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우 기자 입력 : 2023.03.06 09:36 ㅣ 수정 : 2023.03.06 09:36
"소재 중 화학·철강, IT 중 휴대폰·반도체 회복할 것"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올해 증시가 미국의 기준금리보다 중국 리오프닝(경기재개) 전개 과정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며, 코스피가 신흥국 증시 중 상대적 매력도가 우위를 보일 것이라는 증권가 관측이 나왔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6일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이후 증시는 금리 상승에도 다소 낮은 민감도를 보이고 있다"며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는 채권시장 참여자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대다수의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위원들이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의 금리 인상 경로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주 시장 반등을 이끈 결정적인 재료도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은행(연은) 총재의 3월 25bp 지지 발언"이라며 "보스틱 총재와 더불어 대다수 연준 위원들은 공격적으로 금리 인상 폭을 올리는 데 회의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에 대한 근거로 조 바이든 행정부의 불법 입국자 추방 정책 '42호'의 폐기와 거시경제 지표들의 왜곡 가능성 등을 들었다.
이 연구원은 "바이든 정부는 오는 5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사태가 종료되면 앞서 도날드 트럼프 정부의 정책 중 하나였던 불법 입국자 추방 정책을 폐기하겠다는 입장을 언급한 바 있다"며 "향후 부족한 노동 공급을 채워 줄 주체는 이민자들인데, 코로나19 기간 지연됐던 이민자들의 시민권 취득 절차가 점차 정상화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일각에서는 1월 호조를 보였던 소비자물가지수(CPI)나 고용지표 등이 통계법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왜곡될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며 "실제로 기업들이 30%라는 저조한 응답률을 보였으며, 노동부의 1월 고용 데이터는 민간기업들의 데이터와 큰 괴리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주 발표될 2월 고용도 전월 대비 크게 둔화되는 가운데, 임금 상승률이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시장 관측이 나오고 있다"며 "빠르게 식고 있지는 않지만 뜨거운 노동시장을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한 결과가 나타난다면, 이달 나타날 수 있는 25bp 시나리오는 금리 하락을 이끌 수 있는 재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올해 글로벌 증시 참여자들이 미국 금리보다 중국 리오프닝 속도에 더 예민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유동성의 대리(Proxy) 지표로 활용되는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월부터 중국 상해종합 증시와의 상관계수를 높이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또 이 같은 '중국 플레이'의 최전방에 속한 코스피가 신흥국 시장 내에서 상대 매력도 우위를 보일 것으로도 평가했다. 다만 지난달 국내 수출이 마이너스 구간을 벗어나지 못했고, 반도체 수출도 뚜렷한 추세 전환을 하지 못했다는 점 등은 아쉽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그렇지만 수출 관련 소프트데이터가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며 "국내 수출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는 중국과 미국인데, 글로벌 리오프닝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에 G2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 신규주문-재고 스프레드는 지난해 12월 저점을 찍고 반등했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역별로는 중국에 대한 수요 회복 기대감이 국내 증시의 상승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며 "재화 수출 중에서는 화학이나 철강 등 소재 위주 수출 품목이 먼저 회복되고, 이후 민간 소비심리가 되살아나 휴대폰과 반도체 등 IT 수출이 시차를 두고 회복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국내 증시는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음수에서 양수 전환했던 국면 내 소재 업종 중 화학·철강이, IT 업종 중에서는 디스플레이의 수익성 지표와 수익률의 상대 성과가 양호했다"며 "그외 금리 민감도가 낮아지는 국면에서 2차전지의 대안으로 성장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