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리포트] '40년 항공 전문가' 강구영 KAI 사장, 세계 초일류 방산기업 만드는데 힘 쏟는다

남지완 기자 입력 : 2023.01.02 05:00 ㅣ 수정 : 2023.01.02 17:54

지난 40여년간 공군 분야에서 현장과 이론 모두 섭렵한 전문가
취임과 동시에 움직이는 ‘현장 중심’ 행보에 주목
4.5세대 전투기 연구개발 및 6세대 전투기 역량 확보 잰걸음
자사주 매입해 KAI 장기적인 성장에 절대적 신뢰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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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구영 KAI 사장 [사진편집=뉴스투데이 김영주]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강구영(63·사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지난해 9월 KAI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됐다.

 

1959년 생인 강 사장은 경상남도 창녕에서 태어나 영남고등학교를 졸업 후 1978년 공군사관학교에 입학해 1982년 소위로 임관했다.

 

그는 이후  2012년 공군본부 정보작전지원참모부장을 역임했으며 △2014년 공군 남부전투사령관 △2015년 공군 참모차장(중장) △2015~2016년 합동참모본부 군사지원 본부장을 각각 역임했다.

 

그는 또 2017년에는 사천시 항공우주 정책관과 영남대 석좌교수(항공분야 특임)를 겸임했으며 △2022년 9월부터 KAI 대표이사 사장  △2022년 10월부터 제20대 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강 사장은 공군 현장은 물론 군사 이론을 배우기 위해 형설지공(螢雪之功)으로 연세대학교에서 석사, 경기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강 사장 약력을 살펴보면 그가 우리나라 공군 역사와 호흡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이에 따라 항공 산업 선진화라는 새로운 과제를 떠안은 현재 항공산업을 가장 명쾌하게 이해하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40년간 공군에서 맹활약해온 강 사장이 KAI 수장이 된 점은 최적의 인사"라며 "현장과 이론을 모두 섭렵한 전문가가 KAI을 이끌게 돼 KAI의 장기 성장이 기대된다"고 입을 모은다.

 

■ 누구보다도 실리에 밝다... 취임 행사 없는 ‘현장 중심’ 경영 행보

 

강 사장은 9월 6일 KAI 수장 임기가 시작되면서 본사 통합상황실에 출근해 태풍피해를 직접 점검하는 등 본격적인 업무를 개시했다. 그는 특히 별도의 취임 행사 없이 고정익동, 헬기동 등을 즉각 방문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밤새워 근무하는 KAI 직원을 격려하는 등 현장 중심 경영을 강조했다.

 

고정익동은 동체에 날개가 고정되어 있는 항공기(고정익 항공기)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고정익동에는 KAI 핵심사업인 차세대 전투기 KF-21이 제작되고 있다. 첨단 전투기 제작이라고 하면 으레 자동화 설비와 컴퓨터가 대거 배치된 업무 현장을 떠올릴 수 있지만 예외도 있다.

 

KF-21은 대부분 수작업으로 제작되기 때문이다. KAI 관계자는 “전투기는 작은 동체에 고도로 복잡한 체계가 적용되기 때문에 자동화 생산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는 한국 영공 수호와 미래 첨단산업을 대표하고 있는 KF-21이 성공적으로 제작되려면 현장 직원들의 사기와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강 사장은 별도 취임 행사 없이 곧바로 현장을 방문해 현장근무자의 사기 진작과 안전 확보에 특별한 관심을 보인 것이다.

 

강 사장은 임직원들과의 첫 만남에서 “과거 훈련기인 KT-1과 T-50 개발에 참여한 점이 소중한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장 경험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에 강 사장의 진정성 있는 경영 행보가 임직원들에게 와닿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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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구영 KAI 사장 프로필 [그래픽=뉴스투데이]

 

■ 2027년까지 1조5000억원 투자...'6세대 전투기'의 꿈 강조

 

강 사장은 취임 직후 “2030년 매출 10조원 목표를 앞당기고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KAI 경영 방침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KF-21, 상륙헬기와 소해헬기, 소형무장헬기(LAH) 양산, 위성, 발사체 고도화 및 미래형 민수완제기 사업을 통해 세계 최고 군수품을 만들겠다”는 포부도 공개했다.

 

이후 강 사장은 지난해 12월 국내 협력사들과 모임을 갖고 오는 2027년까지 1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통 큰' 투자 계획을 내비쳤다.

 

그는 4.5세대 전투기인 KF-21을 뛰어넘는 6세대 전투기, 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같은 미래형 항공기체(AAV), 차세대 고기동헬기, 초소형위성 등 대형 연구개발(R&D) 사업을 비롯해 무인항공기, 유무인복합체계, 중·대형 위성 등 미래 신성장동력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겠다는 사업 비전도 내놨다.

 

업계에 따르면 KF-21은 2026년 양산에 돌입해 2032년까지 한국 공군에 차례대로 전력화될 예정이다. 이 제품을 개발하고 양산하면 한국은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 국가가 된다. 현재까지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프랑스, 스웨덴, 유럽 컨소시엄(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에 그친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로는 세 번째다.

 

강 사장의 꿈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강 사장이 언급한 6세대 전투기를 제작하려면 △5세대 전투기 보다 뛰어난 스텔스 성능 △스텔스기 탐지 기능 △유무인 복합체계와 이를 지원하는 네트워크 △극초음속 미사일과 레이저 무기 탑재 △강력한 다기능위상배열 레이더 등 첨단 기술력을 갖춰야 한다.

 

이에 따라 현재 미국을 비롯해 러시아, 중국, 일본, 프랑스, 독일,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등이 6세대 전투기 개발에 뛰어들었다. KAI 관계자는 "강 사장의 6세대 전투기 목표 발언은 KAI가 앞으로도 성장을 이어가야 하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다른 선진국 전투기 역량을 따라잡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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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A-50 성능개량 방안 [사진=KAI]

 

■ 책임경영에도 앞장... KF-21·FA-50 통한 장기 성장 기대

 

강 사장은 지난해 11월 약 300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데 이어 지난 12월 16일 2000만원 규모로 추가 매입했다. 그는 또 책임경영을 솔선수범하기 위해 경영진 월급 10% 자진 반납을 이끌어내는 등 효율 개선을 통해 55억원을 절감했다.

 

강 사장이 이처럼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면서 월급도 자진 반납하고 있는 것은 KAI 역량에 대한 강 사장의 장기적인 성장 자신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KAI는 다목적 경전투기 'FA-50'가 폴란드에 수출되고 실적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고(高)물가‧고환율‧고금리 등 이른바 '3고 충격'에 대비해 선제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KAI는 지난해 7월 KF-21에 대한 역사적인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그리고  지난 9월 KF-21이 랜딩기어를 접고 이·착륙 하는 모습이 공식적으로 처음 공개됐다. 이에 따라 한국은 독자적인 전투기 플랫폼을 갖췄으며 이와 관련된 대부분 기술 개발은 KAI를 주축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KAI는 지난해 5월 FA-50 성능개량 방안에 대한 로드맵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KAI가 FA-50 성능개량 일정을 내놓는 것은 폴란드 이외에 해외 수주를 추가로 노리고 있다는 얘기”고 점쳤다.

 

영국 왕립시험비행학교에서 전투기, 여객기, 헬기 등 기체 30여종을 운용하며 최고 수준의 ‘조종사’ 역량을 갖췄고 국내 1세대 시험비행 조종사로서 KT-1, T-50 개발에 참여한 강 사장이 앞으로 KAI에서 어떤 경영혁신을 보여줄 지에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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