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올해 증권사들은 지난해 이어 탄소배출권 사업을 올해 좀 더 구체화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NH투자증권(005940)은 친환경 벤처기업인 4EN(포이엔)과 온실가스 감축 사업에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에서 바이오차 생산 기술을 토대로 자발적 탄소 시장에 참여하는 최초 사례다. 친환경 바이오 원료를 생산하는 기업에 투자해 탄소배출권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투자로 2030년까지 총 16만7000이산화탄소톤(tCO2)에 상당하는 자발적 탄소배출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 초 운용사업부 내 탄소금융팀을 신설했다.
박건후 NH투자증권 탄소금융 총괄 대표는 “자발적 시장은 2016년 이후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며 “향후 바이오차를 비롯한 농축산업 관련 탄소 감축 활동이 금융시장에 원활히 연계되도록 배출권 시장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증권은 탄소 금융업무 및 ESG 경영 활동 일환으로 자발적 탄소크레딧을 활용한 2021년 내부 탄소배출량 탄소 중립을 달성했다. 이는 국내 금융기관 중 탄소크레딧을 자발적으로 활용한 최초의 탄소 중립 사례다.
SK증권은 본사·25개 지점 온실가스 배출에 영향을 미치는 직·간접배출원을 파악한 뒤, 인벤토리 구축 및 배출량을 산정해 여기에 상응하는 배출량을 자발적으로 탄소 시장에서 구매해 상쇄했다.
엄태성 SK증권 기후금융팀장은 “2050년 ‘Net-Zero’를 위한 직·간접 배출권 계획을 세워 친환경 생활문화 정착에 앞장설 것”이라며 “성과를 계기로 관련 비즈니스 모델 수립 등 탄소 중립에 관심 있는 기업 자문서비스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B증권은 지난 19일 탄소배출권 할당 대상업체와 배출권시장 관련 정부·공공기관, 금융회사 등 시장 참여자를 대상으로 '제1회 탄소중립 전략 포럼'을 개최를 시작으로 올해 시장 선점에 나섰다.
아울러 최근 사옥 2곳에 연간 16만KWh 용량의 태양광발전 시설을 구축하고 발전설비를 본격 가동했다. 이번 발전설비 가동을 통해 연간 28톤가량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기대했다.
KB증권은 이미 지난해 7월 FICC운용본부 내 탄소·에너지금융팀을 신설했다. 전담 조직 중심으로 자발적 탄소배출권 자기매매 및 장외 중개업무에 대한 부수업무 보고 후 다양한 사업 기회를 검토 중이다.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글로벌시장은 커진 상황이지만 우리나라 시장 규모는 적은 편에 속해서 탄소배출권 시장이 자리잡기까지는 정부와 시장조성인인 증권사가 협력해 나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현재 국내 탄소배출권 거래와 관련해 시장조성자로 참여하고 있는 증권사는 총 20곳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말 국내 배출권시장의 가장 큰 약점이었던 유동성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거래가능 증권사 3곳에서 20곳으로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