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방산시장 동향 (6)] 영국, 항공우주 기술의 세계적 리더이며 항공모함·핵잠수함 등 군함 건조에 광범위한 전문성 갖춰

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입력 : 2023.01.18 14:07 ㅣ 수정 : 2023.02.23 13:53

국외업체 포함해 세계적 수준의 역량 보유…규제가 매우 적은 시장으로 국외업체 차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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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부터 세계 방산시장 동향을 파악해 매년 세계 방산시장 연감을 발간해온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지난달 9일 ‘2022 세계 방산시장 연감’을 발간했다. 이번에 발간된 연감에 담긴 주요 내용은 방산업체는 물론 연이은 K-방산 수출 성공에 따라 이 분야에 관심 있는 국민에게도 유익한 정보가 될 수 있다. 이에 그 핵심 내용을 분석하여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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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8월 12일 영국 최신예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6만4천t급) 소속 핵 추진 잠수함 ‘아트풀’이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부두에 정박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한경 기자] 유럽 최대의 방산시장인 영국은 BAE Systems, Rolls Royce 같은 세계적인 방산기업이 있는 데다, 영국 내에서 상당한 존재감을 가진 Thales, Leonardo 같은 국외업체의 포괄적인 능력을 모두 포함하는 방위산업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항공우주 기술의 세계적인 리더이며 군용 선박 건조에서 광범위한 전문성을 갖춰 핵잠수함, 항공모함 등 주요 수상 전투함의 자체 생산능력까지 갖고 있다.

 

영국은 약 142,000명이 방위산업 분야에 직접 고용 형태로 종사하며, 11만개 일자리를 추가로 지원한다. 방산 부문 총 매출액은 약 230억 파운드이며 수출이 1/4을 차지한다. Thales, Leonardo 등 유럽 주요 방산업체의 역량도 상당하지만 BAE Systems이 공군 전투기 및 해군함정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General Dynamics는 지상 부문에서, Lockheed Martin은 항공 부문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이와 같은 주요 방산업체 외에도 영국 항공우주산업협회(ADS)가 약 1000개의 방산 관련 조직을 대표하는 등 방산 공급망에서도 강력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영국은 거의 고정적으로 세계 상위 6∼7위 안에 올라 있는 방산수출국이며, 2012∼2021년 동안 영국 방위산업의 수출 주문 규모는 총 900억 파운드에 이른다.

 

영국 시장 자체는 규제가 매우 적고, 일반적으로 국외업체들에게 개방돼 있다. 영국 정부는 국적을 기반으로 계약업체를 선정하지 않으며, 최상의 가치와 공급 안보를 가장 우선시 한다. 2021 방위안보산업전략(DSIS)에서 영국은 국내 역량을 더 많이 갖추어야 할 권리가 있음을 언급했지만, 국적을 이유로 국외업체를 차별하려는 의도는 없다. 

 

DSIS에서 추진하는 산업 지원의 주요 내용은 ① 지적재산권에 대한 접근 방법을 개정해 영국 정부가 경쟁업체와 새로 진입하는 업체에 더 많은 사업을 개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② 방산조달 참여를 방해하는 장벽을 제거하며, ③ 1억 파운드가 넘는 경쟁계약에서 공급망 계획을 요청하여 공급망 참여를 장려하는 것 등이다.

 

영국의 국방조달은 투명하며 민간기관, 정부, 의회를 비롯해 감사원 같은 독립기관의 감독을 받는다. ‘기본적으로 경쟁’이라는 오랜 입장은 2021년 공식적으로 폐기됐다. 이전에도 국방부 계약의 거의 절반이 비경쟁(단일 업체) 방식으로 수주됐고, 2014년부터 새로운 기관(단일 업체 규정실, SSRO)을 도입해 비용 대비 효용을 얻을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영국의 국방비 지출은 전체 방산기술 기반을 지탱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으나 주요 첨단 방산물자를 생산할 수 있는 폭넓고 다양한 방산능력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는 항공모함 및 핵잠수함, 전자장치 및 C4I 장비, 유럽·미국과 함께 개발하는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 및 F-35 합동타격전투기 등이 포함된다. 또한 영국의 핵 억지력은 핵무기 관리소(AWE ML)이 핵탄두의 전체 수명주기를 관리한다.  

 

영국의 방산역량은 대부분 영역을 포괄할 정도로 광범위하다. 하지만 조달 관행상 폭넓은 역량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워 핵심역량인 항공우주, 통신 및 네트워킹, 첨단기술 엔지니어링 및 시스템 통합 부문의 능력 개발에 집중하고, 나머지 저부가가치 분야는 지원을 줄였다. 또한, 조달 경쟁이 심해지고 개발비용이 증가하면서 방산업계는 자급자족에서 국제협력으로 전략을 변경했다.   

 

영국 방산시장에서 지상체계는 BAE Systems 지상 부문이 전차, 장갑차, 전투차량의 설계 및 제작, 수명주기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2019년 1월 Rheinmetall과 BAE Systems는 합작투자사인 Rheinmetall-BAE Systems Land의 설립을 통해 Rheinmetall이 BAE Systems의 지분 55%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해상체계 또한 BAE Systems이 수상전투함, 항공모함, 핵잠수함을 국내 생산하는 등 군함 건조를 지배하고 있지만, Devonport Royal Dockyard가 수상함 및 잠수함 재장비, 성능개량, 운용 간 지원을 맡고 있다. 또 Babcock은 군함 현대화 프로그램의 설계, 개발을 비롯해 해군 무기체계 유지 및 성능개량 능력을 갖추고 있고, DML은 핵잠수함 정비 및 급유 부문에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항공우주체계는 영국이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분야로 BAE Systems를 포함한 영국 업체들이 전투기 설계 및 제조뿐만 아니라 레이더, 임무체계, 항공전자장비 등 다양한 항공우주체계 및 하부체계를 개발·제작하고 있다. 또 MBDA, Thales UK, Roxel, QinetiQ 등과 첨단 유도무기도 만들고 있으며, 헬기는 Westland Helicopters와 Leonardo가 제작하고 있다.

 

C4ISR 분야는 영국에 기반을 둔 국외업체들이 제공하고 있으며, 영국의 핵무기에 대한 일상적인 운용 및 유지 등 관리활동은 민간업체인 AWE ML(Management Limited)이 수행하고 있다. AWE ML은 Serco 그룹, Lockheed Martin, Jacobs Engineering 그룹 등 3개 업체로 구성된 컨소시엄이다. AWE ML은 2021년 7월부터 독립적 비정부 공공기관 형태로 국방부 소유가 됐다.  

 

영국의 무기수입은 2017∼2021년간 세계 12위로 점유율은 2.5%를 기록했다. 2012∼2021년간 무기수입은 2017년을 기점으로 감소하다가 2020년부터 증가추세로 돌아서 2021년은 2020년 대비 39%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77%로 가장 크고 이어 한국, 이스라엘, 프랑스 순이다. 장비별로는 항공기가 72%로 가장 크고 다음은 함정(9.9%), 미사일(8.2%) 순이다.  

 

영국의 무기수출은 2017∼2021년간 세계 7위로 전 세계 수출총액의 2.9%를 차지했다. 2017년 사우디아라비아 전투기 납품이 완료돼 2012∼2016년 대비 2017∼2021년 41%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최근 10년 사우디아라비아 수출이 가장 크고 이어 오만, 미국 순이다. 동기간 장비 수출은 항공기가 48%로 비중이 가장 크며, 다음은 함정(15.6%), 미사일(11.4%) 순이다.

 

주요 획득사업을 살펴보면, 육군은 주력전차 성능개량, 다목적 중장갑차, 계화 보병차량(MIV) 등을 도입하고, 해군은 퀸 엘리자베스급 항공모함, 호위함, 군수지원함(FSS), 연안초계함, 핵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SSBN) 등을 도입하며, 공군은 미래 전투기(Tempest), 장기체공 정보·감시·정찰 무인기(Protector), F-35 합동타격전투기 등을 도입한다. 향후 10년간 영국의 획득 규모는 약 2335억 달러 수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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