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꺾인 금리인상 조기중단③] 1월 CPI 6.4% 상승, 끝나지 않는 인플레 공포
`1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년동월대비 6.4% 올라 시장전망치 6.2% 웃돌아, 1월 고용지표에 이어 소비자물가지수까지 시장전망치를 상회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란 우려 확산
미국 1월 고용지표가 발표되기 전까지 시장은 미국 인플레이션 증가율이 완연한 하강곡선을 보임에 따라 연방준비은행(연준)이 금리인상을 조기에 중단할 것이란 기대감에 들떠 있었다. 덕분에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뉴욕증시는 올들어 강한 반등세를 나타냈고 테슬라 등 대표적인 기술주들은 저점 대비 2배 가량 오르는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1월 미국 고용지표 뚜껑이 열리자 모든 것이 바뀌었다. 예상보다 고용이 훨씬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나자 연준은 금리 추가인상의 필요성을 지적했고, 시장은 곧바로 얼어붙기 시작한 것이다. 한풀 꺾인 금리인상 조기중단 기대감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기대만큼 미국 인플레이션이 큰 폭으로 둔화하지 않았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전망치였던 6.2%를 웃도는 것으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미 노동부는 한국시간 14일 밤 1월 CPI가 전년 동월보다 6.4% 올랐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일단 상승폭이 7개월 연속해서 줄어든 것은 다행이지만, 작년 12월 6.5% 상승률과 비교하면 불과 0.1%P 줄어드는데 그쳐 인플레 둔화속도가 기대만큼 빠르게 진행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전월대비 0.5% 올라 12월(0.1%)과 비교하면 오히려 상승폭이 더 빨라진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시장전망치는 0.4% 상승이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보다 5.6% 올랐다. 시장전망치였던 5.4%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근원 CPI가 전월보다 0.4% 오른 것도 시장전망치 0.3%를 약간 웃돌았다.
인플레 둔화속도를 주춤하게 만든 것은 주택 임차료 등 주거비용과 에너지물가였다. 1월 주거비용은 전월보다 0.7% 올라 전체 CPI 상승분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7.9% 올라 근원 CPI 상승분의 60%가 주거비용에서 비롯됐음을 알 수 있다.
에너지 역시 지난달 전월보다 2.0% 올랐고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8.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휘발유와 천연가스가 전월 대비 각각 2.4%, 6.7% 급등해 전체 에너지 물가를 끌어올렸다.
뉴욕증시는 1월 CPI 발표직후 하락했다가 다시 상승하는 등 시장이 혼란스러워함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다우존스지수는 14일(현지시간) 개장초 마이너스로 출발했다가 플러스로 돌아섰고, 나스닥 지수 역시 개장초 충격을 딛고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오름폭은 크지 않다.
1월 CPI가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함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움직임은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 둔화 과정이 시작됐다”며 디스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언급했으나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른 연준 관계자들도 인플레이션 둔화에도 여전히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한 콘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연방기금 금리를 충분히 제약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면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당초 연준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베이비스텝(금리 0.25%P 상승)을 밟은 후 상당기간 금리를 동결한 후 연말쯤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었다. 이 때문에 연초 뉴욕증시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반등했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시장의 기대보다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가뜩이나 1월 고용통계 발표로 충격을 받은 연준이 1월 CPI 발표를 계기로 다시 더 강한 긴축통화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의 1월 노동시장 지표에 따르면 미국은 비농업부문에서 51만5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돼 시장전망치 18만7000개를 거의 3배 가량 웃돌면서 미국경제가 여전히 강함을 나타냈었다. 파월은 지난 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경제클럽 주최 대담에서 시장의 예상을 깬 1월 노동시장 지표에 대해 연준이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해야 하는 필요를 입증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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