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주요 제약사 오너 2‧3세체제 '혁신바람' 주목...승계마무리 위한 거액 상속세 마련이 부담
제일약품 한상철 사장, 대원제약 백인환 사장 등 3세 경영 본격화
안국 어진 부회장, 신신 이병기 대표 100억원대 상속세 납부 부담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지난해 국내 주요 제약사들 중에서는 오너가 경영승계를 단행한 곳이 많았다. 새해에는 새로무대에 오른 오너 경영인들이 비즈니스모델(BM)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막대한 지분을 상속 받아 경영권 안정에 성공했지만 상속세 납부를 위한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곳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제일약품이 최근 임원인사를 통해 한상철 부사장(46)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한 신임 사장은 창업주 고(故) 한원석 회장의 손자다. 부친은 한승수 제일약품 회장이다.
한상철 사장은 지난 2007년 제일약품에 입사해 2010년 마케팅 이사로 승진 한 후 경영기획실 전무를 거쳐 2015년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지난 2017년 지주사인 제일파마홀딩스 대표이사 직을 맡으며 사실상 승계 작업이 마무리 됐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이제 한 사장이 지주 핵심 계열사인 제일약품 수장에 자리에 오르면서 후계구도가 선명해졌다. 한상철 사장의 동생 한상우 상무(39)도 이번 임원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백인환 대원제약 마케팅 본부 전무(38)도 총괄 사장으로 승진해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백 신임 사장은 백승호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 2011년 전략기획실 사장으로 입사한 뒤 요직을 두루 거쳤다.
또 오너 2세인 어진 안국약품 부회장(58)의 경우 최근 부친 고 어준선 명예회장으로부터 지분 20.53%를 상속 받으며 최대주주(총 43.33%)가 됐다. 차남인 어광 씨는 지분 상속을 받지 못했으며 안국 건강 대표 직에 올라 사실상 어진 부회장으로 승계가 끝난 것이다.
어진 부회장이 상속 받은 주식 수는 267만7812주로 현재 안국약품 주가가 9190원(12월 30일 기준)임을 계산하면 약 246억원 규모다. 이에 대한 상속세 과세 표준을 적용해 계산하면 118억4000만원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
이병기 신신제약 대표도 최근 최대주주가 됐다. 고 이영수 명예회장의 지분을 상속 받아 26.36%로 지분율을 높였다. 이병기 대표는 이 명예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신신제약 주식 86%를 상속 받았다.
이 대표가 상속 받은 지분 수는 총 344만8090주로 현재 신신제약 주가가 5580원임을 계산하면 약 192억원 규모다. 이 대표가 상속으로 납부해야할 세금은 96억19711만원이다. 선진국 대비 과도한 우리나라의 상속세율이 제약업계의 승계과정에서도 문제가 되는 셈이다.
제약사 오너 2‧3세들이 상속 받을 때 세금 분할 상환을 신청한 후 소속 기업의 배당 성향을 높게 책정하는 방법이 동원된다. 앞으로 안국약품과 신신제약의 경우 지속적인 주주배당 작업이 이루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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