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하나증권이 31일 하이일드(High Yeild, 발행자의 부도 가능성이 때문에 높은 수익을 제공하지만 위험성이 큰 채권) 시장에 엇갈린 지표가 공존하며 예측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 들어 하이일드 시장이 강한 랠리를 보이고 있다. 1월 한 달간 스프레드가 0.55%포인트(p) 하락했고, 발행금리는 시장금리 하락이 더해지면서 0.85%p 낮아졌다.
이영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이일드 인덱스(Bloomberg US corporate HY Index) 기준 수익률은 YTD(연초 대비 증감률) 3.93%를 기록했다"면서 "마이너스를 지속하던 흐름 가운데 15개월만의 플러스 전환인 만큼 본격적 회복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금번 랠리는 연초의 고용 호조 소식과 물가 하락의 징후에 크레딧 시장으로 자금이 강하게 유입되면서 발생했다"면서 "월말에 발표된 카드사의 실적과 소비 예측을 기반으로 한 가이던스가 소비에 대한 신뢰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면서 랠리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랠리가 지속될 경우 발행시장의 회복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이일드 업체들의 선제적 차환 성향을 고려하면 2024년 이후부터 가파르게 상승하는 회사채와 대출 만기 물량이 올해부터 시장에 쏟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하이일드 만기물의 평균 60%가 리파이낸스 용도임을 감안하면 현재의 일드 수준에서 나타날 수 있는 차환후보는 180억달러 수준"이라면서도 "일드가 7%대로 유입될 경우 540억달러 이상의 추가 물량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1000bp 이상의 스프레드에서 거래되는 악성 채권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랠리의 지속성이 의심되는 시그널도 감지된다. 지난해 여름 긴축 우려에 이 비중은 10%를 기록했으며, 이후 5.5%까지도 하락했으나 연말부터 재상승해 연초 6.4%를 기록했다.
이 연구원은 "경기 연착륙 기대감이 크레딧 시장의 랠리로 표현되고 있는 중 알았는데 이면엔 경기 둔화 우려에 부실채권 거래 비중 또한 높아지고 있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랠리 속 부실채권 확대라는 지표의 모순으로 향후 크레딧 시장의 향방은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실망감에 그간의 랠리를 고스란히 반납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지금 시장은 단순히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로만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라며 "실제 양호한 경기 펀더멘털 지표가 확인될 때마다 연착륙 기대감을 높이며 랠리를 축적해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추가 랠리를 이끌 모멘텀 자체는 소진된 만큼 랠리의 일부 되돌림은 각오해야 할 것"이라며 "지금은 잠시 한발 물러나 지켜볼 타이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