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자금을 시스템에 넣어두시면 특수한 방법을 통해 매일 2%의 이자가 발생하고, 이것이 복리로 적용돼 자동으로 돈이 굴러갑니다. 자금이 클 수록 수익이 큰 만큼 초기 자금이 큰 것이 중요합니다."
한창 인터넷이나 유튜브 상에서 돌아다니던 사기성 투자 광고들에서 볼 수 있었던 문구들이다. 말은 그럴싸 하지만 하나하나 뜯어보면 이른바 '사짜'의 향기가 난다.
우선 일반적으로 '복리' 시스템을 강조한다. 경제 지식이 풍부하지 않더라도 단리보다는 복리가 좋다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이 알고 있어 이를 공략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복리'나 '일복리' 같은 짧은 기간의 개념을 활용해 1년도 안되는 단기간에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한다.
하지만 계산해보면 정상 범위 이상의 수익률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앞서 말한 2%의 일복리가 단 2년만 적용돼도 원금의 189만7253배를 넘긴다. 단 3억원만 넣어도 2년 만에 대한민국 국가지출을 넘게 벌 수 있는 상품은 실존하기 힘들 것이다.
또 주식이나 채권에 비해 덜 대중적인 상품을 언급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가상자산이나 광물 등이 그렇다.
잘 모르는 금융상품을 처음 볼 때는 뭔가 새로운 돈벌이를 찾은 것 같아 기쁘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상품은 실존한다 한들 유튜브나 인터넷으로 홍보를 하진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어 새로운 개념이나 어려운 용어, 혹은 어디선가 언급은 됐지만 일반인들이 완벽히 알지는 못하는 단어들을 활용한다.
가령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스테이킹이나 하드 포크, 환율 시장의 환차익 같은 뭔가 있어 보이는 단어들을 남발하면서 투자자에게 최대한 유리하게 설명해 그럴싸한 설득을 한다.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경우 투자금을 '먹튀(먹고 튀는 행위)' 당하게 된다. 그러니 초기 자금의 크기가 중요하다고 입 발린 소리를 하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이런 사기성 투자 광고들은 항상 있어왔지만, 특히 대중에 확대되고 있는 새로운 투자시장이 열릴 때 더욱 활성화됐다. 최근에는 암호화폐나 대체불가능토큰(NFT) 등이 그래왔다.
그나마 암호화폐와 NFT 등은 어느정도 대중에 친숙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생소한 개념투성이인 상황에서 또 다른 시장이 발돋움할 준비를 하고 있다. 바로 토큰 증권(STO)이다.
토큰 증권은 증권성이 있는 권리를 토큰 형태로 발행한 것을 말한다.
최근 몇 년새 부동산이나 음악저작권, 명품 의류, 와인 등 각종 현물들에 대한 권리를 분할해 판매하는 조각 투자 시장이 크게 성장했는데, 새로운 사업자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기에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세워진 조항을 만족시키기가 너무 복잡했다. 이에 금융당국이 기존 규제를 개편해 STO를 허용하려고 움직이는 것이다.
이름부터 증권과 토큰 등 돈과 관련된 요소 두 가지가 엮어서 들어가고, 개념도 블록체인이나 분할, 조각, 증권성 등 그럴싸 한 용어들이 잔뜩 포함된다. 언론도 한참 언급을 이어가고 있으며, 증권사들도 사업 준비를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STO에 활용되는 투자 상품들도 부동산이나 미술품 등 말 그대로 쪼개서 팔 정도의 가치만 있으면 대입할 수 있다.
이렇게 시장이 초기 단계에 들어섰고, 아직 완전히 자리잡지 못했다면 사짜들을 더욱 조심해야 한다. 어설프게 들어둔 단어들이 독이 될 수도 있다.
누군가는 속는 사람이 바보라고 할 수도 있다. 다만 당초에 누군가를 속이려는 행위 자체가 없었다면 이처럼 피해를 보는 사람도 없었을 것이다.
혹시라도 사짜 향기가 나는 투자 광고에 혹하지 말자. 보통 진정으로 달콤한 '꿀통'을 대놓고 다니는 경우는 많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