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상장사 ESG 평가] 미래에셋증권 최현만 회장, 난이도 높인 지배구조(G) 평가서 한 등급 올렸다
황수분 기자 입력 : 2022.12.15 06:55 ㅣ 수정 : 2022.12.16 00:54
KCGS, 올해 G부문 평가기준을 글로벌 수준으로 높여...상당수 기업 등급하락 미래에셋증권 G부문 B에서B+로 상승, 종합등급도 B+에서 A로 한 단계 상승
한국ESG기준원(KCGS)은 국내 1040개 상장회사들의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3가지 부문에 대한 분석결과를 토대로 한 ESG 평가 및 등급을 연 4회 발표하고 있다. ESG등급은 재무적 가치를 넘어선 비재무적 가치를 측정하는 대표적 경영 지수로 자리잡고 있다. KCGS의 등급을 기초로 국내 주요기업들의 ESG 경영 실태를 취재·보도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미래에셋증권(006800)은 한국 ESG 기준원(KCGS)이 주관하는 올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지배구조인 ‘G’ 성적 개선이 두드러지면서 좋은 등급을 받았다. KCGS가 올해 G부문 평가기준을 글로벌 수준으로 상향조정하면서 상당수 기업들이 G부문에서 등급하락을 맛봐야 했다.
미래에셋증권이 난이도 높인 G부문에서 등급 상승함으로써 전체 등급도 한 등급 올랐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이 지난해 이사회 내 ESG위원회 설립 등을 직접 챙기고 참여하는 등 적극성을 발휘한 것등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랜 기간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를 맡아왔던 최 회장이 회장에 취임한 첫해에 거둔 ESG 경영실적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최 회장은 올해 금리 인상과 증시 부진으로 증권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두웠음에도 불구하고, 위기 속에서 빛난 리스크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 KCGS·서스틴베스트서 A등급, 증권사 유일...해외 S&P서도 금융부문 6위/국내 증권사 중 두 곳만 올해 등급 상승
미래에셋증권은 KCGS의 ESG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으며, 지난해 ‘B+’에서 한 단계 상향됐다. 부문별로는 환경(A), 사회(A+), 지배구조(B+)의 등급을 받았다. 환경과 사회는 지난해와 같지만, 지배구조에서 전년(B)보다 한 단계 높은 등급을 차지했다.
KCGS는 국내에서 ESG를 평가하는 대표 기관으로, 매년 국내 상장회사와 비상장금융사의 ESG 경영 수준을 평가하고 등급을 공표한다. 기업의 ESG 등급은 최고등급인 S와 A+, A, B+, B, C, D의 7단계로 구분한다.
미래에셋증권의 ESG 성적은 절대 등급 면에서도 높은 수치지만 등급 상향이 이뤄졌다는 데 의미가 크다. 이번 KCGS에서 ESG 등급이 상향된 국내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과 교보증권 2곳이다.
회사는 KCGS뿐 아니라, 서스틴베스트가 주관하는 ESG 평가에서도 A등급을 획득했다. 서스틴베스트는(AA, A, BB, B, C, D, E) 순으로 등급을 부여한다. 두 평가사에서 A 등급을 받은 국내 증권사는 미래에셋이 유일하다.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ESG 평가에서도 만족할만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 10월 세계적으로 공신력을 인정받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이 발표한 평가에서는, 다각화한 금융부문 글로벌 542개 기업 중 6위를 차지했다.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순위다.
아울러 지난해까지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 월드 지수에 11년 연속 선정됐다. 해당 지수는 글로벌 상장기업 중 유동시가총액 상위 2544개 평가 기업을 대상으로 경제적 성과와 함께, ESG 측면의 성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위 10% 기업을 선별한다.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 월드 지수는 사회책임투자(SRI)의 척도로도 활용된다. 미래에셋증권이 속한 금융서비스 부문의 경우 117개의 글로벌 평가 대상 기업 중 14개 기업만이 월드 지수에 편입됐다.
■ 2025년까지 지속가능금융 ‘45조원’ 목표...지난해 말 기준 15조2000억원
미래에셋증권은 투자회사답게 지속 가능한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투자 원칙도 세웠다. 2025년까지 지속가능금융 45조원 달성을 목표로 설정하고, 투자와 운용으로 ESG 금융시장의 기반을 마련해 환경·사회적 가치 제고에 기여하겠다는 각오다.
당초 목표액은 10조원이었으나, 지난해 1년 만에 조기 달성에 성공하면서 목표액을 대폭 상향하게 됐다. 지난해 말 기준 ESG 관련 투자와 인수·자문·주선 금액을 비롯해 ESG채권 및 WM(자산관리)상품 잔고 등을 집계한 지속가능금융은 15조1928억원 규모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업·기관투자자에 ESG금융서비스 제공 8조원 △개인고객 ESG금융상품 판매 3조 3800억원 △미래에셋증권 자체 투자 및 운용 3조 8200억원의 실적을 냈다.
지속가능금융이란 재무적 성과 외에 ESG 등 비재무적 성과를 고려해 대출 및 투자를 집행하는 것이다. 이에 지난해 말까지 총 15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주요 고객들에 ESG요소를 포괄하는 기업금융 서비스 및 금융상품 제공을 확대하고 있다"며 "투자와 운용으로 혁신적인 ESG 금융시장의 기반을 마련해 녹색 경제체제로의 전환과 사회적 가치 제고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국내 금융업 최초로 RE100에 가입...자발적 탄소 배출권 신청 완료
미래에셋증권은 ESG의 환경과 사회공헌 부문에서도 좋은 성과를 보였다. 환경 분야에서는 지난해 9월 금융업 최초로 RE100(재생에너지 100% 캠페인) 가입을 완료했다.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넷제로(Net Zero) 달성이 목표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기를 205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글로벌 이니셔티브다. 2014년 글로벌 비영리단체인 더 클라이밋 그룹이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와 협력해 발족했다.
이에 따라 올해 안에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보다 명확한 로드맵을 수립해 공개할 방침이다. 향후 REC(공급인증서) 구매, 직접PPA(Power Purchase Agreement) 등을 활용해 RE100을 이행,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의 활성화를 촉진하는 데 기여할 예정이다.
또 재생에너지 시장에도 선제적으로 진입한 상태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말 배출권 매매 업무를 개시했으며, 최근에는 신규 사업 기회 선점을 목적으로 자발적 탄소 배출권 거래 신고를 완료했다.
미래에셋증권은 2017년을 기점으로 온실가스 저감 계획을 세웠다. 투자자산 포트폴리오의 신규 석탄 투자는 배제하며, 이미 투자된 석탄 익스포저(연관 금액)는 0%를 목표로 삼았다.
2019년엔 호주 퀸즐랜드 주의 아다니 럭비 런 솔라 팜 발전소에 이어, 지난해 합천댐 수상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금융자문 서비스를 제공했다. 특히 리테일 고객 대상으로 지난해 말 기준 상장지수펀드(ETF) 3조1161억원, 펀드 2365억원 규모의 친환경 금융상품도 제공했다.
■ 사회공헌 분야 활발...최현만 회장, "인류가 공존할 수 있는 투자 모색할 것”
사회공헌 분야에서도 인재 육성과 사회복지를 토대로, 증권사 중 최고 등급을 획득했다. 특히 미래에셋박현주재단을 통해 1만명이 넘는 이들에게 국내외 장학사업을 지원해 왔다. 올해 들어 굿네이버스·한국 해비타트 등 공익 단체와 연계해 주거 복지 증진과 같은 사회 과제 해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아울러 사내 친환경 캠페인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임직원의 환경의식 제고를 위해 환경슬로건 공모전을 진행하고 ‘임직원 실천 5가지 약속’을 게시해 환경 실천을 독려했다. 업무용 차량의 무공해·친환경 차량 전환도 진행 중이다.
최 회장은 “전 세계가 전쟁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침체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를 통해 인류가 공존하고 번영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할 것”이라며 ESG를 강조했다.
■ 이사회 내 ESG위원회 신설 및 여성 임원 승진↑...G부문 등급 상승에 주효
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생명 등 미래에셋 계열사 모두 경영의 투명성·공정성을 목표로 지배구조 개선에 힘쓰고 있다. 특히 이사회 구성방식과 사외이사 선임 절차, 감사위원회, 내부 통제 시스템 운용체계 등을 글로벌 비즈니스 표준에 맞췄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말 이사회 과반수를 독립성이 검증된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인종과 성별, 종교 등을 고려한다는 원칙에 따랐다. 경제·재무·금융투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도 앞세웠다.
회사는 지난해 3월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ESG위원회 외에도 △ESG임원협의회 △ESG실무협의회 △ESG추진팀 등 총 4단계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최근 단행한 인사에서도 ESG 경영이 돋보였다. 지난달 임원 승진에서 1989년생 여성 임원을 포함시키는 등 다양성 지표 개선에도 나섰다. 임원 승진 인사에 14명의 여성 임원이 대거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실력 위주의 인사에서 비롯된 결과다.
여성 임원의 증가는 ESG 평가의 지배구조(G)와도 연결돼 있다. 이사회의 다양성 확보와 연결되는 이유에서다. 현재 미래에셋증권의 이사회에는 이젬마 경희대학교 국제학과 교수가 여성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여성 임원 비율은 13%로, 2019년 11.7% 대비 1.3%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여성 지점장의 비중도 증가해, 2019년 15%였던 여성 지점장 비율이 지난해 23%로 2년 새 8%p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