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실적' JB금융, 2대주주와 배당 갈등 본격화 되나
[뉴스투데이=최병춘 기자] JB금융그룹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음에도 배당수준 등 주주환원정책 적절성과 관련해 2대 주주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얼라인)은 JB금융지주에 중기 자본배치, 주주환원정책 등을 재검토해달라는 내용의 2차 공개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얼라인은 JB금융의 14.04%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다. 삼양사 등 특수관계자를 포함한 대주주 집단(14.61%)과 지분차이는 불과 0.5% 수준이다.
시장에서 행동주의 펀드로 분류되고 있는 얼라인은 지난달 초 7개 은행지주 이사회에 합리적인 자본배치정책 및 주주환원정책을 도입할 것을 제안하며 각 은행 이사회들이 합리적인 안을 발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에 JB금융은 지난 9일 연간 배당성향을 27%로 하는 내용의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목표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13%로 하고, 이를 초과할 경우 적극적인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 △ CET1 비율 관리는 12~13% 수준을 목표로 추진하되, 12%를 넘으면 자사주 매입 및 소각도 적극 검토 △그룹 위험가중자산 성장률을 향후 3년간 매년 현행과 같은 연평균 7~8% 수준에서 관리키로했다.
이와 관련해 얼라인은 “JB금융을 제외한 모든 상장 은행지주들이 수용 가능한 수준의 자본배치 정책 및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면서 “반면 JB금융 이사회가 지난 9일 발표한 안은 수용 가능한 수준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얼라인은 JB금융의 이번 안이 모호하고 확정적이지 않은 표현으로 주주들이 JB금융의 보통주자본(CET1)비율, 자산성장률, 주주환원율의 추이를 합리적으로 추정하기가 어렵다다고 지적했다. 또 주주 가치 관점에서의 자본 배치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부족하고 향후 5년 예상 주주환원율은 30% 초반 수준에 불과한 점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얼라인은 CET1 비율을 13%로 설정하되, 비율 구간별 주주환원율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CET1 비율이 10.5% 이상에서는 목표 주주환원율을 최소 30%로, 11%~12%까지는 주주환원율을 35%로 하는 등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요구했다.
또 절대 주당배당금 규모는 유지, 해당 금액을 초과한 주주환원 금액은 자사주 매입 소각에 사용할 것을 명시하고 주가수익비율(PER) 8배 또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8배를 안정적으로 초과할 경우 주주환원책을 재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2022년 결산배당 주당 715원 이상 지급, 올해 2·4분기 내 지배주주순익 3% 이상의 자사주 매입소각, 30% 이상의 연간 주주환원율을 달성 등을 제안했다.
JB금융 이사회가 결정한 2022년 배당성향과 주주환원율은 27%다. 배당성향은 DGB금융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주주환원율도 7개 금융지주사 평균 수준을 보였다.
그럼에도 얼라인이 주주환원책 강화를 요구한 것은 JB금융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는 등 성장세를 보이는 것에 비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JB금융은 지난해 순이익으로 전년보다 18.6% 증가한 6010억원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북은행과 광주은행 등 금리인상 효과를 톡톡히 본 이자이익 상승이 견인했다. 전북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13.5% 증가한 2076억원, 광주은행은 33% 늘어난 2582억원을 기록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이후 이들 두 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는 각각 5.03%와 2.95%로 5대 은행 평균 예대금리차 1%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그결과 지난해 JB금융지주 연간 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19.8% 증가한 1조7401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영업이익 대비 이자이익 비중도 지난해 전년 대비 3.5%포인트 상승한 96%를 기록, 국내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JB금융은 얼라인의 이번 주주제안과 관련해 아직 공식적으로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하지만 JB금융이 성장과 함께 건전성 강화에 힘을 주고 있는데다 금융당국의 건전성 우려 등으로 얼라인의 제안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 돈잔치’ 지적과 관련해 배당 잔치 비판이 거세지면서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의 성과급과 배당의 적절성에 대한 점검에 나선 것도 JB금융 경영진으로선 부담이다.
건전성과 관련해 JB금융은 경영진은 이자이익 의존도가 크고 위험가중자산(RWA) 비중이 높아 대형사들보다 자본비율을 더 높게 관리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JB금융의 비이자 비중은 5~6% 수준으로 업종 평균 20%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에 금융 시장 변동성에 따른 시장 리스크에 취약해 적절한 완충 자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지난 9일 컨퍼런스콜에서 “미국에서도 이자이익 비중이 높은 중소형 은행의 경우 자기자본비율의 여유 규모를 대형사보다 더 많이 설정해 관리하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CET1 비율을 12~13% 사이에서 관리하는 게 최적”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김 회장은 주주환원정책과 관련해 “조정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이사회의 결정 사항”이라며 “이사회에서도 주주환원정책에 대해서는 매우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