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대신증권은 국내 증시가 연말 수급 이벤트와 이슈 등에 따른 등락보다 외국인 매매패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6일 보고서를 통해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레벨다운됐지만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됐다"며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주 5거래일 연속 순매도했고, 누적 규모는 3027억원이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기관이 1조원 이상 순매수했음에도 코스피는 1.96% 하락했다. 이 연구원은 이에 대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장 영향력이 압도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짚었다.
이 연구원은 "업종별로는 외국인이 반도체와 자동차, 통신, 화학, IT가전, 유틸리티, 소매, 철강 등을 중심으로 매도했다"며 "해당 업종들은 지난주 코스피 흐름 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같은 업종별 매매에 대하 지난 10~11월간 강세를 보였던 반도체나 2차전지 등의 차익매물과 업황·경기불안에 따른 자동차, 화학, IT가전의 매도라고 해석했다. 또 통신과 유틸리티 등 대표적인 배당주에 대한 매도도 주목할 만 하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며 "4분기 프리어닝 시즌이 시작되면서 실적 전망 하향 조정 재개에 따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지난주 코스피는 2,310선으로 내려섰지만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94배에 머물러 있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는 고점 대비 6.7% 떨어졌지만 PER은 11.47배에서 0.5배 내리는데 그쳤다"며 "선진국 대비 12개월 선행 PER 상대 강도 역시 2012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증시나 산업 사이클의 특징으로 높은 PER에서 산다는 의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고 PER 매수전략의 선결조건은 실적 전망이 안정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실적이 불안정한 구간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심리는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본격적인 4분기 실적시즌이 전개될 경우 추가적인 이익 전망 하향 조정과 레벨다운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글로벌 투자환경이 비우호적인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연초에 일정부분 수익을 확보하고 2023년을 시작하는 것을 선호할 수 있다"며 "연초에는 외국인 수급 외에도 연말에 줄었던 공매도가 새로이 포지션을 구축하는 등의 연말 수급 이벤트·이슈의 반작용 등이 유의해야할 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외국인 매매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상황 속 외국인 매도 우위 국면에서 연초 수급 이벤트·이슈의 영향력은 배가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연말 수급 이벤트에 따른 등락은 가능하겠지만, 이를 활용하기보다 연초 수급 불안에 대비하는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고한다"며 "연말·연초에는 주식 비중을 줄이고, 가볍게 지나는 것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