인기 높아 

 

일반적으로 PC선은 원유를 정제해 만드는 나프타, 휘발유, 경유 등을 운반하는 선박을 말한다. 대다수 PC선은 적재용량 5만t 규모 중형 선박 크기로 만들기 때문에 'MR탱커(Mid-Randge Tanker)'라고도 불린다.

 

최근 전 세계 선박 수요를 살펴보면 2021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완화되면서 소비재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이들 제품을 담을 컨테이너선 발주·수주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비해 올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에 따른 에너지 대란이 일어나 친환경 에너지인 LNG 수요가 커졌고 이에 따라 다량의 LNG운반선 발주와 수주가 이어졌다. 

 

그리고 2023년에는 러시아-우크라 전쟁 지속에 따른 석유제품 물동량 증가와 PC선 대규모 노후화 등으로 PC선 교체 수요가 커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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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화투자증권]

 

■ 러시아 제재 따른 PC선 고운임 이어져... 7조원 대 PC선 발주 기대감 커

 

조선·해운 업황 조사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 전쟁이 시작된 올해 3월부터 PC선 운임이 급등해 올해 11월 기준 하루 운임이 2만750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올해 초 하루 운임 1만3000달러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상승한 셈이다. 

 

PC선 운임이 이처럼 고공행진을 하는 데에는 러시아의 석유제품에 대한 국제 수출제재 때문이다. 영국 석유기업 BP 자료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지난해 석유제품 수입량의 38%를 러시아로부터 확보했다.

 

그러나 지난 3월 우크라-러시아 전쟁이 터지면서 러시아산 석유제품 수출 물량이 크게 줄었다. 설상가상으로 EU는  6월 러시아산 석유제품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EU는 러시아가 아닌 미국으로부터 석유 수입물량을 늘릴 수밖에 없게 됐다. BP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미국 석유제품 수출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5% 증가했다. 특히 이 가운데 미국에서 유럽으로 직접 수출되는 석유 물량은 31.6% 늘었다.

 

선박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유럽으로 가는 항로는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항로보다 시간이 약 4배 많다"며 "석유제품이 해상에 떠있는 시간이 크게 늘어나면서 PC선 수요가 과거에 비해 크게 늘고 PC선 운임도 덩달아 급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 등 서구진영의 대(對)러시아 제재가 강화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PC선 신규 발주가 이어져야 선박 수요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한화투자증권 리포트는 러시아로부터 수입해온 석유제품을 모두 미국산으로 대체하려면 EU는 5만t 급 PC선 158척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통상 5만t급 PC선 한 척이 450억원 수준으로 계약이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이후 7조원에 이르는 새로운 PC선이 발주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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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20년 이상 운용된 PC선(Product Tacker)의 비중이 5년 내로 30% 수준까지 확대된다. [사진=한화투자증권]

 

■ 노후 PC선 급증세...EEXI 규제 준수 부담도 PC선 수요 부추겨

 

노후화된 PC선이 크게 늘어나는 점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한화투자증권 리포트는 또 앞으로 5년 내에 전세계에서 20년 이상 가동된 노후 PC선 비중이 전체 PC선 가운데 33.8%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노후 선박을 대체하려면 새로운 PC선 수요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이와 함께 2023년 1월부터 에너지효율지수(EEXI) 제도가 시행된다는 점도 PC선 발주를 부채질하고 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EEXI제도는 2023년 운항하는 모든 선박이 2013년 건조한 선박과 비교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 줄여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와 관련해 해양수산부는 지난 2020년 EEXI제도 준수 선박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국내 총 649척 선박 가운데 470척 선박이 EEXI 규제를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EEXI 규제를 준수하기 위한 대규모 신조선 발주가 이뤄질 전망이며 특히 PC선 발주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 3월 코로나19가 유행하던 시기에 컨테이너선 운임이 급등하고 1년이 지난 2021년 컨테이너선에 대한 대규모 발주가 시작됐다"며 "올해 PC선 운임이 급등했기 때문에 2023년 상반기 대규모 PC선 발주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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