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이 뽑은 2022 10대 JOB뉴스] 생존형 복수전공, 졸업유예, 문과 코딩교육, 인턴필수, SPC안전경영 등에 희노애락 느꼈다
취업준비생의 시선에서 올해 10대 JOB뉴스를 뽑아보니, 대한민국 청년들의 '취업전쟁' 현실 고스란히 드러나
[뉴스투데이=이가민 인턴기자] 대한민국 취업준비생들의 관점에서 볼 때, 2022년 10대 JOB뉴스의 중심에는 대학에서의 취업 준비, 국가의 취업교육 등이 자리잡고 있다. 대학생들에게 대학교는 취업을 하기 직전 단계로 인식된지 오래이다. 대학교육을 통해 소양을 쌓기 보다 취업 경쟁력을 쌓는 데에 급급한 상황이다. 복수전공 열풍, 졸업유예 등은 학문적 욕구가 아니라 취업실패에 대한 불안감의 반영이다.
이 같은 현실을 인식한 대학교와 정부 그리고 기업들이 새로운 취업용 교육프로그램을 개설하거나 확대하는 현상도 중요한 취준생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JOB뉴스이다. 대학교는 문과생을 위한 코딩 교육, 기업과의 연계를 통한 인재 양성에 힘을 쏟았다. 정부와 지자체는 직접 취준생 교육에 나서는 프로그램을 늘렸다.
업계별 상반된 취업시장 분위기도 관심사였다. 문과계열의 대표적인 취업시장인 금융권은 희망퇴직을 권고하고 있으며, 이과계열의 전기차배터리 시장은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대기업 문은 더욱 좁아지고 중소기업 인력난은 심화됐다. 이처럼 양극화 취업 구조속에서 취업준비생들은 자신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1. 깊어지는 학과별 취업 양극화, 생존형 복수전공 열풍 불어
컴퓨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과 같은 디지털산업 채용수요의 증가로 문과생들의 생존형 복수전공 선택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수도권 대학 지방 캠퍼스의 한 재학생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복수전공이 학문적 호기심이나 필요성이 아니라 순전히 졸업 후 먹고살기 위한 수단으로 자리잡았다"면서 "그래서 복수전공을 신청하면서 뜨거운 생존 경쟁을 체험했다"고 전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2022년 상반기 전공계열별 채용계획 비중을 보면 생존형 복수전공 경쟁이 치열한 이유를 알 수 있다. 이공계열 61%, 인문계열 36.7%, 의약/예체능/기타가 2.3%를 차지하고 있다. 인문계열은 경제, 경영학과가 단연코 유리하다.
따라서 문과생들의 생존형 복수전공 선택은 문과계열 중 상대적으로 취업에 유리한 경영학과 복수전공 선택과 공과계열 복수전공 선택으로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등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의 경우 인문계 재학생이 경영학과나 컴퓨터공학 등을 복수전공을 하기 위해서는 학점이 최소 4.0 이상이 돼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위 취업에 유리한 학과를 복수전공이라는 '좁은 문'에 들어가려는 경쟁이 취준생에게 가장 냉혹한 현실로 굳어졌다.
2. 졸업 유예생 1만 6000명 시대, 국립대학 절반은 유예금 요구
지난 19일 대학교육연구소가 최근 내놓은 '졸업유예제도 운영 현황'에 따르면 올해 졸업유예생은 1만 6000여명에 달한다. 졸업유예란 졸업기준을 충족했지만 대학생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졸업을 미루는 제도이다. 졸업 후 취업하기까지 무한한 공백이 생기는 기간을 방지하기 위해 대학생들이 졸업유예를 택하고 있다. 재학생이 입사에 유리한 반면 졸업 이후 기간이 길수록 기업체 인사담당자들의 호감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졸업유예를 하기 위해서는 일정 금액을 대학에 지불해야 하는 경우가 50%에 달한다. 국·공립대학'(39개교)과 '입학정원 2000 명 이상 수도권 사립대학'(22개교) 총 61개교 중 41교(67.2%)가 졸업유예제도를 운영하고, 그중 절반을 넘는 53.7%가 유예금을 징수했다.
국공립 대학의 경우 정률제, 정액제로 유예금을 받고 있다. 전남대는 수업료의 8%에 해당하는 금액을 받고 있으며, 정액제의 사례로 인천대는 15만원을 받고 있다.
3. 컴퓨터공학 수강 전쟁, 기업교육으로 번져간다
컴퓨터공학을 복수전공으로 선택하는 학생이 많아지면서 해당 학과의 수강신청 경쟁률은 치열해졌다. 수도권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A씨에 따르면 "수강신청이 다가오는 기간에 에타(대학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접속하면 컴공과 수강신청이 어렵다는 하소연 글이 대부분이다"며 한정적인 수강인원 정원과 컴퓨터공학 주전공생과 복수전공생의 수요가 맞지 않은 상황이라 말했다.
또, 대학 측에서 복수전공생의 수준을 고려하여 수업의 난이도가 낮아지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주전공생의 입장에서 강의의 질이 하락한 것으로 느껴지며, 전공에 대한 지식 습득이 충분하지 않게 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학생들은 자체적으로 사교육의 힘을 빌려 교육의 질을 충족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외부 교육 사례는 2018년 시작된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이다. 1년간 매일 8시간씩 총 1600시간 동안 SW 교육과 교육생간의 협업을 통한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실무에 즉각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양성한다. SSAFY 교육을 받은 수료생은 7기까지 누적하여 4732명으로 그 중 취업에 성공한 수료생은 3486명(74%)에 달한다. 취업에 성공한 수료생 중 1252명(36%)은 소프트웨어 비전공자로 'SSAFY'를 통해 소프트웨어 개발자라는 새로운 진로를 찾았다.
4. 대학의 문과 코딩교육과 청년취업사관학교에 몰렸다.
취업준비생들이 주요대학의 코딩프로그램과 서울시 청년취업사관학교에 몰려가는 것도 올해 취업시장을 설명하는 현상이다. 성균관대는 인문사회캠퍼스 학생을 대상으로 ‘DT역량강화 아카데미’를 개최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문과생들을 위한 DT(Digital Transformation) 역량강화 5개 과정으로 영상콘텐츠 기획, 서비스 기획, GA(Google Analytics) 입문, SQLD 자격증 과정 입문, 디지털 마케팅&그로스해킹 이해하기로 구성되어 있다.
또, 서울시는 취업률 74%를 기록하는 청년취업사관학교를 서울시 25개 자치구에 설립하기로 했다. 청년취업사관학교는 실무에 바로 적용 가능한 현장 맞춤형 교육과 디지털 전환교육 등을 제공한다. 오프라인 교육 프로그램은 앱, 웹, IoT/로봇,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DT과정, 핀테크, AR/VR로 구성되어 있다.
5. 청년 인턴제도, 취업필수 관문 되다
인턴체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의 필수 스펙이 된 것이다. 인턴의 경험 유무에 따라 스펙의 수준이 결정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기업의 입장에서 인턴 경험을 한 사람일 경우 실제 업무에 빠른 적응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그로 인해 취업준비생은 본인의 능력을 간접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취업 전 인턴 경험을 필수적으로 선택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해 지난 3월 발표한 '기업 신규채용시 중요한 평가요소' 자료에 따르면, 인턴체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평가요소가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직무 관련 업무경험 20.4%, 직무 이해도 19.1%, 전공과 직무간 관련성 17.9%, 일반직무역량 15.1% 등을 합치면 무려 72.5%에 달한다. 이들 역량은 인턴체험을 통해서 키울 수 있는 요소들이다.
6. 고임금에 도전하는 취업준비생,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운다
취업준비생은 취업을 하기 위해 노력해온 시간에 대한 보상심리로 고임금과 높은 복지수준을 원한다. 그로 인해 중소기업은 관심 기업에서 완전히 제외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취업준비생은 고임금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 도전하고 임금이 낮은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시달리는 현상이 심화됐다. 기자가 만난 한 취준생은 "중소기업에 입사해 저임금 구조에 들어가느니 알바를 하면서 눈높이에 맞는 기업에 입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300인 미만 중소기업 구인은 22.1% 증가했지만 미충원 인력이 16만 4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3% 증가한 수치이다.
중소기업 취업 청년 지원 정책인 ‘청년내일채움 공제’는 중소기업에 취직한 만 15~34세 청년이 매월 일정 금액을 지급하면 2년~3년 후에 일정 금액을 수령할 수 있는 제도이다. 이 외에도 교통비 지원 등이 존재하지만 이러한 정책이 취업준비생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7. 금융권 희망퇴직 태풍, 눈물바다 혹은 돈잔치
국내 주요 은행은 올해에도 대규모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다. 취준생들은 '꿈의 직장'인 은행권이 역대 실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데 대해 비상한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은행은 농협은행과 우리은행 등이다. 국민은행은 매년 1월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 은행의 실적은 역대급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시스템이 증가하면서 감원이 시행되었다. 올해 5대 은행(KB국민, NH농협, 신한, 우리, 하나)에서만 2400여명이 희망퇴직으로 직장을 떠났다. 희망퇴직 대상자의 나이는 40대부터 해당되는 추세로 고용한파가 더욱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금융권 희망퇴직금이 수억원대에 달한다는 언론보도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취준생들이 금융권 희망퇴직이 '눈물바다'인지 '돈잔치'인지 헷갈렸던 한 해였다.
8. 전기차배터리 인력난에 ‘인재 입도선매’ 시작됐다
전기차배터리 시장의 급격한 성장은 인력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배터리 분야 특성상 전문적인 인력을 필요로 하며, 그로 인해 단기간 내 숙련된 인력 배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내 배터리 기업은 대학과 협력하여 인력을 육성하기 시작했다. '인재 입도 선매' 현상이다. 이 같은 현상은 향후 수년 간 가속화될 전망이다.
포스코케미칼은 한양대학교와 ‘e-Battery Track 협약’을 맺었다. 이는 한양대학교에서 배터리 소재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맞춤형 학위 과정을 의미한다. 해당 과정을 거친 졸업생은 포스코케미칼 연구소에 채용된다. 이 외에도 삼성SDI는 포항공대, 서울대와 협력하고 있으며, LG엔솔은 고려대와 함께 인재 양성 중이다.
9. 데이터직 공무원 첫 공개채용, 공직사회도 디지털바람 분다
광주시가 지난 5월 지방직 공무원을 선발하면서 데이터직군을 신설했다.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18일 ‘2023년도 국가공무원 공채시험 선발 규모’를 사전 발표하면서 데이터직군 신설을 예고했다. 데이터직은 5급 4명, 7급 17명, 9급 14명으로 총 35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데이터직 공무원은 새로운 행정수요에 정부가 과학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빅데이터 분석∙활용 등 각종 데이터 행정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인사혁신처는 밝혔다. 점차 디지털 시스템이 발전하고 일상생활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면서 이와 같은 분야의 인재 채용은 필연적으로 나타난 결과이다.
취준생들은 데이터직군이 공무원이 되기 위한 새로운 채널이라는 관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10. 산재논란 중심에 선 SPC, 국내 최초 안전경영 로드맵 만들다
올해는 중대재해처벌법 이슈와 이태원 참사 등으로 인해 취준생 간에 안전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특히 SPC는 지난 10월 사고가 발생한 이후 2022년 산재논란의 중심에 위치했다. SPC는 취준생에게 친숙한 식품기업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SPC는 앞으로의 사고를 예방하고 방지하기 위해 향후 3년간 총 1000억원을 투자해 안전경영 강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SPC안전경영위원회는 외부위원 4명과 내부위원 1명으로 구성되었으며, 노동조합과의 간담회를 통해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는 자세를 보였다.
SPC는 전 사업장에 대해 산업안전 분야의 ISO 45001 인증을 추진할 예정이다. ISO 45001이란 국제표준화기구(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가 2018년 제정한 ‘산업 보건 및 안전 관리 경영시스템’의 국제 표준 인증으로 노동자의 상해 및 질병 예방과 안전한 업무환경 제공을 위한 안전보건 경영체계를 구축한 기업, 기관에 부여되는 인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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