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조달부담에 인력감축 바람…우리‧현대카드 희망퇴직 실시
우리카드, 지난해‧올초 이어 또다시 희망퇴직 접수
현대카드, 20년차‧55세 이상 직원 대상 신청 받아
지난해부터 연이어 희망퇴직으로 인력감축 나서
실적 악화 전망에 감축…중장기적 절감 효과 기대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여전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조달 부담이 심화하자 카드업계가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업황이 어두운 가운데 인력을 감축하며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으로 해석된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이달 21일부터 23일까지 1967~1969년생 10년 이상 재직자와 부서장급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 희망퇴직 조건으로는 24~36개월치 임금과 자녀 학자금, 전직 지원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11명, 올해 초 12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희망퇴직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도 지난달 근속 20년차 이상, 5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받았다. 현대카드는 최대 39개월치 임금과 자녀 학자금, 건강검진 지원금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희망퇴직 규모는 두 자릿수로 알려졌다.
신한카드는 올해 초 근속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하나카드 역시 올초 1968~1970년생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서 롯데카드도 지난해 12월 희망퇴직을 신청받아 10여명 규모의 인원이 퇴사했다. KB국민카드도 같은 해 11월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당시 희망퇴직 규모는 10여명 정도로 많지는 않았지만, 신청 연령대를 1981년생까지 확대하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카드업계가 이처럼 인력 감축에 나선 배경으로는 여전채 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부담 악화와 경기 불황 등 어두운 업황이 지목된다.
카드업계는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서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초 2.420%였던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이달 23일 기준 5.544%로 두 배 이상 올랐다. 지난달 8일에는 6.088%로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여기에 올해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인하되면서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에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고, 장기카드대출(카드론)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포함되면서 대출 수익도 감소했다.
올해 3분기 실적을 공시한 5개 신용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의 당기순이익 합산치는 5139억원으로 전년 같은 시기와 비교해 5.2% 감소했다. 4분기에는 조달비용 상승에 따라 실적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카드업계는 비용 감축의 방안으로 희망퇴직을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희망퇴직을 단행하면 일시적으로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하기 때문에 당장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재직기간이 긴 직원의 경우 그만큼 인건비가 크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업계 다른 관계자는 "여전채 금리가 상승하고 조달부담이 심화하는 만큼 업황이 어두운 것은 사실"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직원도 있어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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