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닛산자동차, 2028년 전고체 배터리 장착 자동차 상용화 선언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산업의 쌀’인 반도체와 더불어 배터리는 가장 중요한 품목이다. 단순히 스마트 폰의 전력원을 넘어서 탄소중립을 위한 ESS(에너지저장장치)의 핵심일 뿐만 아니라 향후 UAM(Urban Air Mobility) 등 미래 모빌리티 방향을 이끌 중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배터리 대전에서 선두는 중국의 CATL이다. 한편 기술적으로 앞서 있는 우리나라의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및 SK온 등의 추격을 받고 있어 글로벌 경쟁구도는 중국의 CATL, BYD 등과 우리나라 3사로 압축된다. 그러나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서 앞서 있는 글로벌 3위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도 배제할 수 없다. CATL을 필두로 국내 3사를 포함하여 세계 주요 기업들이 벌이고 있는 글로벌 배터리 대전의 양상을 살펴보고 우리 기업들의 대응 방향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곽대종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지난 2월 2일 닛산자동차는 2월 4일부터 3월 1일까지 요코하마에서 개최되는 미래모빌리티 기술체감 이벤트에서 콘셉트 카인 Max-Out을 공개하였다.
Max-Out은 2인승 컨버터블 모델로서 에너지밀도를 향상시키고 소형화한 전고체 배터리를 채택할 예정이다.
• 닛산자동차, 2월 2일 콘셉트 카 Max-Out 발표를 시작으로 2028년 전고체 배터리 장착 전기차 상용화 선언
닛산은 이미 2021년 11월 발표한 ‘닛산 비전 2030’에서 향후 5년간 약 2조엔을 투자해서 전동화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하였으며 2030년까지 전기차 15대 모델을 출시할 것을 발표한 바 있다.
닛산자동차는 2024년 요코하마공장에 전고체 배터리 시범 생산라인을 구축하여 2026년까지는 엔지니어링 작업을 완료한 후 2028년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특히 에너지밀도를 높이고 충전 시간을 3분의 1로 단축하며 더욱 콤팩트하게 부피를 줄인 전고체 배터리를 장착할 예정인데 배터리 모양은 스케이트보드 형태로 바닥 아래에 배치될 수 있다.
현재 10cm 정사각형 프로토타입으로 제작되고 있으나 향후 노트북 크기로 더 얇고 평평해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르노자동차 그룹과 유럽, 남미 및 인도에서 공동 생산 추진
한편 닛산자동차는 르노자동차 그룹과 제휴를 맺고 유럽, 인도 및 남미 시장에서 전기차를 공동 생산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2026년 FlexEVan을 출시하여 닛산차를 공급하고, 2026년 이후 닛산과 르노가 공동으로 차세대 C-세그먼트 전기차를 생산하며, 르노의 CMF-BEV(Common Module Family-Battery Electric Vehicle)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닛산의 소형 전기차(B-세그먼트)와 같은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와 관련하여 르노자동차 그룹과 협력하여 유럽에서 충전 인프라를 공동개발하기 위한 제휴를 추진하고 있으며 폐배터리 및 생산 폐기물을 재활용하기 위한 공동 파트너십을 추진할 예정이다.
• 일본, 초기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선점했음에도 하이브리드 고수로 지체
일본은 미쓰비시자동차가 2009년 세계 최초로 양산형 전기차인 I-MiEV를 출시한 데 이어 2010년 닛산자동차가 전기차 Leaf를 양산함으로써 초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70~90%를 점유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현재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이 대폭 하락한 상태인데, 자동차 전문조사기업인 마크라인즈에 의하면 지난해 1~11월 기간 중 세계 전기차 판매 대수 680만대 가운데 도요타, 혼다 및 닛산자동차는 약 20만대에 그쳐 점유율은 2~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신들의 기술력을 과신하여 전기차로의 전환이라는 트렌드를 놓치고 하이브리드 자동차만을 고수한 데 원인이 있다.
• 전고체 배터리는 아직 극복해야 할 문제 상존
국내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이 상대적으로 개발이 용이한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를 2026년에 출시한 후 2030년 황화물계로 전환할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삼성SDI는 2023년 상반기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생산라인을 가동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는 기술과 생산비용 차원에서 여전히 난제가 많아 업계에서는 2030년 내 상용화에 부정적인 의견도 적지 않다.
즉 황화물계 전해질은 화확적 안정성 문제가 크며 습도가 높은 환경에서 유독한 황화수소 가스를 발생시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산화물계는 대기 중에서 안정적인 반면 대량 생산을 위해서는 매우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며 고분자계는 상대적으로 제조가 용이하지만 실온에서 이온 전도도가 액체 전해질 대비 1만분의 1 수준으로 낮은 단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높은 생산비용도 장애로 작용하고 있는데 기존의 탄산리튬보다 5~10배 고가인 황산화리튬이 주로 사용되고 고순도화를 위한 막대한 투자도 수반되어야 하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극복하고 과연 닛산자동차가 향후 2028년 전고체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의 양산에 성공할 것인지 주목된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