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를 기업가 마인드로 바꿔라"...목표는 미래먹거리 키우기
탄소중립과 반도체, 신재생에너지, 미래차 등 경기도의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기 위한 특별한 해법찾기 ‘기회경기 혁신포럼-경바시(경기도를 바꾸는 시간) 시즌 1’이 성료됐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혁신을 위해 시작한 담론의 장이다. 시즌 1의 주제는 '미래 신성장 산업'이다. 15일부터 23일까지 7차례 진행됐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모도원 기자] “경바시 이후 도정 주요 정책들의 추진을 앞둔 내부직원들의 의지가 고양된 것 같다. 취지 자체가 정책 실현에 앞서 직원들의 인식 제고와 도민의 이해를 돕기 위함이었는데, 추상적이고 개념적으로 이해하는 부분에 있어서 전문가의 설명을 듣고 궁금증과 우려 사항이 상당 부분 해소된 분위기다.”
기회경기혁신포럼 ‘경바시(경기도를 바꾸는 시간)’ 시즌 1이 마무리된 이후 내부 직원이 전한 도정의 분위기다.
■경기도 관계자, "미래성장국을 포함해 총 3개의 경제파트 신설, 도지사의 비전이 담긴 조직개편"
경바시는 미래 신성장 산업의 최신 동향을 공부하고 정책에 반영하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뜻에 따라 마련된 자리다. 경기도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할 새로운 조직개편안(디지털혁신과, 반도체산업과, 첨단모빌리티과, 바이오산업과)에 맞춰 각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해 7차례에 걸쳐 강의와 토론을 진행했다. 개편된 조직은 오는 30일 발족될 예정이다.
조직개편안에 맞춰 핵심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예산도 확보된 상태다. 도는 지난 18일 조직개편안과 함께 △용인·평택 반도체 특화단지 기반시설 특별지원(1000억) △AI기반 미래차 제조데이터 활성화 사업(20억) △경기도 에너지전환 확대 조성 사업(20억) 등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내년도 경기침체가 기정사실화된 만큼, 해당 미래산업을 통해 경제한파를 헤쳐나가겠다는 게 김 지사의 계획이다.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지자체장이 자신의 의지를 피력하는 방법 중 하나가 조직개편이다. 경제부지사를 역임한 도지사의 이력을 보면 당연할 수도 있지만, 이미 경기도에는 본청과 북부청에 경제실을 하나씩 두고 있고 이번 미래성장국을 포함하면 총 3개의 경제 파트가 생기는 것이다”라며 “이를 미루어 볼 때 내년 경제 어려움을 이겨내겠는 도지사의 의지가 이번 조직개편에 담긴 것 같다”라고 말했다.
거의 매일 경바시에 참석한 김동연 지사가 던진 화두는 분명해 보였다. 공직사회에도 혁신적인 '기업가 마인드'가 도입돼야 한다는 메시지였다. 그러한 혁신 마인드가 도정을 주도할 때, 내년 경기침체기를 뚫고 미래산업 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는 사실을 공유하는 게 경바시를 개최한 목표인 셈이다.
경바시 후반 사흘인 21일부터 23일까지 이뤄진 발표에서는 미래차, 기후변화 산업, 산업의 디지털전환(DX)등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이뤄졌다.
■ 다섯 번째 특강 ‘경기도 미래차 부품산업의 현황과 과제’..."자동차 연구개발 인력, 10년 간 두 배로 늘었지만 인재난 여전해 "
먼저 지난 21일에는 경바시 다섯 번째 특강으로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이 ‘경기도 미래차 부품산업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이항구 연구위원은 한국 미래차 산업 동향에 대해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의 양적 성장은 현대차 계열사를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연구개발 투자가 부진해 혁신역량을 보유한 업체는 10인 이상 고용 부품업체의 6% 수준”이라며 “대부분의 부품업체가 전문화와 국제화 역량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경기도 자동차 부품업체 현황에 대해 “2021년 외부감사 대상 부품기업 1300개 사 중 344개 사가 경기도에 위치하고 있으며 연구개발인력은 2011년 1152명에서 2021년 3404명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고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소프트웨어(SW) 인력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며 “그러나 여전히 사람도 부족하고 업체가 부족한 수준으로 누가 많이 투자하고 누가 인력을 키우느냐가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10년간 자동차 연구개발 인력이 두 배로 늘었지만 여전히 인재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위원은 2025년 이후 내연기관 부품 수요 감소가 가속화 할 것으로 전망하고 △연구개발(R&D) △인적자본 육성 △산업계·공공기관·대의기관·연구기관 등의 협업 △생산기반 유지·확대 등의 정책을 제언했다.
■ 여섯 번째 특강 '경기도 기후위기대응과 에너지전환'...김동연 지사, "기후변화 산업에 엄청난 미래 먹거리 있어"
지난 22일 경바시 여섯 번째 특강에서는 이창수 시민발전이종협동조합연합회장이 ‘경기도 기후위기대응과 에너지전환, 민선8기 공약 실현방안’을 주제로 강의했다.
이창수 회장은 “유엔 산하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2018년 총회에서 10년 안에 기후위기에 대응 못하면 필연적으로 인류 멸종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선언했다. 이제 6년밖에 남지 않았는데 온실가스 배출은 더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 문제로 글로벌 기업들이 RE100을 추진하며 경제문제가 환경문제와 맞닿았다. 에너지 전환은 피할 수 없는 우리의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위기의 절박함과 에너지전환의 시급성에 대한 공무원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고 도청 전체 부서를 지휘할 수 있는 전담조직, 도지사 직속의 추진체계가 절실하다”며 “공공기관이 모범을 보여야 민간기업들도 동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의 후 이어진 토론에서 김동연 지사는 “강력하게 이(기후위기) 문제에 대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유는 신재생에너지나 기후변화와 관련된 산업들에 대해 우리가 선제적으로 나간다면 엄청난 미래 먹거리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면서 “제가 늘 강조하는 것처럼 공직자들의 관성과 타성과 안정성을 뛰어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은데 그것을 꼭 같이 한번 깨보도록 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직개편에서 (환경국을)기후환경에너지국으로 확대개편을 했고 또 하나는 탄소중립위원회를 구성하려고 하는데 중앙정부에서 하는 탄소중립위원회의 하위개념으로 하고 싶지 않다. 경기도가 다른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중앙정부보다도 훨씬 더 강력하고 좋은 아이디어로 해보고 싶다”며 “또, 기후변화대사를 경기도에서 임명해 국제회의 참가 등 국제적인 일들을 했으면 좋겠다”고 경기도의 독자적인 체제구축을 언급했다.
■ 일곱 번째 특강 ‘경기도 제조산업의 부가가치 강화를 위한 산업 디지털 전환 전략’...김동연 지사, "공무원이 AI와 빅데이터 혁신하는 방법 뭐냐"
경바시의 일곱 번째, 마지막 특강으로 지난 23일 송병훈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스마트제조혁신센터장이 ‘경기도 제조산업의 부가가치 강화를 위한 산업 디지털 전환 전략’을 주제로 강의에 나섰다.
송병훈 센터장은 “디지털 전환(DX)은 모든 의사결정과 제품개발 과정 등을 디지털 환경으로 옮기는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의 산업 디지털 전환 정책 현황을 발표했다. 또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에서 장치 데이터를 수집해 최적운전 조건을 찾아 불량률을 줄이고,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현장 작업자를 재교육한 사례 등 경기도 중소기업의 인공지능(AI) 솔루션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송병훈 센터장은 제조업 디지털 전환을 위한 방안으로 △경기DX센터 활성화, 메타버스 공장 지원 인프라 구축, 권역별 지원센터 확대 등 산업 디지털전환을 선도할 핵심 인프라 구축 △인공지능전문인력 양성 지원센터 구축, 데이터 코디네이터 양성, 산업계 수요에 맞는 전문인력 연계 등 현장맞춤형 디지털전환 전문인력 양성 △제조데이터-인공지능 기반 비즈니스 혁신 지원체계 구축 △경기도형 디지털전환 거버넌스 구축 및 규제개선 등을 제시했다.
강의 후 이어진 토론에서 김동연 지사는 “공공에서도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를 활용하거나 혁신할 수 있는지, 또 인공지능(AI)을 공무원들이 손에 와닿게 체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송 센터장은 “전력데이터라든지 도에서 관리하는 수도나 환경데이터 등 공공데이터가 있다. 이를 공유해서 민간에 적용할 수 있고 다양한 서비스를 할 수 있다. 경기도에서도 그런 부분에서 고민을 해보면 충분히 공공에서 인공지능을 통한 데이터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작업들을 해볼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